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산림청 ‘바람길숲’ 조성사업과 슈투트가르트의 교훈 ①
[조경시대] 산림청 ‘바람길숲’ 조성사업과 슈투트가르트의 교훈 ①
  • 김수봉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9.11.27
  • 호수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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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봉 계명대 생태조경학과 교수
김수봉 계명대 생태조경학과 교수

[Landscape Times] 제임스 코너(James Corner)는 공원과 오픈스페이스와 같은 전통적 도시경관은 미적인 공간을 넘어 생태적 용기 또는 통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녹지통로를 좋은 예로 제시하였다. 코너가 예로든 슈투트가르트의 녹지통로는 도시 주변 산지의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를 도시 안으로 끌어들이는 바람의 통로로 도시의 대기오염을 개선하고 열섬으로 뜨거워진 도시를 시원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2013년 창원대 환경공학과 연구팀이 공업도시인 창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람길’ 연구에 따르면 야간시간대 산 능선과 계곡부와 달리 도시지역의 단독주거지와 고층아파트, 상업시설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넓은 범위에 걸쳐 초속 1m 이하의 바람 정체 지역이 나타났다고 했다. 당시 연구팀은 공단 인근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고, 초미세먼지(PM2.5) 발생량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의 3~4배를 초과하는 현상은 공기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악취와 초미세먼지 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도시지역의 공기순환을 향상시키는 바람이 통과하는 길인 바람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 외곽에서 형성되는 차고 신선한 바람이 도시 내부로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 차원에서 바람 유입 지역과 주요 이동통로 지역에 대한 공간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당시 연구팀은 주장했다.

지난 2019년 4월 산림청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숲’ 조성사업을 401억 원의 예산을 우선 편성해 신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미세먼지 저감 ‘도시숲’은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에서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방안’을 발표할 당시 세부 투자계획 10대 과제에도 포함된 사업이라고 한다. 당시 정부의 발표문에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10개의 도시 ‘바람길숲’과 60ha의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숲을 우선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바람길숲’은 일반 숲과 달리 대기 순환을 유도해 오염된 공기를 도시 바깥으로 확산시킬 목적으로 조성되는 숲이다. 바람길숲 1곳 조성에 드는 총사업비는 약 200억 원으로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5:5 비율로 투입되며 올해 사업대상지로 서울과 부산, 대구, 이천, 대전, 평택, 천안, 전주, 나주, 구미, 양산 등 총 11곳이 선정되었다. 필자가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이 신선하고 차가운 바람이 통하는 길이라는 ‘바람길’에 숲을 더한 ‘바람길 숲’이 SOC예산 얼마를 투자 한다고 금방 만들어지는 일반 도로와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당혹스러웠다. 왜냐하면 2004년부터 환경부 산하기관의 책임자로 일하던 필자는 산지와 공원녹지를 매개로 대구의 환경문제인 도시열섬 문제를 해결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였다. 그러던 중 슈투트가르트의 ‘바람길’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직접 그 도시를 방문하여 담당자도 만나고 바람길 예측모형 모델의 사용에 관한 협약도 체결하고, 일본과 독일의 바람길 전문가를 초청하여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대구시에 바람길 도입을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나의 후임자도 많은 노력을 했으나 도시나 조경, 건축 전문가들의 바람길에 대한 인식은 높아진 반면 도시계획현장에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였다.

최근 ‘바람길숲’ 관련 보도에 따르면 ‘바람길숲’ 사업대상지 11곳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5곳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화면담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담당자가 ‘바람길숲’ 사업 설계에 대해 ‘막막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좀 길지만 간단하게 슈투트가르트의 ‘바람길’에 대한 기초적인 소개를 하고자 한다. ‘바람길숲’ 사업 담당자들이 슈투트가르트시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통해 제시된 결과를 이해하면 ‘바람길숲’ 조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바람길은 공원녹지와 물, 오픈스페이스의 연결을 기반으로 도시 내에 산이나 바다로부터의 차고 신선한 공기를 흐르는 길을 만들어 도심으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도록 하는 찬바람통행로를 말한다. 숲에서 발생하는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도시 내의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면서 오염물질을 확산시키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도시의 온도가 저하되고, 대기 순환이 촉진된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도시주변의 산에서 찬바람이 발생하는 곳을 찾아내야하고 이 찬바람이 다니는 길을 파악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녹지계획을 수립하고 바람통로를 세심하게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축물의 배치, 층수, 건물의 간격 등을 적절하게 조절해서 도시 내에 대기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원녹지는 국지적인 기상조건을 바꾸는데 수목이 차가운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숲 및 공원녹지에서 나오는 공기는 시가지의 대기보다 온도가 낮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바람길은 독일에서 가장 활발하게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다. 독일에서의 바람길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도시 전체의 대기오염문제와 열섬현상 등과 같은 환경문제를 완화시키는 천연의 환경대책으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독일의 각 도시들은 지역의 특성에 맞게 바람길 조성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1960년대 이후부터 독일 특유의 엄격한 도시계획과정에 바람길 조성과 활용을 위한 요소를 반영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차고, 신선한 바람(Kaltluft, Frischluft)을 사가지 내로 유입하기 위해 각별한 관심을 현재까지 두고 있다.

슈투트가르트 시는 독일을 대표하는 중요한 공업도시로서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주도다. 슈투트가르트시의 면적은 207㎢이며, 인구는56만여 명, 인구밀도는 2,700/㎢로서 비교적 과밀하다. 슈투트가르트시의 시가지면적은 지난 1900년에는 전체 도시면적의 6%에 불과했으나, 1950년에 28%, 1990년에 이르러 48%로 도시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시가지면적의 확대로 인하여 녹지면적은 대폭 감소하면서 도시 전체의 환경문제를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토지이용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증가에 있으며 인구증가는 토지이용의 과밀화를 가져와 시가지 내의 대기 순환을 어렵게 하고 과도한 에너지 사용과 교통량을 유발시켜 열섬현상과 같은 도시 전체의 기후조건을 변화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다.

슈투트가르트 시는 이러한 바람길 조성과 활용을 활성화시켜 도시 내·외곽의 녹지를 잘 보전하고 시 특유의 지형적 조건에 따른 바람길을 잘 활용하여 고질적이던 대기오염문제를 개선할 수 있었다. 1976년과 1979년에 독일 연방건설법(Bundesbaugesetz) 개정을 통하여 도시의 환경보호와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바람길 조성 활용에 관한 법적 및 개발 사례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시의 바람길 분석은 초기에는 생태학, 지리학, 지질학, 도시계획, 기상학 등과 같은 관련학문 등에서 과학적으로 깊이 연구되고 축적된 자료를 이용하여 거의 정성적으로 이루어졌다. 정성적 분석방법으로 이루어진 관련 자료였으나 나중에 이루어진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와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슈투트가르트시의 바람길 분석은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슈투트가르트시가 주변 도시와 협업으로 작성한 국지적 미기상학적 특징을 나타내는 공간을 토지유형에 따라 분석한 기후분석지도와는 별개로 컴퓨터 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모형계산을 시도하였다. 그래서 슈투트가르트 시에서 바람장의 분석을 위해 시도한 것이 바람장이라 불리는 바람의 분포상태 예측모형(DIWIMO)과 찬공기 유동모형(KALM)이 활용되었다. <다음호 계속>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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