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코리아가든쇼의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되고, 주말을 맞이해 꽃박람회와 코리아가든쇼를 관람하기 위한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리아가든쇼의 정책적 예산과 집행, 기획들을 해온 산림청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여기에는 산림청 김용관 산림환경보호과 과장의 행정적 뒷받침이 큰 작용을 했다. 코리아가든쇼가 시작된 날 고양꽃전시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사)정원문화포럼이 주관한 ‘정원문화 기반 구축을 위한 제도 및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국가 정원 정책 방향 발표를 위해 참석한 김용관 과장을 만났다. 그에게 코리아가든쇼가 지향하는 비전과 역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정원소비자, 4개 그룹별로 묶어 지원 계획 마련해야

내년 가든쇼, 국내외 작가들 섭외  ‘초대작가전’ 고려

▲ 김용관 산림환경보호과장. 고려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김용관 과장은 기술고시를 통해 1995년에 임용된 이후 산림청 경영지원과장, 산림환경보호팀장, 주인도네시아대사관 농림수산관, 산지관리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3년 12월부터 산림환경보호과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7월 21일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아래 수목원·정원법)’ 시행에 앞서 수렴할만한 의견들이 있었는가?
법이 시행되면 정원진흥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거기에 각부처의 의견들을 담는다. 우선 산림청 내부에서 협의를 하고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면 그것을 확장해 다른 부처들 의견을 담는다.

법령은 틀이며 툴이다. 도구에 집착하지 않고, 틀 안에 메꾸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김인수 신구대 환경조경과 교수가 언급했던 “사람이 중심이다. 정원은 사람이다”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수목원·정원법과 관련해 산림청은 정원을 시장으로만 접근을 시도했는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사람을 간과하지 않았나’라는 자문을 해봤고, 정책에 이런 부분을 반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산림청이 정원 시장화에 집중하는 것은 현재 정원문화가 상승한 시점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정원 산업의 공급자는 이미 넘쳐 나고 있다. 정원문화가 촉발만 되면 정원소재, 가공물 생산 회사 등이나 학계의 전문가들도 많이 배출된다. 가든디자이너들도 당장 수요가 생긴다면 공급되는 것은 문제가 안 생길 정도일 것이다.

소비자가 부족하다는 말인가?
맞다. ‘정원 소비자’를 어떻게 창출하고 확산시킬 것인가라는 점이다. 현재 정원시장의 공급자는 넘친다. 지금은 수요를 어떻게 진전시킬 것인가라는 것이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산업의 핵심이다. 문화 예술 부분도 소비자가 있듯이 정원도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있다.

이런 부족한 소비를 전환할 만한 기획이나 구상이 있는가?
방안이라고 한다면 정원의 소비자를 유형별로 재정립해야 할 때다. 우선 ‘정원을 갖고 있는 자’로 기본적으로 정원의 테두리 안에 들어온 정원 소비자다. 또한 시장의 경계선에 있는 ‘정원을 가지려고 하는 자’와 교육이 필요한 ‘정원에 관심 있는 자’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에 정원에 대한 관심도 조성도 하기 싫은 ‘즐기고자 하는 자’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공공정원이나 정원관광을 통해 흡수해야 한다. 이렇게 4개의 소비자 유형으로 분류하고, 전문가 분야에게 용역을 통해 정원의 소비자를 확산시켜야 한다.

이런 그룹으로 묶는 것에 따라 정책의 방향이나 목표가 달라질 수 있다. 즉 각 그룹마다 들어가야 할 재원과 기술지원, 제도적인 것이 보완되고 여기에 맞게 관련 단체와 행사 등도 재정립돼야 하겠다.

코리아가든쇼가 올해 2회를 맞이했다. 정책자 처지에서 코리아가든쇼 기획 및 집행과 관련해 어려운 점은?
앞으로 이 행사를 정부주도형으로 지속해야 하느냐다. 물론 정부주도가 필요는 할 것이다. 현재 운영위원회도 만들어졌고, 운영에 있어 관리도 필요하겠다. 이런 부분들을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이 중심이 돼야 할지 등 운영체계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그래야 예산 구조도 예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 장기적으로 운영위원회를 발전시켜 재단 형태든, 운영위원회를 법인화해 위탁계약 형태로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두번의 가든쇼이니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해에 견줘 작품 수준, 변화된 점이 있다면?
작품 수준이 현저하게 향상된 것 같다. 관람객들 관심도도 높은 것 같다. 오늘(4월 24일) 전시장을 방문하고 관람객들을 유심히 관찰해봤다. 그냥 지나쳐가는 사람도 있지만 유심히 보는 사람들도 있더라. 또한 안내판을 보며 작가와 작품, 정원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꼼꼼히 훑어보는 이들도 꽤 됐다. 지난해보다  정원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이 달라진 것이 분명하다. 정원의 마인드, 산림청과 한국조경신문이 노력하니 가든쇼의 질이 달라진 것 같다.

코리아가든쇼가 매년 발전하기 위해 추가되거나 구상하는 것이 있는가?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험을 쌓아가는 경합’이라는 점이다. 큰 걸음을 뛰었으니 몇 걸음 더 한참 올라가지 않을까.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작가들과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작가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목표다.

국립수목원장과도 이야기했지만 내년에는 가능하다면 국외 작가를 2명 이내로 초대하고, 국내에서는 1회와 2회 대상 작가들을 초대해, ‘초대작가전’을 가미할 수도 있겠다. 특히 작가들이 작품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더욱 높여주는 방향이 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럼 인터내셔널이라는 말이 붙어야 하지 않겠는가?
인터내셔널코리아가든쇼라는 명칭은 아닌 것 같다. 코리아가든쇼라는 브랜드가 가장 적절하다. 좀 더 시간이 되면 가드닝을 통한 월드컵처럼 국외 작가들과 국내 작가들이 어우러진 작품 경합이 이뤄질 수도 있겠다. 그때가 되면 축제 재원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물론 기업후원도 완전히 열려 있는 풍토가 마련될 것이라 본다. 국내 가든쇼에도 외국 작가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달라.
앞으로 5년 정도가 목표다. 코리아가든쇼가 가든디자이너들의 객관적이고 권위 있는 등용문이면서 채널로서의 역할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그때쯤이면 가든쇼가 펼쳐질 공간이 적을 수 있겠다. 공간과 예산만 준비된다면 영국 첼시플라워쇼나 프랑스 쇼몽가든페스티벌까지는 안 되더라도 근처까지는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세계적인 신진작가든 중견작가든 간에 경쟁 수준이 많이 올라갈 것이다. 10년 후에는 세계적인 경쟁의 장이 되지 않을까.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면 올해에는 작가들에게 동기부여를, 내년에는 초청작가들을 통한 경쟁 확대, 그 다음은 국내외 작가들 경쟁을 통한 작품의 질적 향상이다. 꿈이 너무 큰가(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조경신문사에게 매우 감사하고 더 노력을 부탁한다. 차후에 코리아가든쇼를 위한 별도 법인이 설립되면 조경신문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본다. 정원의 시공은 장기 과제다. 즉 ‘사람이 정원이다’라는 말과, 왜 문화를 강조해야 하고, 왜 정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동기화가 없으면 안 된다. 코리아가든쇼도 지속적인 동기화를 부여시킨 결과물이다. 전문가들의 정원 모델을 보여주면 아마추어들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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