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순할 순(順), 하늘 천(天)을 쓰는 지명을 갖고 ‘하늘에 순응하다’라는 뜻을 지닌 도시다. 3월 말 따뜻한 봄이 찾아온 순천은 하늘이 푸르고 높았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순천시청에서 준비한 팸투어에 참여하면서 순천을 여행한다면 가봐야 할 다섯 곳을 꼽아 보았다. 동네에서 가가호호 정원을 가꾸는 정원마을 저전, 순천의 향토음식점들, 우리나라의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철도마을역사박물관, 조선의 공기를 느껴볼 수 있었던 낙안읍성, 그리고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로 도심정원을 느낄 수 있는 천변 산책로가 그 주인공들이다.

 

1) 정원마을 저전

순천시 저전동 정원마을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집집마다 정원을 가꾸고 있다. 정원마을 저전에서, 집마다 그 집의 개성을 드러내는 다양한 정원들을 볼 수 있었다. 정원 내에는 다양한 식물들과 꽃 수선화, 맨드라미, 팬지, 튤립 등이 식재돼 있었다. 100년 전통의 저전성당에는 동백나무, 벚꽃나무 등이 아름답게 피어 사월초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기자기한 골목들을 걸으며 대문밖의 꽃화분들과 화단의 꽃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원마을 투어는 순천시의 아름다운 주택문화와 조경문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세라복으로 유명한 명문 순천여자고등학교에서는 레트로 교복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비타민 저전골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에 문의하면 정원마을투어와 정원마을체험, 정원마을호텔 숙박을 신청할 수 있다.

 

2) 순천의 향토음식점들

햇살을 받으며 뚜벅뚜벅 여행하다 배가 고플 때,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전라도는 맛있는 음식들로 유명하다. 순천을 대표하는 음식은 ‘순천한상’이다. 전라도 특유의 인심으로 풍부하고 맛깔나는 찬들, 그리고 메인요리 떡갈비가 일품이다. 묵은지 김치와 된장을 회에 싸 먹은 특별한 방법도 있다. 향긋한 나물들은 입맛을 돋우고, 전라도 김치를 먹으며 전국 방방곡곡의 김치의 다양한 매력들을 느껴볼 수도 있다. ‘보리굴비정식’은 저녁보다는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슴슴하고 담백한 생선구이요리로 넉넉한 양으로 내어준다. 정갈한 한정식 식사 한 끼로 제격이다.

 

3) 순천철도마을박물관

전남 순천시 자경2길에는 순천철도마을박물관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잊지 말아야 할 일제강점기 시절, 철도를 짓기 위해 일제가 조성한 마을이기도 하다. 박물관에는 한국 철도의 역사와 함께 많은 철도인들의 기증품으로 구성돼 있다. 일제강점기 때 손기정 선수는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마라톤 시합에 참가한다. 나라를 빼앗긴 슬픔이다. 그때 마라톤 시합에 나가기 위해 손기정 선수는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철도를 탔다고 알려져 있다. 순천 출신의 남승룡 선수도 손기정 선수와 함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출전해 동메달을 거머쥐었으나,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가 월계수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릴 수 있어서 부러웠다고 회고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알고 싶은 관광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박물관이다.

 

4) 낙안읍성

순천시 낙안면 평촌리에 자리한 낙안읍성은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있는 전통마을이다. 조선 태조 때 일본군이 침입하자 김빈길이 의병을 일으켜 처음 토성을 쌓았다고 한다. 토성 안으로 들어가면 기와집과 초가집이 서로 평화롭게 어울려 있고 매화나무와 버드나무 등 꽃나무들이 잘 조성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데 실제로 살고 있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여유와 생활 모습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조용한 낙안읍성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5월에는 낙안민속문화축제가, 10월에는 남도음식축제가 열린다.

 

5) 순천 도심 산책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전국적,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는 순천시에서는 주민들의 생활에 더 가까운 도심 속 공간에도 아름다운 정원들과 꽃나무들이 잘 관리돼 있다. 순천시 동천 산책로는 큰 천을 중심으로 산책로에 근사한 벚꽃나무들이 즐비하다. 물가 가까이에는 버드나무들이 가지를 내리고 있다. 따뜻한 날씨의 봄, 벚꽃 사진 촬영 명소로도 많은 애정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박람회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튤립정원도 볼 수 있다. 산책하고 운동하는 순천시 시민들과 함께 일상적인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소중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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