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위원장 강철기(경상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제5회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의 주제인 ‘국민이 행복한 도시숲’은 국민 대다수의 생활환경인 도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이다.

주변과 조화되고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으로서 여러 생태적 역할을 수행하는 도시숲을 통해 국민들이 행복을 느끼도록 한 것은, 기후변화나 도시재생 등과 같은 현 시대의 당면한 이슈에 비춰 볼 때 아주 시의적절한 주제였다. 여기에다 노인을 포함한 장애인, 어린이,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구현토록 한 것은 부수적인 주문이었다.

5회를 맞는 이번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에는 예년에 비해 ‘진일보한 문제의식’과 ‘참신한 실험정신’을 담은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었다. 설계 공모대전의 심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과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의 제시’라 생각한다. 이번처럼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한 설계공모전의 경우에는 이러한 내용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총 266편의 작품이 사전 등록했고 최종 50편이 제출되었는데, 한정된 시간 안에 작품의 우열을 가리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내추럴 미디어(Natural Media) : 새로운 난곡 만들기 2030’은 ‘도시와 숲의 점이지대로서의 도시숲’이라는 새로운 가치(내추럴 미디어)를 달동네 난곡동을 대상으로 구현하고 예전의 ‘달동네’를 벗고 ‘달맞이 숲 속 동네’로 새로이 탈바꿈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진일보한 문제의식과 참신한 실험정신의 시도라는 관점에서 단연 돋보였다. 그리고 밴드(Band)라는 개념으로 지역적 차원에서 인근 숲을 통합토록 하는 난곡밴드, 생태적으로 건강한 숲으로 회복토록 하는 숲 가꾸기, 주민들이 다양하게 숲을 활용토록 하는 솟아난 곡대의 설치로 대표되는 3가지 전략도 새로운 발상을 해결 가능케 하는 탁월한 방안이었다.

우수상으로 선정된 ‘숲 드림(Forest Dream)’과 ‘Rainbowl City Forest’는 각각 충북 청원군과 강원 속초시를 대상지로 했는데, ‘숲 드림’은 단편화된 숲을 연결하는 ‘생태육교’와 ‘자연천이’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고, ‘빗물 담는 무지개빛 시청숲’인 ‘Rainbowl City Forest’는 요즘 주목받는 ‘레인가든(Rain Garden)’을 비롯한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의 기법을 구체화하여 자연의 푸르름이 강하게 요구되는 도시 인공환경에 녹색의 개념을 적절하게 도시숲의 형태로 전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려상으로 선정된 ‘치유의 녹색 숨소리’를 비롯한 5개 작품들과 우수상과의 수준차는 ‘도토리 키 재기’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다만 주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대상지에 대한 충분한 해석, 그리고 창의적인 설계의 전개과정에서 결과물로 이어지는 논리의 합리성 및 충실함 등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공모전을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 결과물로 제출한 작품들을 짧은 시간에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러 이유로 설계작품의 명확한 의도를 놓치는 우를 범했을 수도 있을 것이나, 지나치게 과장된 수식의 용어로 시작해 결과물에 이르는 과정이나 정리에 소홀한 작품들은 시상에서 제외하였다. 우수한 녹색의 개념은 있으나 설계과정을 통해 도시숲으로의 전개에 부족한 작품도 있었고, 거꾸로 도시숲으로의 전개는 그럴 듯하나 녹색의 개념이 충분히 스며들지 못한 겉치레 작품도 많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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