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채집부터 그림까지, 식물학자의 작업실에서 문답하다
식물채집부터 그림까지, 식물학자의 작업실에서 문답하다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8.03.19
  • 호수 4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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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우·이소요,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
서울 종로구 보안책방에서 오는 29일까지 전시
보안책방이 주최, 생물과 문화가 기획한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 전시장 내부

[한국조경신문 이수정 기자] 식물학도이자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터 신혜우의 전시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이 서울시 종로구 보안여관에서 오는 29일까지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지난 15일, 생물학과 미술의 학제 간 연구하고 바이오아트 분야에서 창작 활동하는 이소요 작가의 기획으로 그림 그리는 식물학도 신혜우 작가의 창작과정이 공개됐다. 이 전시는 지난해 봄 예술, 식물학 문화연구, 원예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식물의 가치를 표현한 전시 ‘식물도감 : 시적 증거와 플로라’를 계기로 여섯 명의 전시작가가 공동으로 엮은 ‘우리가 원하는 식물’의 한 부분을 공간화한 작업이다.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신혜우 작가는 평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세밀화)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작가의 작업실처럼 일러스트레이션 창작 과정을 나열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관람객에게 구체적으로 알림으로써 그동안의 전시관습을 깬 것이다.

“식물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시선이 아름다움, 싱그러움, 편안함처럼 낭만을 전제로 하는 것”과 달리 식물학자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야말로 식물 그 자체의 객관적인 정보에 집중하는 것이다.

“채집, 실험, 연구, 논문의 절차 안에서 식물에 대한 정보를 생성하고 기록하려고 그림을 활용하는 학자”인데, 정작 학계 바깥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의뢰를 받을 때면 그가 원하는 식물 그림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그것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매번 부닥치며 갈등하기를 반복한 끝에 작가는 “우리가 원하는 식물 그림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식물의 모습을 내가 아는 대로 단정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서로가 원하는 식물의 모습을 소개하고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으로서 전시가 필요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 신혜우 작가의 전시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
▲ 신혜우 작가의 전시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 

전시장 안에는 식물의 온전한 총체를 그린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은 물론, 식물분류학 논문부터 작가가 채집해온 흰등심붓꽃, 백록고사리 및 식물에 얽힌 에피소드까지 식물학자의 작업장 그대로 재현됐다. 그리고 정부기관 및 지자체, 기업 측으로부터 의뢰받은 그림에 얽힌 뒷이야기를 통해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의 애환을 전달하고 있다.

송고은 통의동 보안여관 큐레이터는 “앞으로 식물과 생태에 관한 전시를 꾸준히 하려고 한다. 그동안 식물을 다룬 작가들이 식물을 일방적인 소재로 표현했다면 신혜우 작가의 경우에는 식물 자체에 대해 깊게 연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작업한다.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전시를 통해 상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전시 목적을 밝혔다.

한편 작가와의 대화 시간은 3월 17일, 3월 24일 양일간 준비돼 있다.

▲ 신혜우 작가의 전시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
▲ 신혜우 작가의 전시 ‘식물학자의 그림 그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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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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