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정원을 꿈꾸다 라는 주제로 열린 '창조적인 공원과 정원만들기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공원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민참여다. 또 내집 앞 정원 관리를 통해 이웃과 연계하고 나아가 동네를 공원화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원이다”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창조적인 공원과 정원만들기 국제 심포지엄’에서 공원의 성공여부는 시민참여에 있음을 한 목소리로 냈다.

또, 오는 10월에 예정된 경기정원박람회에 대해서도 시민참여·지역특성에 맞는 테마정원 등으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운동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면, 박람회 기간이 우리나라 야생화가 꽃을 피우는 5-6월이 아닌 10월에 예정돼 외래종 중심의 행사에 대한 우려와 내집 앞 정원가꾸기가 생활 속 문화로 자리잡은 이후 정원박람회로 연결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희망제작소가 주관하고 경기도·시흥시·경기농림진흥재단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조경진 교수가 ‘공원 및 오픈스페이스에 관한 현대 조경의 의무와 책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창조적인 공원만들기 사례에 대해 “▲민관협력과 시민참여의 사례로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와 서울숲 ▲공간재활용과 창의적 프로그램이 공원에 녹아든 사례로 IBA엠셔파크 ▲스토리를 담고 이를 구현한 사례로 웨스터개스패브릭파크와 하이라인 ▲공원과 예술 그리고 공원과 정원이 결합된 사례로 안양예술공원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창조적인 공원사례를 통해 좋은 공원을 만드는 조건으로 ▲리더십의 소산 ▲복합적인 비전을 가지고 일관되게 구체화 ▲창의적인 큐레이팅과 스토리 디자인 ▲시민과 함께 시간을 갖고 좋은 프로세스 구축 등을 제시했다.
또  “21세기 공원은 커뮤니티·레크레이션의 장을 넘어 일자리 창출과 공공공간에서 건강, 지역사회 공동체 형성 등 도시정책 목표달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창조적 공원의 목적은 공공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시, 정원을 꿈꾸다 라는 주제로 열린 '창조적인 공원과 정원만들기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기조강연에 이어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마이클 로완(영국)은 ‘영국 공원과 정원의 사회적인 의미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서 공원을 통해 사회적 통합을 이룬 마일엔드파크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마이클 로완은 “영국 런던 동부에 위치한 타워 햄레츠는 빈곤계층이 대부분이고, 주민 80% 이상이 개인 정원에 대한 접근 차체가 차단된 도시였다. 이런 도시에 파일엔드파크를 조성해 현재는 세계 유수 은행의 영국본부가 즐비하게 자리잡아 거대한 부가 집중된 도시로 변했다”며 공원이 도시를 재생시켰음을 강조했다.
또 “마일엔드파크는 재정적·환경적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했으며, 타워 햄레츠의 도시를 재생시킴과 동시에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한 사회통합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좋은 공원에 대해서는 “도면상에 나타나는 미적인 디자인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강력한 비전을 가지고 특성을 반영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참여를 통한 좋은 공원과 장소 만들기의 원칙과 실제’라는 주제로 발표한 신시아 니키틴(미국)은 “디자인은 훌륭한 공원을 만드는데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성공적인 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와 정체성 ▲매력 그리고 목적지로서의 공원 ▲오락시설 ▲유연한 디자인 ▲계절별 전략 ▲접근성 ▲공원내부와 공원 외곽 ▲놀라운 확장력 ▲관리의 중심 역할 ▲다양한 재원 등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인 공원을 만들기 위한 10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역과 함께하는 공동체 기획·자원봉사 구성 등 지역사회의 참여”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쿠르키 마사타카(일본)는 ‘꽃과 정원을 통한 지역활성화-미야자키시의 사례로’라는 주제로 플로란테 미야자키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쿠르키 마사타카는 “미야자키시에 위치한 플로란테 미야자키는 1950년대 민간 교통회사가 관광지 만들기· 로드파크 만들기를 추진하면서 미야자키시가 후원하게 됐고, 이후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별로 꽃을 심는 ‘꽃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확산됐다”며 “지금은 ‘미야자키시 녹지기본계획, 꽃마을 만들기’를 기본방침 및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연간 3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꽃마을 만들기는 시민· 기업· 행정이 함께 해야하며, 꽃을 심기고 가꾸기가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시민들 마음에 뿌리박힌 운동으로 정착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주)조경설계 서안 정영선 대표는 ‘우리 조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선유도공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영선 대표는 “통영 소매물도의 민박집 할머니가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외길에 채송화를 심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에도 저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가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며 “공원은 내집 앞에 꽃을 심어 가꾸면서, 집과 집을 연결하고 나아가 마을을 연결하는게 진정한 공원의 아름다움”이라며 도시와 자연, 사유지와 공공공간의 접점을 담이나 구조물로 경계짓기보다 꽃을 비롯한 유기적 생명체로 이루어진 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정원박람회에 대해서 정 대표는 “우리나라 야생화는 5-6월경에 대부분 꽃이 피는데 박람회가 10월에 열리면 외래수종 중심의 행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개화시기 조절, 계약재배 등 치밀한 준비를 통해 종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전시된 정원을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해당 도면과 재료 등 정보를 제공하는 친절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도시, 정원을 꿈꾸다 라는 주제로 열린 '창조적인 공원과 정원만들기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이 진행됐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 및 질의응답에서는 경기정원박람회의 시민참여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경과조경 남기준 편집장은 “경기정원박람회는 기존 공원을 리모델링 해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새로운 유형의 모델이다. 정원박람회 성공 여부는 시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것인지에 달려 있으며, 박람회 이후 정원의 활성화 방안에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서울그린트러스트 이강오 사무처장도 “시민참여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참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디네이터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공원이 경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작은 정원 등 생활공원이 화두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원가꾸기가 시민들 생활 속에서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지역 특성에 맞는 테마형정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윤상준 사무국장은 “내집 정원 가꾸기가 생활 속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실정에서 위로부터의 정원박람회로 추진되어 아쉽다”며 “시민참여를 위해서 지역별 작은 행사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박람회 이후를 위해 정원사를 키워내는 프로그램 마련과 시흥시 옥구공원에 자원봉사단체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경대 조경학과 안승홍 교수는 “공원은 사회문제를 수용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며, 경기정원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국민건강공원, 의료공원, 실버공원, 안보생태공원, 친환경농업공원 등 지역적 특성과 테마에 맞게 접목을 시켜야 한다. 또 세계의 다양한 정원박람회와 연합회를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조경학과 조동범 교수는 “공원에 진정한 시민참여는 계획·관리를 떠나 시민들의 사회적인 참여를 포함시켜야 한다”며 “가족단위 꽃 심기, 작은 나무심기를 통해 마을 정원으로 연계하고, 시민참여를 통한 커뮤니티 공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경기농림진흥재단 안양호 이사장, 시흥시 김윤식 시장, (재)희망제작소 유시주 소장, 조정식 국회의원(민주당), (사)한국조경학회 조세환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경기농림진흥재단과 시흥시는 2010 경기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경기정원박람회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문가와 시민작품을 기존 공원에 조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올해 10월 경기도 시흥시 옥구공원에서 첫 번째 행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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