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열린 '2012 조경설계 포럼 및 제3회 대한민국신진조경가대상 시상식'에서 기성조경인들과 신진조경인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존 조경가들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한 새로운 방식으로 과감한 도전을 시도하길 바란다”

지난 20일 열린 ‘조경설계포럼 및 제3회 대한민국 신진조경가대상 시상식’에서 기성조경가들이 신진조경가들에게 제안한 공통적인 조언이다.

한국조경학회 조경설계연구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신진조경가대상 시상식과 함께 기성조경가들이 참석해 대화하는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기성조경가들은 참신하고 새로운 도전, 인접분야와 소통, 조경가의 사회적 책임감, 한국적 전통조경 찾기 등에 대한 조언을 했다.

특히, 이애란 해안건축 상무는 “기성세대에서 하지 못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시도해 보길 바라며, 사회초년부터 인접분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한 소통과 교류를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상무는 “공원만 보는 조경가가 되면 안 된다. 공원과 엣지들과 입체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며, 비록 배치도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자본과 문화를 조경에서 수용하기 위한 인접분야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입체적인 사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런가하면 안계동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전통과 시공이라는 두가지 화두를 던졌다.

안 대표는 “한국조경은 그동안 외국에서 새로운 조경을 베끼면서 배워왔다. 하지만 한국조경이 올해로 40년을 맞은 만큼 앞으로 우리 땅, 경관, 감성 등을 통해 우리 것을 만들어가야 할 때가 됐다. 우리만의 전통을 스스로 찾아가길 바란다”며 한국식 전통조경에 대한 고민을 제안했다.

또 그는 “최근에 시공을 하면서 많이 배운다. 내가 설계한 걸 가지고 시공하는데도 현장에서 수시로 설계를 변경한다. 설계만 하지 말고 시공의 경험을 통해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길 바란다”며 시공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경의 1세대이면서 아직까지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정영선 조경설계 서안 대표가 참석해 신진조경가들에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을 했다.

정영선 대표는 “생명을 다루는 조경가로서 자연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가꿔서 후손에게 물려주길 바라며, 손만 믿고 일하지 말고, 생명체를 다룬다는 조경가 정신을 키우길 바란다”고 조언한 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열과 성의를 다하고, 그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길 바란다. 또한 조경인으로서 대접을 받으려면 사회인으로서 갖춰야할 덕목과 예우를 갖추고 작업에 임해야 한다”며 조경가의 사회적인 역할론에 대해 주문했다.

신진조경가를 넘어 조경설계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됐다.

이민우 (사)한국조경사회장은 “조경설계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설계자격제도가 필요하며, 조경사회에서도 설계자격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빨리 조경기술사를 취득해 준비하길 바란다”며 설계자격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황용득 한국조경학회 설계연구회장(동인조경마당 대표)는 “조경현상공모에서 작품을 심사하는데 심사위원이 조경전문가 보다 비전문가가 많다. 기이한 현상이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현상공모의 문제를 지적한 뒤 “신진조경가대상이 발전해서 실무(현상공모)에서도 전문가들이 심사하고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신진조경가에 대한 조언과 함께 작품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에서도 기성세대와는 다른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홍윤순 한경대 조경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했던 작업과 차별화된 신진조경가들의 참신한 내용을 보고 싶었는데, 별 차이가 없어서 아쉬웠다”면서 “교수로서 학생들을 더 잘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모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최원만 신화컨설팅 대표는 시민대상과 전문가대상의 차이를 ‘한국적인 것’과 ‘한국인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최 대표는 “전문가대상 작품이 한국적인 것이라면, 시민대상 작품은 서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작품발표를 보면 시민대상작이 한국인의 정서와 감성에 호소했다”면서 “그 부분이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이며, 그래서 한국적인 것보다 한국인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심사위원인 안계동 대표는 “시민대상작은 완성도가 높았지만 참신성은 부족했고, 전문가대상작은 생태적, 친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했다.

한편, 이번 공모전의 대상지인 광주중앙공원은 1975년 공원으로 지정된 후, 1995년에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아직도 미집행공원으로 남아있다. 이런 과정에서 시민들이 기본계획 재수립을 요구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고, 이런 사회적 이슈를 의미 있게 풀기 위한 방법으로 신진조경가대상을 실시했다.

이번 공모전을 총괄한 조동범 전남대 교수는 “공원을 계획·설계·시공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시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그 방법론은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이번 공모는 설계 이슈라기보다 과정의 이슈라 생각한다”며 성과에 대해 평가했다.

이날 ‘제3회 대한민국 신진조경가대상 시상식’에서는 시민심사단이 선정한 시민대상에 박진구(스튜디오 테라)씨의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577프로젝트’가 수상했으며,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문가대상은 박유선(비오이엔씨)·원종호·최재혁(KnL환경스튜디오)씨의 ‘풍암산수원’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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