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 참가자 단체사진 ⓒ서울둘레길
이번 행사 참가자 단체사진 ⓒ서울둘레길

지난 10월 19일·20일 1박2일로 ‘서울둘레길 백패킹 프로그램’에 다녀왔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을 한 바퀴 휘감은 157km의 코스로 2014년도에 개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도보길이다. 이 둘레길과 요즘 핫한 레포츠인 ‘백패킹’을 결합해 만든 것이 이번 프로그램이다.
지난 9월에 모집을 해 나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20명이 참가했다. 서울둘레길과 관련해서는 ‘100인 원정대’. ‘테마별 탐방’, ‘걷기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지만 이번 백패킹 프로그램은 서울둘레길 관련 행사로서는 처음 시도한 것이다. 그런 만큼 사전 정보가 별로 없어 궁금함과 설레임이 배가 된 느낌이었다.
둘레길과 백패킹의 결합. 과연 성공적이었을까?

첫째 날(당고개공원~중랑캠핑숲, 12.5km)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서 교통체증이 극심했다. 서둘러 나왔지만 경기남부에 사는 기자에게 당고개역은 멀게만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해야 할 10시에서 5분을 늦게 도착했다. 이미 모인 참가자들은 준비 운동을 하고 있었다. 헐레벌떡 배낭을 집어 던지고 참가자들에 껴서 삐꺼덕대는 관절을 풀어주었다.
다행히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차츰 잦아들었고, 몸을 풀고 다들 배낭을 짊어질 때쯤에는 비는 거의 그쳤다. 우리가 출발한 곳은 당고개역 옆에 위치한 지구공원이다. 원래 둘레길 1코스는 ‘서울창포원’부터지만 이번 백패킹 첫날 코스는 수락산을 잘라먹고, 당고개역 옆 불암산에 철쭉동산부터 시작을 했다. 대신 1코스의 종착지인 화랑대까지 아니라 2코스에 있는 중랑캠핑숲까지 가야했다.

둘레길 곳곳에 표시가 있어 찾아가는 데 문제는 없다
둘레길 곳곳에 표시가 있어 찾아가는 데 문제는 없다
불암산을 둘러 통과하는 노선으로 대체적으로 완만하다
불암산을 둘러 통과하는 노선으로 대체적으로 완만하다

둘레길이라는 말처럼 불암산 구간은 정상을 통과하는 것이 아닌 불암산을 둘러 통과하는 노선으로 대체적으로 완만하다. 대신 침낭과 여벌의 옷 그리고 개인 물품이 들어간 8kg 가량의 배낭이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백패킹의 관건은 무엇보다 가벼운 짐꾸리기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욕심을 줄인 만큼 짐도 가벼워지고 더불어 트레킹도 즐거워질 수 있다.

‘혹시 이 옷도 필요할까?’, ‘잘 때 음악정도는 들어줘야지!’, ‘난 이 베개 없으면 잠이 안오는데...’ 이런저런 욕심에 더해지는 짐은 고스란히 무거워진 어깨로 돌아온다.

코스는 단풍이 물들어가는 불암산의 아기자기한 산길도 좋지만 중간에 만난 불암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백미다. 철제구조물로 지어진 전망대에 오르면 불암산 정상부의 큰 바위를 넓게 올려다 볼 수 있으며, 반대편으로는 아파트라인 너머로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 아래에는 불암산 ‘나비정원’과 ‘철쭉동산’도 있다고 하니 이곳에 온다면 더불어 같이 즐기기를 추천한다. 올라오는 길도 경사로 데크길로 잘 조성돼 어르신이나 아이들도 오기 편하다.

불암산 전망대
불암산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불암산 정상부 큰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불암산 정상부 큰 바위

우리 참가단은 불암산을 내려와 화랑대를 거쳐 묵동천길 평지를 걷기 시작했다. 산과 도심으로 이어진 둘레길 곳곳마다 표지판이 잘 정비돼 혼자서 걷더라도 큰 어려움이 없다. 오롯이 산속 길만 걷고 싶겠지만 넓은 서울의 도시 특성상 불가능하고, 중간중간 도심을 통과해 하천길과 공원을 통과해 가야한다. 작지만 곳곳에 있는 작은 공원들이 도심 속에서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활력소가 되는지 새삼 깨달으며 걸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중랑캠핑숲에 도착했다. 중랑캠핑숲은 개발제한구역내 비닐하우스등으로 훼손된 곳을 복원해 만든 체험형 공원이다. 인위적 시설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숲을 주제로 한 생태학습 공원으로 청소년 중심의 문화공원으로 조성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1인용 텐트를 치고 1박을 하기로 했다. 도심을 떠나 산속 깊은 곳에서만 캠핑을 하다가 도심 한복판 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려니 기분이 묘했다. 멀지 않은 곳에 아파트 불빛이 보이고, 간간히 중앙선 철도 지나가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텐트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와 풀벌레 소리, 그리고 싱그러운 숲속의 향기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도심 한가운데 공기는 청량하고 맑았지만 깊은 밤이 되니 기온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짐만 잔뜩 가져오느라 정작 침낭은 얇았다. 과연 비온 후 추운 하룻밤을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다음편에 계속...]

불암산을 내려와 화랑대를 거쳐 묵동천길을 걷는 중
불암산을 내려와 화랑대를 거쳐 묵동천길을 걷는 중
중랑캠핑숲에 도착해 설치한 기자의 텐트. 텐트는 현장에서 지급 받았다
중랑캠핑숲에 도착해 설치한 기자의 텐트. 텐트는 현장에서 지급 받았다
도시숲에서의 하룻밤
도시숲에서의 하룻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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