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이토록 우아하고 매력적인 식물백과사전이 있을까.식물계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보듯 뿌리부터 줄기를 거쳐 꽃과 씨앗까지 놀랍도록 정교하게 촬영된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식물의 구조는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다.책에 수록된 식물 사진과 삽화들은 바버라 포스트 스미스소니언 가든 디렉터가 서문에 썼듯 “확대된 대상들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은 내가 마치 소인국에 착륙해 수퍼 사이즈로 커진 오랜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느끼”기에 충분하다.식물의 각 구성요소를 탐구하기 위해 ‘뿌리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은이가 글머리에서 “주로 생활공간 주변에 심는 ‘조경수’를 대상으로, 나무의 의미와 조경적 활용을 중심으로 쓴 책”이라 밝혔듯 제목만 언뜻 훑으면 설명체의 지루한 식물백과사전이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심코 편 책장에 동백꽃에 시선이 머물면서 편견은 사라진다.지은이는 조경수 한 그루로 지난 역사적 사건들을 종종 소환한다. 동베를린사건으로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한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묘소에 심긴 동백나무에서 현대사의 굴곡을, 일제강점기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