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가치창조의 전문 분야로 거듭나야 합니다”
(사)한국조경학회 제19대 조세환 회장의 취임사이다.

조 회장은 앞으로 2년동안 한국조경학회장과 함께 (재)한국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맡아 일을 하게 된다.
 

1972년 태동한 한국조경은 초창기 급성장 과정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리더가 거의 없어서 임학, 원예, 건축 등 인접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발전돼 왔고, 그러다보니 조림‧정원 및 조원술을 통한 수목 식재가 조경의 전부인양 잘못 인식되어 온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리고 2009년 3월27일, 우리나라 조경학과 1기 졸업생인 조세환 회장이 한국조경학회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그동안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혼재된 여러 업역의 리드 속에서 기형적인 성장을 이룬 한국 조경계가 의미있는 세대교체를 이룬 순간이다.

그러나 이취임식과 함께 열린 정기총회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았다.

전임 김학범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 임기동안 환경조경발전재단 활성화, 조경백서 발간 등 여러 성과를 냈지만, 가장 중요한 조경기본법을 초안만 만들어놓고 마무리 짓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며 “조경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했으니 이제 조세환 회장과 함께 조경인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 꼭 좋은 결실로 맺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위기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는 정기총회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고려대 심우경 교수는 총회 안건 중 발언에서 “한국조경이 발전을 거듭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법‧제도가 미비된 가운데 업역이 계속 축소되고 있어 총체적인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신임 회장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고, 긴급하게 T/F팀이라도 구성할 수 있도록 원로들이 지혜를 모아줄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세환 회장은 “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응전략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력>
경주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사)한국경관학회 이사
(사)한국지리정보학회 이사
(사)한국하천협회 자문위원
중앙건설기술 심의위원
인천광역시 도시경관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 총괄 자문위원
서울시 강남구 도시계획위원
대한주택공사 설계자문위원
한국토지공사 자문위원
한국도로공사 기술심의위원
한국수자원공사 기술자문위원

조세환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이 자리가 굉장히 위기로 생각한다. 과거가 산업화 사회였다면 지금은 지식사회를 넘어 창조사회로 치닫고 있다”며 “우리는 새 패러다임으로 새롭게 발돋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경은 단순히 국토를 고치는 입장에서 가치창조의 전문분야로 거듭나야 한다”며 “‘새로운 비전의 설정’과 ‘정체성’을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사)한국조경학회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대회’가 서울 한양대학교 HIT관 대회의실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개최됐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국회 허천 의원(국토해양위원회 간사), 오휘영 한국조경학회 고문, 안승일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한양대 방승군 부총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허천 의원은 격려사를 통해 “신임 조 회장은 마치 ‘물 만난 고기 같다’”며 “대통령이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여러분이 계시다. 하셔야 할 일을 바로 만난 게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심부름이 필요할 때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진행된 정기총회에서는 2009학회년도 예산 10억7천만원을 원안대로 인준했다.

또 조세환 회장을 필두로 2년간 조경학회를 이끌어 갈 집행부가 구성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수석부회장에 선임된 양홍모(국제담당, 전남대 조경학과) 교수를 포함해 부회장에 최정권(학술), 이관희(연구), 박용진(기술), 김진선(기획), 김재식(사업), 진양교(사업), 박준석(재정) 등 8명이 임명됐다. 또 집행이사에는 이유직(학술), 나정화(연구), 이상석(기술), 조경진(국제), 김성용(기획), 최신현(사업), 허준(사업, 우석대), 고동완(사업), 이재준(사업), 김요섭(재정), 안승홍(총무) 등 11명이, 감사에는 김부식, 이창환, 편집위원장에 홍광표 교수가 각각 임명됐다.

제19대 특별사업 발표에서 조 회장은 2010년에 ‘공무원 최고 경영자 과정 운영’을 통해 조경관련 공무원의 단기간 교육 사업을 추진하겠으며, 조경학회 정보지를 발간해 전국 지자체에 배포하고, 영문 조경학회지(SCI급)를 발간해 한국 조경이 세계로 뻗어 나가게 하겠다고 소개했다.

또 조경계의 당면과제 등을 포함해 ‘조경학․업의 정체성과 비전’을 주제로 하는 심포지움을 3회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세아환경조경 박준석 대표(재정담당 부회장)가 5천만원을 학회에 기탁하기로 하고 연구기금출연약정서를 체결했다.

앞서 진행된 2008학회년도 정기총회에서는 공로패 증정과 우수논문상 시상이 있었다.
정년퇴임을 맞이한 성균관대 김용기 교수와 청주대 장태현 교수에게 공로패가, 그리고 김학범 회장을 비롯한 18대 집행부에게도 공로패가 수여됐다.

이어 2008년도 우수논문상 및 우수저술상 수상에서는 ‘장병관, 황보철(2008년 4월30일) 옻골마을 비보경관의 환경생태적 의미’, ‘변재상(2008년 4월 30일) 도시별 이미지 전략 요인의 경향 분석’, ‘노재현(2008년 6월 30일) 단종애사(端宗哀史)의 후광효과를 적용한 영월팔경의 스토리텔링 전략’이 수상했으며, 우수 저서에는 서울대 임승빈 교수가 집필한 ‘도시경관계획론: 경관 계획․형성 기준 연구’와 정기호, 강연조, 홍광표 교수가 공동집필한 ‘한국정원답사수첩’이 차지했다.

또한 이날 오후에 3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된 춘계학술대회 발표 논문 30편 가운데 각 분과별로 우수논문상 2편씩을 선정해 저녁 리셉션 때 시상이 있었다.
제1분과 조경계획에서 발표된 10개 논문 가운데서 ‘서울시 도시공원의 불균형 평가’<김형준(경북대 대학원), 이우성(경북대 대학원), 정성관(경북대), 박경훈(창원대)>와 ‘대구시 옥상공원 활성화를위한 시민의식 조사’<이춘우(계명대 대학원), 김수봉(계명대), 전은정(계명대 대학원), 문혜식(계명대 대학원)>가 수상했다.
제2분과 설계․경관․역사 파트에서 ‘장소성 평가를 위한 정소성 형용사 도출 및 적용에 관한 연구’<권윤구(서울대 대학원), 임승빈(서울대)>와 ‘생성적 매체로서의 조경 드로잉’<이경근(서울대 대학원), 배정한(서울대)>가 수상했으며, 제3분과 생태복원 파트에서는 ‘도로 및 등산로에 의한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서식지 파편화’<권혁수(서울대 대학원), 서창완(서울시립대), 박종화(서울대 대학원)>와 ‘수도권 한강기류 유역권 도시의 비오톱 유형화 및 평가연구’<한봉호(서울시립대), 이경재(서울시립대), 곽정인(서울시립대 대학원), 염정현(서울시립대 대학원)>가 각각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