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기억 저장소, 현재진행형이어야…
도시의 기억 저장소, 현재진행형이어야…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8.07.25
  • 호수 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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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시간 고스란히 간직한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 창작실험실
돈의문박물관마을 소유권 미해결로 답보
도시재생 위한 정원행사 타진 중
돈의문박물관마을
돈의문박물관마을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일제강점기 도시계획으로 철거돼 사라진 돈의문. 새문 또는 신문이라고도 불렸던 돈의문 근처 삼각형 모양의 새문안동네가 바로 현재의 돈의문박물관마을이다.

지난 4월 개관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마을단위의 도시재생사업으로, 돈의문마을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고자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시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시와 함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건축비엔날레 때 리모델링

올해 4월부터 시민에게 무료 개방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가옥부터 개발시대, 1980년대 건축양식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에는 100년의 시간이 숨어 있다. 한 때 입시교육열기가 뜨거웠던 1970년대 과외방으로 쓰였던 한옥, 일본의 건축영향을 받은 여관, 동서양 양식이 혼합된 주택과 100년 된 옛 식당 등 한 마을의 과거 건축물과 생활공간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건축이라는 무기물 속에 스며든 옛 시간을 상상케 하는 공간이다.

역사적, 문화사적, 건축학적으로 귀중한 이 마을은 대규모 도시계획과 공원 조성 계획으로 주변 한옥마을처럼 사라질 뻔했으나 시의 도시재생계획에 따라 지금의 돈의문박물관마을로 돌아와 시민들의 살아있는 역사로 보존됐다.

한 사람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과 옛 시간을 간직한 낡고 오래된 건물은 총 39개로, 각 건물에 예술가, 조경인, 건축가, 방송인, 요리연구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임시 입주해 시민들 대상으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돈의문 마을 역사와 건축사적 정보를 알리는 마을투어 및 건축투어도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마을에는 도시건축 관련 전시 및 시민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서울도시건축센터와 서울 도시정비 역사와 주거문화 변화의 과정을 기록한 전시관도 둘러 볼 수 있다.

원래 이 곳은 기부채납으로 종로구가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했지만 도시재생이라는 문화시설로 변경되면서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다. 현재 돈의문박물관마을을 관리는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이 관리하며, 공간 기획운영은 (주)엔다가 담당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영향을 받은 타일양식으로 지어진 서대문여관과 ‘누들누드’의 이욱정 피디 중심으로 요리 외 인문학과 예술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는 마을방송국
일제강점기 영향을 받은 타일양식으로 지어진 서대문여관과 ‘누들누드’의 이욱정 피디 중심으로 요리 외 인문학과 예술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는 마을방송국

 

내년 서울시 문화본부서 관리운영

오래된 공간 속 골목 테마 가드닝 눈길

녹색경관 위한 지속적인 관리 필요

평일임을 감안해도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너무 한산했는데, 관람객이 없다는 것 때문에 최근 유령마을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여기에는 종로구와 서울시의 소유권 분쟁이 한몫했다. 이에 대해 이광백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주무관은 “종로구에서 소유권을 포기하고 있다”며, “2015년 공원으로 결정되면서 종로구에서 관리하고 소유해야한다고 했다. 나중에 도시재생 문화시설로 변경되면서 관리주체가 서울시로 바뀌었다. 종로구와 서울시가 긍정적으로 협의하는 과정에 있다. 운영에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아직 조성 초기 단계임을 감안,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오는 10월 말부터 운영관리담당이 기존 도시공간개선단에서 문화본부로 바뀌면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세워 적합한 단체나 개인을 본격적으로 입주시키는 형태를 추진하게 된다. 이와 함께 그동안 말썽이던 소유권 분쟁이 해결돼야 함도 급선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의문박물관마을 내에는 시민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다.

문화실험실 ‘하루.순’으로 가는 길과 서울시민정원사회가 가꾸고 있는 골목과 마당 곳곳에 정원과 온실, 식물이 눈에 띈다. 현재 돈의문박물관 내 식재된 식물은 하루. 순의 조혜령 가드너의 자문을 받아 서울시민정원사회가 관리하고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이 도시재생으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이 주무관은 “골목골목마다 조경이 빈약하다. 예산이 더 있으면 골목이나 옥상에 좀 더 식물을 심었으면 했다”며 “이런 이유로 조경과에 정원박람회 유치 의견도 내보았다. 이곳에서 개최하면 우리가 유지 관리할 수 있다. 골목을 테마로 정원박람회가 열릴 수 있을 거 같다. 내년에 돈의문박물관에서 열면 어떨까 조경과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좁은 골목길
돈의문박물관마을의 골목길과 녹지공간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만난 조경‧정원人

하루.순

조경, 도시설계, 건축 연구자들의 모임 ‘하루.순’은 분야를 뛰어넘어 경계를 넘나들며 도시문화의 콘텐츠를 기획하는 플랫폼이다. ‘하루’는 1년 내내 식물을 만날 수 있는 도심 속 휴식처 ‘온실’과 정원관련 프로그램을, ‘순’은 온실과 연계해 창의적 문화콘텐츠를 발굴, 전시하는 ‘문화실험실’을 운영하는 통섭적 모임이다.

이들은 도시 문화와 자연을 아우르며 대중과 만나고자 북콘서트, 인문학강좌, 정원독서, 반려식물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 및 체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조혜령 헤드가드너는 시민정원사회에 자문함으로써 돈의문박물관마을

현재 하루.순 전시관에서는 서울로학교 식물세밀화 교실 전시회 ‘돈의문에서 핀 서울로 꽃 세밀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하루.순’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객에게 개방돼 있다.

하루.순의 옥상 온실
하루.순의 옥상 온실

서울시민정원사회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있는 또 다른 녹색단체는 ‘서울시민정원사회’다. 계단이나 도시건축센터, 건물이나 골목 등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다양한 공간에서 식물을 조우하는 것 또한 마을투어의 재미다. 식재부터 관리까지 자원봉사로 이뤄낸 시민정원사들의 힘이다.

마침 박물관마을에서 만난 송정애 시민정원사는 “처음 돈의문박물관마을에는 기본적인 식재만 있었다. 서울시에서 시민정원사회에 의뢰해 기존 화단에 보식하고 전체 화분을 배치해 추가 식재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공간의 마당도 직접 조성했다”며, 여름철 하루 세 번 3교대로 돌아가며 관리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작년 비영리단체로 조직된 서울시민정원사회는 이곳에 머물며 천연염색, 어울림정원 조성 등 시민 대상으로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독도서관 화동길 등 골목길 조성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서울시민정원사회가 조성한 어울림
돈의문전시관 앞 서울시민정원사회가 조성한 어울림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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