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조경학회장으로 취임한 한양대 도시대학원 조세환 교수.


‘선진국토창조’ 비전 설정…‘국토공원화’ 실행목표 제시
내년부터 서울 시작해 ‘공원박람회’ 전국순회 추진 눈길

지난 달 27일 제19대 한국조경학회장으로 취임한 조세환 회장은 한국조경이 재도약 하기 위한 비전을 '선진국토창조'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실행목표로 '국토공원화'를 들었다. 이에 앞서 국토조경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며 무엇보다도 우리 조경인 모두가 뜻을 공감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조 회장은 2년의 임기 동안 한국조경의 전략적 포석을 놓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새로 취임한 조세환 회장으로부터 창간 1주년을 맞아 국토조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4월 1일 오전11시부터 한양대 신소재공학관 6층 연구실에서, 대담 : 발행인 정대헌, 사진 : 배석희 기자, 글 : 정명곤 기자) <편집자주>

조세환 회장은 “전임 18명의 학회장이 계시는데 우리에게 정말 뜻 깊은 역사”라며 “37년 역사의 전통성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학회 사무국 벽에 역대 회장단 사진부터 걸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제시하는 조경학회 5대 기조
한국조경학회의 향후 2년의 임기 동안 역점을 두고 싶은 사업에 대해 5가지 기조를 들어 설명했다.

기조 1. 조경학회의 전통성을 계승하겠다
“지금까지 우리의 선생님·선배님들을 모시는 데에 소홀했던 것 같다”며 “오늘날 국토조경이 있기까지 역할을 하신 선배님들의 지혜와 경험을 살리기 위해 학회의 자문위원으로 추대 하도록 정관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문님들의 생일에는 학회에서 작으나마 선물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기조 2. 조경을 재정의하면 ‘선진국토창조’다
“오늘의 현실에 맞게 조경을 재정의 하면 ‘선진국토창조’라고 생각한다.”
조 회장은 ‘선진·국토·창조’ 세 단어가 우리 한국조경이 나아가야 할 비전이며, 이에 대한 하위 실행 목표로 ‘국토공원화’를 제시했다.
‘선진’과 관련해 “선진 국가를 평가하는 여러 항목에서 ‘환경과 문화’가 중요한 척도가 된다”며 “이런 맥락에서 국가 선진화에 한국조경이 역할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토’와 관련해 “그동안 조경의 범위가 작은 분야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었다”며 “조경은 적어도 국토를 대상으로 가치를 키워내는 큰 영역의 학문분야다”고 강조했다.
‘창조’와 관련해 “‘디자인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 바로 이것이 창조혁명이다”며 “단히 숲을 만든다 공원을 만든다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환경적·심미적으로 가치를 창출해서 그것 자체가 브랜드화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실천대안으로 ‘한국의 국토공원화’를 제시하고자 한다”며 “로마의 유적, 스위스의 산, 일본의 아기자기한 정원들처럼 우리나라도 국가브랜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국토공원화사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 불리던 한국을 가 봤더니 ‘모든 도시가 공원이더라’ 이런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공원국가 브랜드’를 국가 아젠다로 설정하고 실질적으로 온 국토가 공원화 될 수 있도록 국가정책을 찾아 나서자”고 말하며, “이는 조경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실행목표를 제시했다.

기조3. 학회 연구 및 학술활동의 활성화
조 회장은 “학계와 업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타 학회와 적극적으로 연구용역 수주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구회와 관련 “연구비의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자율경쟁을 유도하겠으며, 연구를 마친 후 활발한 연구발표회를 가져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재정적 내실을 기하고, 다시 연구비로 재투자 해 연구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조4. “관련 분야와 활발히 교류하겠다”
조 회장은 “우리 조경분야는 내용이 많다보니 여러 분야와의 교류가 필요하다”며 “올 해는 인접 분야와 공동학술대회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교류를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에 대해서도 정책개발 심포지엄에 자주 초대하고 접촉해서 조경을 제대로 알리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조5. 사무국 조직시스템, 효율적 운용
“총무이사를 중심으로 사무국의 행정적 절차와 운영내규를 만들어 학회장이 책임 질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 해 사무국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조세환 회장은 " 우리 국토조경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포석을 놓는것이니 다 함께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환경조경발전재단 내 ‘비전위원회’ 추진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조 회장에게 발전재단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첫 번째로, 재단의 기존 위원회 사업을 계승 발전시키며, ‘조경비전위원회’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경비전위원회는 조경계의 정체성과 비전을 확립하고 발전시킬 위원회로 조경의 장단기 발전전략을 어떻게 풀 것인지를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법·제도 추진위원회와 관련해 “이미 조경기본법의 초안은 만들어 놨으나 관련부처의 이해관계를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조경기본법의 명분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국가 패러다임인 ‘녹색성장’과 맥락을 같이하며 ‘녹색성장시대에는 국토조경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과 ‘조경의 공간적 규모가 국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의 명분을 내세워 전략적으로 포석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경인들의 전방위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한국조경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업역 축소 및 도전과 관련해서 조 회장은 “다른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상대는 앞서가는데 우리는 가만히 있었으니 그만큼 낙후되고 뒤처진 것이다. 그러니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국토환경을 설계하고 가꾸는 일을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나무나 심는 줄로만 안다. 그만큼 풍요를 누려왔기에 조경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에 소홀해 왔다.
조경이 뭐냐, 비전이 없다. 비전이 없다는 것은 새로운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사안별로 어떻게 풀어야 하나?
업역축소에 대한 의견 및 구체적 대응방안에 대해 조 회장은 법제화 된 것과 법제화 되지 않은 것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이미 법제화 된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산림청장을 포함해서 누구와도 대화할 뜻이 있다”며 “임학도 살고 조경도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해 건축기본법 개정을 통해 건축의 범위가 ‘공간’으로 확장된 것과 관련해, “지금은 우리가 설계하고 공사하고 있지만, 계속 방심한다면 이것도 일순간에 넘어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조 회장은 “법이 잘못됐다고 덤비는 건 무모한 일이다”며 조경계의 지혜를 당부했다.

비법제화 상태인 ‘건설산업선진화방안’의 조경건설업 통합논의와 관련해 “공격적인 방어를 통해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몇 년 안에 건설산업선진화방안과 같은 조경건설업 축소논의가 또다시 거론될 텐데 우리는 그 지점에 목표를 두고 방안을 만들고 방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환경복원업 신설과 관련한 찬반 논란에 대해서는 “찬성여부는 조경학과 졸업생들의 진로확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기준을 제시했다.

국가직 조경공무원, 부서 신설이 더 시급
‘중앙정부에서 조경공무원 제도가 활성화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는 질문에 “직위문제가 아니고 담당부서(과)가 먼저 생겨야 하는 문제이다”며 “조직만 만들어 지면 우리 학회도 나서서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조경정책이 활성화 되려면 공원청과 같은 담당부처가 신설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앞으로는 국토 개발이 아닌 이용가치를 중요시 하는 관리의 차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강 살리기사업과 관련해서 조 회장은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기획단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환경·물·생태·경관을 각각 따로 해선 안 되고 융합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혀가고 말했다.

맺음말로 조세환 회장은 “학회 회원들과 조경분야의 모든 분들이 내가 회장이 됐다고 해서 추진사업이 한 번에 끝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를 당부 드린다”며 “저는 단지 우리 국토조경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포석을 놓는 것이니 다 함께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 1일 한양대 신소재공학관 교수연구실에서 조세환 회장 인터뷰를 정대헌 발행인과 정명곤 기자가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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