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칼럼] 평창올림픽 관전기
[김부식칼럼] 평창올림픽 관전기
  • 김부식 본사 회장
  • 승인 2018.03.07
  • 호수 4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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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비록 메달 획득은 기대보다 못 미쳤지만 메달 획득 이상의 많은 감동과 소득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메달 20개(금8, 은4, 동8) 이상을 획득하여 종합 4위를 목표로 했으나 15개의 메달(금5, 은6. 동4)로 메달 순위 7위를 기록하고 막이 내렸다.

우리나라의 올림픽 첫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하계올림픽에서 레슬링 종목의 양정모 선수가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1948년 14회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28년 동안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대한민국이 첫 올림픽 참가 40년 뒤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무려 33개(금12, 은10, 동11)를 차지하여 서독, 프랑스 등 스포츠 강국을 제치고 종합 4위에 올랐다.

서울올림픽보다 24년 전에 열린 도쿄올림픽(1964년)을 살펴보면 주최국인 일본은 메달 29개(금16, 은5, 동8)로 미국, 소련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랐다. 당시로서는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되는 실력 차를 보여준 일본은 부러움과 시샘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을 느끼는 올림픽 역사로 남아있는데 그 속사정을 살펴보면 아쉬움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메달은 레슬링, 복싱, 유도, 사격, 양궁 등 격투기와 일부 종목에 집중된 반면 일본은 육상을 비롯한 여러 종목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고 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는 쇼트트랙 위주로 메달을 획득한 반면 일본은 다양한 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그런 아쉬움을 털어내는 성과가 있었다. 목표한 메달에는 미치지 못 했지만 스켈레톤과 컬링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고 메달의 색깔에 연연하지 않는 선수와 국민들의 환호와 격려가 예년의 올림픽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어서 성숙된 국민의식이 돋보였다.

여러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성과에 박수를 보냈는데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 출전한 이상화선수가 눈에 띠었다. 올림픽 금메달 3연패 달성이라는 목표가 선수의 부담이 되었지만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의 고다이라 선수와 명승부가 있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두 라이벌의 승패는 0.38초 차이로 갈라졌지만 서로가 위로하고 격려하는 장면은 올림픽 정신의 진수로 꼽혔다. 두 선수의 직업을 알게 됐다.

이상화 선수는 스포츠토토 소속으로 엘리트 스포츠인의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었다.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2번이나 땄으므로 합당한 대우라고 생각이 된다. 반면 고다이라는 대학졸업 후 아이자와 병원의 스포츠 장애예방센터 직원으로 취업을 하면서 스케이트를 계속 탔다. 아이자와 병원의 이사장은 고다이라의 재능을 보고 지원을 하면서 "일류가 되길 기대하지 않는다. 주위에서 광고 효과 이야기를 하지만 아이자와 병원 이름이 신문에 나온다고 환자가 더 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순수한 지원자로 남은 것이다. 그래서 고다이라는 32살이라는 여자선수 치고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연습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정말 값진 영광을 받았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직업에도 관심이 갔다. 운동 말고는 직업적으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우리 대표선수와 달리 배관공, 목수, 교사, 보험설계사 등으로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그들은 생활체육에서 올림픽을 즐겼고 성적에만 연연하지 않고 참가를 한 것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메달을 땄건 못 땄건 원래 자기 직업으로 돌아간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메달권내에 못 들면 생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엘리트스포츠의 어두운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이 남긴 화제가 많고 여운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가 가져다주는 감동과 역사적 전환점의 계기라는 이벤트도 생겨서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엘리트스포츠보다 생활스포츠의 장려와 지원이 우수선수 발굴과 국민건강의 바탕이 된다는 외국 사례가 많은 교훈을 준다.

 

김부식 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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