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결박한 내부의 관성 탈피하고 새로운 조경 고민해야"
"스스로 결박한 내부의 관성 탈피하고 새로운 조경 고민해야"
  • 김효원 기자
  • 승인 2019.12.16
  • 호수 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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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정욱주 교수 초청 강연 개최
정욱주 서울대 교수 강연 모습
정욱주 서울대 교수 강연 모습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앞으로 나가야할 조경산업의 길을 제시하고자 지난 13일(금) ‘관성의 조경을 넘어’를 주제로 한 미래포럼을 그룹한빌딩 세미나실 2층에서 개최했다.

이날 포럼의 진행을 맡은 배정한 서울대교수는 “2019년 한국을 대표하는 조경가인 정욱주 교수가 대중 앞에서 자신의 최근 작업을 소개하는 흔치 않은 자리이다”며 강연자 정욱주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를 소개했다.

정욱주 교수는 조경 설계를 하면서 지금껏 겪어온 조경업에 대한 관행과 편견, 그리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관성을 하나씩 짚었다. ‘소나무는 항상 옳다’, ‘투수블록을 써야 지구를 구한다’, ‘조경은 곡선이다’와 같이 현업에 종사하는 조경가라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편견’들을 탈피해 나가는 것이 조경업계의 향후 숙제라고 주장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 교수는 ‘설계자가 왜 시공현장에 나오나?’와 같은 말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했다. 그는 처음 조경 설계를 시작했을 당시, 시공사에서 설계도면과 다른 공간을 만들어 엉망이 됐던 경험을 나누며 “현장에서 직접 나무를 심는 사람, 시공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의도와 설계를 주장해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디에이치아너힐즈’ 아파트 내 ‘헤리티지 가든’을 설계했던 당시에도 시공업자들과 나무와 돌은 어떻게 놓아야 할지 등을 설득하고 의견을 조율해 가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전했다.

설계와 시공의 결과물이 달라지는 주된 이유에 대해 정 교수는 “도면에는 설계자의 의도가 쓰여 있지 않다. 이를 각기 다른 스타일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해석하기 때문에 공간도 달라진다”고 설명하며 현장에서 부딪히는 많은 숙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 외에도 정 교수는 조경설계를 발주하는 발주처에서 가지고 있는 ‘관성’들을 소개하며 공공공간의 조경이 저급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비판했다. ‘콘크리트는 친환경의 적이다’, ‘관급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흙은 보이면 안된다’ 등의 다양한 제약조건들이 조경 디자인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끼와 돌, 나무, 흙이 그대로 드러나는 정원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이 있다. 그러나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흙이 드러나는 것을 모두 말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전부 똑같은 모습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아래 가지들이 땅에 닿는 자연 그대로의 수형이 남아있는 나무를 심어 놓아도 결국 잘라버리는” 세태를 비판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편견과 관성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조경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담당 관계자들과 시공업자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참가자가 “상대방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를 질문했고, 정 교수는 “직접 조경의 컨셉 되는 장소를 데려가거나 눈으로 보여주면서 설득하는 것이 좋았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석가산은 아파트 3대 문주 중의 하나로 사용되는 흔한 조경물이다. 국민들의 미의식은 높아져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주민들은 석가산이 좋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얘기했다. 이에 정욱주 교수는 “조경가들은 석가산보다 더 좋은 조경이 많다는 것을 안다. 건설사와 설계사의 조합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종류의 조경이 나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참가자들은 조경인들이 갖고 있던 다양한 관성들이 ‘스스로를 결박했던 내부의 관성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고, 앞으로 결과를 바꾸기 위해서 접근과 과정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조경의 숙제는 똑같은 조경만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또 다른 조경도 보여줄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자고 입을 모았다.

한편, 포럼을 개최한 임승빈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원장은 “미래는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 우리가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함께 활발히 토론해 주길 바란다”며 축사했다. 이 자리에는 현직 조경업계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조경인들 외에도 미래 조경업에 종사하고 싶은 학생들도 함께 참석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내년에도 조경의 미래를 그리기 위한 이 같은 행사를 지속할 예정이다.

[한국조경신문]

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포럼 참석자
강연을 경청하는 포럼의 참석자들
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 포럼 참석자
환경조경나눔연구원 미래 포럼 참석자 단체 사진

 

김효원 기자
김효원 기자 khw92@latimes.kr 김효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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