[김부식칼럼] ‘평화, 새로운 시작’과 조경
[김부식칼럼] ‘평화, 새로운 시작’과 조경
  • 김부식 본사 회장
  • 승인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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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Landscape Times 김부식칼럼] 한반도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평화, 새로운 시작’을 표어로 내세운 2018 남북정상회담의 성과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다는 보도를 보고 많은 국민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그토록 강조하고 자랑하던 핵을 포기한다면 무엇을 목표로 할까 생각한다면 체제 안전보장과 북한과 미국의 수교를 1순위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의 순서는 무엇일까? 아마도 경제개발에 대한 물질적 보상과 지원을 요구할 것 같다. 체제 인정과 북미수교가 되면 유엔 제재대상에서 빠지게 될 것이고 유엔 산하의 국제기구와 한국,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원조와 투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동란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도 IBRD(세계은행)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의 원조와 미국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의 투자와 지원에 힘입어 지금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지금 워낙 갑자기 변하는 상황이라 섣부르지만 이 와중에 앞으로 조경이 북한에 할 수 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어차피 남북 경협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은 열어 두어야 할 것이니 말이다.

첫째, 남측이 제안한 북한의 신경제개발을 하는데 있어서 해야 할 일은 사회간접자본인 회색인프라 구축이 최우선이다. 북한을 통해 백두산을 가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교통이 불편해 민망하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답변은 북한 회색인프라의 후진성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다. 그런데 회색인프라 구축과 동시에 구축해야하는 것이 녹색인프라의 구축이다. 북한에는 아직 손도 안댄 땅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백두산을 필두로 백두대간과 개마공원 등의 고원지대가 있으며 두류산, 칠보산, 묘향산, 금강산, 구월산 등의 명산이 원시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또한 강과 바다에 위치한 명승지는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충분히 나타내주는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만큼 개발이 덜 되어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DMZ는 현대 한국사의 상징이자 생태의 보고이며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존재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은 압축성장에 발맞춘 난개발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국토와 문화재의 훼손을 초래한 바가 있다. 북한의 신개발경제 추진은 과거의 대한민국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북한의 개방정책과 개발이 시작된다면 철저한 인문, 자연, 사회적 환경 등을 분석하여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손을 댈 수 있는 북한 관광지 개발에 조경인이 연구와 계획, 시공, 유지관리 등의 분야에 참여하여 타 분야와 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북한의 산림과 하천 등의 환경생태복원에 대한 참여다. 북한에는 미개발지도 많지만 환경파괴 지역도 많이 있다. 우리보다 도시화, 산업화가 늦어서 환경파괴가 덜 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북한의 열악한 연료사정으로 장기간동안 나무와 석탄의 사용은 민둥산을 만드는 등의 환경파괴를 가속화시켰다.
여기에 군사지역 확대로 인한 무차별한 환경훼손은 산림의 황폐화로 이어졌고 수질악화와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이 많다. 그래서 북한의 환경생태복원에 대한 참여가 필수적이다. 여기에도 조경인의 손길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 도시와 농촌의 재정비에 대한 조경분야의 참여가 필요하다. 최근에 공개되는 평양의 도시 광역화는 계획적이기보다는 난개발 상태로 보인다. 평양의 공기가 서울보다 안 좋다는 평가는 도시의 회색화를 나타내 주고 있다. 우리도 도시재생에 대한 당위성이 강하지만 북한 역시 도시재생에 대한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인구과밀로 인한 밀집현상이 덜하므로 쾌적한 도시재생의 여건은 좋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에 대한 재정비는 더욱 절실할 것이다. 벌거숭이가 돼버린 산하는 기후변화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안전하고 쾌적한 농·어촌의 마을 만들기는 지역 환경과 경제를 살려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위의 세 가지 이외에도 참여할 분야가 많겠지만 북한의 조경에 대한 정책을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남북한 국민 모두가 한반도가 지니고 있는 다양하고 소중한 문화를 잃을 수 있는 결과를 낳게 된다.

때마침 조경지원센터 설립이 가시화 되고 있다. 조경지원센터의 첫 번째 연구과제로 북한과 관련된 연구를 해보면 좋겠다. 급격한 물리적 통일을 외치기보다 함께 잘살고 모두가 건강하고 더불어 행복한 녹색환경을 만들면 한민족의 정신적 통일이 먼저 온다고 생각된다.

김부식 본사 회장
김부식 본사 회장 kbs3942@latimes.kr 김부식 본사 회장님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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