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된 땅 Augmented Grounds’, 이유미, 함수민, 정재헌 ⓒ이유미, 함수민, 정재헌, 이유미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제21회 국제 정원 페스티벌에 선정된 작품 ‘Augmented Grounds’, 이유미·함수민·정재헌 ⓒ이유미, 함수민, 정재헌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해마다 캐나다 퀘벡 그랜드 메티스에서 열리는 제21회 국제 정원 페스티벌(International Garden Festival)에 조경가·건축가로 구성된 한국 팀 작품이 선정됐다.

이번 한국 팀 진출은 지난 2014년 유승종 라이브스케이프 대표의 정원(‘콘가든 복실이’)이 초청된 이후 6년만의 성과다.

올해 정원 페스티벌 주제는 ‘메티사주(Métissage)’로, 이는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융합하는 크로스컬쳐를 가리킨다. 이번 주제는 지역에서 인종차별적이고 부정적으로 인식돼온 이 단어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정원으로 제안하고자 채택됐다. ‘메티사주(Métissage)’는 정원 페스티벌이 열리는 지명 메티스(Métis)에서 파생된 단어인데, 메티스는 역사적으로 북미 원주민과 유럽이주민의 혼혈종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이번 국제 정원 페스티벌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다섯 팀의 참가자들은 ‘메티사주(Métissage)’라는 주제 아래 전 세계 환경 및 문화를 통합하는 독특한 형태의 질감과 색상의 디자인으로 표현하게 된다. 

작품 조성에 참여하게 되는 3인의 한국 팀 멤버는 이유미 조경가(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함수민 건축가(Soomeen Hahm Design 소장), 정재헌(KOH SX Studio 소장) 건축가로, 이들 팀이 페스티벌에서 새롭게 조성할 작품은 ‘어그멘티드 그라운즈’(‘Augmented Grounds’)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공 실험(왼쪽), Métis 전통 수공예품 장식띠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공 실험(왼쪽)과 메티스(Métis) 전통 수공예품 장식띠 ⓒ이유미, 함수민, 정재헌

2차원 도면 시공한계 극복코자

AR 적용 홀로렌즈 사용한

3D 알고리즘의 스마트 시공 시도

참가자들은 이번 정원 콘셉트를 “메티스(Métis) 문화의 자긍심과 기술의 혁신을 접목하는 Métissage”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3D 알고리즘으로 정원의 지형을 결정하고, 메티스의 인디언 문화를 상징하는 전통 장식띠에서 영감을 받은 여섯 가지 색의 화려한 밧줄을 지형의 굴곡에 따라 코일을 감듯 촘촘하게 엮어서 포장재료로 사용한다.

정원 시공 과정에서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적용해 2차원 도면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정원 시공에 스마트 건설기술을 도입하는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 설계안의 3D모델을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Microsoft HoloLens)를 사용해 홀로그래픽(Holographic) 방식으로 현장에 투영하고 이를 3차원 도면으로 활용해 시공할 예정이다.

AR을 적용한 조경분야의 스마트 시공은 건축가인 함수민 소장과 정재헌 소장이 이유미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실이 주최한 알고리즘 디자인 워크숍에 튜터로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이 교수는 “AR 시공방식을 정원처럼 작은 규모의 실제 현장에서 실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워크숍 후 두 분께 정원공모를 제안하게 됐다. 경쟁률이 높아 기대는 안했는데 선정됐다. (스마트 시공이)그동안 건축에서는 시도됐지만 조경에서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실험해보고 적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참가 계기를 밝혔다. 

AR 시공기술을 지닌 두 건축가와 시공 아이디어를 제안한 조경가와의 협업으로 알고리즘을 활용한 이번 스마트 시공 정원프로젝트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는 “숙련된 장인정신을 가진 디자이너의 도면이라도 해결할 수 없는 디자인 요소가 있다. 3D 도면은 시공을 용이하게 한다. 특히, 색은 도면에서 표현하기 힘들다. 스케일이 큰 조경 대상지에서는 GPS를 이용하지만 정원 같은 작은 대상지에서는 느낌으로 한다. 우리는 3D 도면을 홀로렌즈로 현장을 보면서 시공하므로 일반도면에서 표현하기 힘든 지형이나 높낮이, 색 등 실제 스케일을 3D를 통해 현장에서 연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함수민 Soomeen Hahm Design 소장, 정재헌 KOH SX Studio 소장
이유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정재헌 KOH SX Studio 소장, 함수민 Soomeen Hahm Design 소장

한편, 제21회 국제 정원 페스티벌 공모전에는 38개국 200여 개 작품이 출품한 가운데 한국 팀을 비롯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 캐나다 몬트리올·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조경가 및 건축가, 디자이너들의 5개 정원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이들 작품은 2020년 6월 20일(토)부터 10월 4일(일)까지 캐나다 퀘벡의 유서 깊은 정원 레포드 가든(Les Jardins de Métis)에 조성돼 공개된다. 정원 ‘어그멘티드 그라운즈’는 2년 동안 전시될 예정이다.

[한국조경신문]

 

‘증강된 땅 Augmented Grounds’, 이유미, 함수민, 정재헌 ⓒ이유미, 함수민, 정재헌, 이유미.
‘Augmented Grou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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