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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은 평화로운 세상, 한일관계 교류의 장이 되길 희망”
<기자간담회> 태화강정원박람회 초청작가 ‘이시하라 카즈유키’
[480호] 2018년 02월 14일 (수) 14:57:06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 <사진 지재호 기자>

 

울산 태화강정원박람회에 초청작가로 초청된 세계적인 가든디자이너 이시하라 카즈유키를 지난 11일 서울 베스트웨스턴 나이아가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홍광표 태화강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한국정원디자인학회 회장)과 이시하라 디자인연구소 스텝, 일본 후지TV 촬영팀이 동행했다. 이시하라 작가와의 간담회 내용을 정리해 본다.

 

지난 2016년 순천에 작품을 조성했는데 작업은 어땠는가.

디자인은 내가 했지만 작업은 다른 사람들을 붙여줬다. 때문에 소통이 잘 안 되는 불편함은 있었다. 예를 들어 미니쿠퍼에 맞춰서 귀엽고 작게 차고를 만들고 싶었는데 너무 크게 만드는 등 문제가 있었다.

그렇지만 일하는 분들이 너무 열심히 해줘서 감동을 받았다. 내 정원은 디테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 앞으로 잘 조율해야 할 것 같다.

나무를 심는데 있어서도 미묘한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태화강정원박람회 참여 의미와 테마는?

꼭 비싼 나무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커트를 하고 심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에는 대부분 한국에서 자생하고 흔하게 보는 식물을 이용해서 접원을 만들고 싶다. 한국인들도 보시고 조금이나마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 테마는 정원에 비가 내려서 그 숲이 비를 저장하고 저장한 물이 태화강으로 흘렀다가 증발해 다시 비가 돼 정원에 내리는 생태계의 흐름을 표현하고자 한다.

제목은 일본어로 ‘미나모토(みなもと: 源)’라고 하는데 한국어로 하면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지난 2004년에 첼시에 처음 도전했을 때 열정을 가지고 도전했던 제목이다. 그 때와 같은 열정을 이번 작품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참여를 결정한 계기는?

일단 일본인과 한국인은 얼굴도 비슷하고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정원을 한국에 만듦으로 해서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사람들도 한국에 정원을 보러와 한국에 대해 생각을 할 것이다. 반면 한국인들도 일본에 가서 일본 정원을 보는 하나의 교류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물론 정치적인 문제는 여러 가지 안 좋은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정원은 평화로운 세상이기 때문에 모두가 정원을 통해 사이좋게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사진 지재호 기자>

한국 정원에 어떤 색깔이 담겼으면 좋을 지 조언을 한다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서도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을 집 근처에서 볼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조성을 함으로써... 어제 홍광표 한국정원디자인학회장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차를 타고 아름다운 곳을 보러 간다는 말을 들었다.

집 주변에 꽃과 나무를 더 심어서 풍요롭고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데 정원이 일조를 하면 좋겠다.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이 집중되면 정원을 만들 때 그대로를 활용하기보다 있던 정원을 부수고 거기에 새로 차고를 만드는 행위들을 한다. 이러면 녹지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것 보다는 차고를 만들더라도 녹지를 유지하면서 좁은 공간을 활용해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있게 와인셀러를 놓거나 강이 사이를 흐르고, 차고 위에는 나무데크를 만드는 등 기존의 녹지를 훼손하지 않고 만드는 방식을 생각하는 편이다.

 

이시하라 작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꽃이 피면 새가 날아들고 정원이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부러 일본이나 유럽에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자라는 것을 사용한다. 사용 방법에 따라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중시한다.

조성 후 유지관리가 필요한데 녹지가 경제 효과를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녹지를 만들면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주변에 호텔이나 레스토랑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럼 경제 효과가 발생돼 정원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그 수익으로 유지관리가 가능해 진다.

 

최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고민은?

내가 제일 중점을 두고 있는 고민은 ‘의료’다. 정확히는 의료와 정원이다.

일본 가고시마에 중증 장애시설인 호스피스병동이 있다. 그것도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위치가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도 쉽게 찾아가기 힘들 정도다.

거기에 정원을 만들면 일하는 사람들과 환자분들도 행복해 진다. 마치 에덴동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정원을 조성하게 됐다.

조성 후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일하는 사람들은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정원에서 보냈다. 이들은 너무나 행복해 했는데 이런 부분이 매우 중요한 정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도심의 병원 등에도 정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원의 역할?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일본에는 원예나 조경에 일하는 사람들이 매우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나는 지금 시부야에 살고 있는데 주변에 IT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IT 발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도 존재한다. 이것은 IT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할 것이다.

이것을 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원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일본은 매일 지하철 등에서 자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만약 지하철역사가 파라다이스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자살자들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고 제안을 하고 있다.

 

끝으로 해 줄 말이 있다면?

식물의 녹색은 물감과 같다. 그래서 서울도 많은 녹색을 사용해 세상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4년 처음 첼시에 나갔을 때 우리 집을 팔아서 갔다. 비용도 많이 들었고 최소한 1년 동안은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됐다. 주변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거길 갔는가. 나는 정원은 역시 유럽에서 발달했다고 생각했다. 아시아 출신인 내가 유럽에서 출품을 함으로써 아시아의 문화를 알릴 수 있고, 나 또한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도 하나가 돼 세계에 정원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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