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안내]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를 만나다
[새책안내]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를 만나다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9.11.05
  • 호수 5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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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기 지음, 지앤유 펴냄, 326쪽, 2019년 10월 16일 출간, 값 3만 원
강철기 지음, 지앤유 펴냄, 326쪽, 2019년 10월 16일 출간, 값 3만 원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은이가 글머리에서 “주로 생활공간 주변에 심는 ‘조경수’를 대상으로, 나무의 의미와 조경적 활용을 중심으로 쓴 책”이라 밝혔듯 제목만 언뜻 훑으면 설명체의 지루한 식물백과사전이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심코 편 책장에 동백꽃에 시선이 머물면서 편견은 사라진다.

지은이는 조경수 한 그루로 지난 역사적 사건들을 종종 소환한다. 동베를린사건으로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한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묘소에 심긴 동백나무에서 현대사의 굴곡을, 일제강점기 전쟁터로 끌려간 위안부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한 소녀상의 한 떨기 동백꽃에서 한국전쟁의 비극적 단면을 서술하는 것이다.

목련을 두고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맥락을 이어가는 것도 흥미롭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직후 방한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백악관에서 가져온 목련속 태산목을 단원고에 헌정하는 대목에서 지은이는 “왜 태산목 ‘잭슨’인가”라고 묻는다. 제7대 잭슨 미국 대통령이 먼저 떠난 부인 레이첼 여사를 그리워하며 평생 돌보며 키웠던 나무가 바로 목련 ‘잭슨’이다. ‘추모’와 ‘부활’을 넘나들며 목련을 사이에 두고 세월호 유족과 잭슨 대통령이 만난 순간이다.

각 장마다 식물에 얽힌 다양한 정보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식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은 책의 미덕이다.

지은이가 “누구나 이름을 모르고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하듯 종속명, 학명, 국명 등 분류학부터 생육 정보, 식물 유래, 식재사례, 역사적 기록도 충실하게 써내려 갔다.

책은 개나리를 비롯해 꽃댕강나무, 명자나무, 모란, 목련 속 등 총 16종의 조경수를 수록하고 있다. ‘꽃보다 꽃나무, 조경수를 만나다’는 ‘조경수를 만나다’의 첫 번째 시리즈로 우리 주변의 꽃나무 중 조경수로서 가치가 있는 나무를 엄선해 인문학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해 출간될 예정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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