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상준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장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 있어서 꼭 필요한 과제가 ‘자연환경 복원’이라고 외치며 지난 2년을 조경산업 발전을 위해 뛰어온 남상준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장(현우그린 대표·54). 2년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전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남상준 협회장을 만났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볼 수 있는 지난 2년. 그 세월을 동고동락한 ‘협회장’이란 감투에 대해 그는 의외로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군대로 따진다면 지휘관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컨대 참모가 더 어울린다고 말한다.

즉, 장으로 군림하기 보다는 어떤 문제에 대해 제대로 도전하고, 기획하며 책임지고 일할 수 있는 무대를 협회장이라는 이름이 열어준 셈이라고 한다. 특유의 뚝심으로 묵묵히 조경산업 발전을 위해 달려온 시간들이었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것이 행복이고 보람이었다는 그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조경이라는 한 부분이 현실 속에서 갖고 있는 억눌림도 있었다.

“우리가 지금이야 조경의 필요성과 그런 것들을 조금 느낄지 모르겠지만 제가 처음에 조경이란 것을 배우고 나왔을 때 느끼는 괴리감은 컸습니다. 뭔가 사회에 있어 훨씬 낮춰지는 느낌이랄까요?”

협회장 명함을 들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닐 때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도 좁았던 조경의 영역에 대해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혹여 그런 모습들이 직원들이나 협회원들에게 비춰질까 내성적인 성격을 버리고 더 밝고 당당해지려 노력했던 그였다. 그래서 얻은 것은 조경을 말하는 자신감이다.

“조경의 영역(현실)에 대해 너무 연연하지 말고 보다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 것에 더 앞장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협회를 이끄는 목표와 방향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 스스로 걸어 온 길을 되돌아본다는 것이, 성공하고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하겠지만 지금 제 자신을 돌아봤을 때 업적이 많거나 성공한 것이 없어서 부끄러워집니다. 열심히 나름대로 했지만 주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큰 결과물이 없다고 말하는 남 회장이지만 그는 이미 지난 임기동안 환경부와의 가교 역할과 조경계를 크게 아우르는 소통의 중심에서 뛰어난 역할을 했다는 정평이 나있다.

그 부분에 대해 남 회장은 “조경 안에서도 여러가지 다양한 키워드가 존재한다”며 “각자가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이질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협회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꺼려지고 부담스러웠던 정부부처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가교역할에 충실했다.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공통 화두를 가지고 환경부는 많은 정책을 세우고 있지만 막상 실행할 팀이 없는 현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남 회장은 협회와 같이 여러 관련 단체들이 환경부의 무거운 수레를 뒤에서 함께 밀어줄 수 있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의 발전을 생각하는 목표가 하나라면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도 꾸준히 개척하는 정신도 아울러 따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조경에 대한 그의 신념과 철학은 분명하다.

“제가 조경을 공부하면서 가장 깊게 생각하고 고민한 부분은 자연환경복원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개발과 성장을 이뤘습니다.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화된 건물과 시설들이 재빠르게 들어섰고 경제, 사회, 문화, 교육의 중심이 된 서울을 비롯한 도시들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연은 산업화 물결 속에서 소외되고 훼손되었습니다”

 

그는 콘크리트 벽돌 쌓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한 건축 기술이라 평하지만 나무 심는 것은 사람들이 아주 우습게 아는 사회의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무 심고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잘 것 없다 취급하고, 아파하는 자연의 생물들을 치료하고 키워가는 일들을 사람들이 무관심하게 바라볼 때 답답하기만 했다는 남 회장. 그래서 더욱 우리나라 조경계가 산업적으로 발전해 보다 가치있고 생산적인 기술로 변화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바람대로 앞으로 협회가 많은 사람들이 조경의 한 울타리 안에서 어우러질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자연환경복원업’ 신설과 관련 “현재 환경부에서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협회의 소망일뿐이지 협회가 나서서 가타부타할 문제가 아니다. 순리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부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가 끝난다고 해서 협회와의 인연을 끊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조경일꾼으로 돌아가 작은 부분에 있어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 손을 보탤 생각이다. 조경과 환경의 발전은 단기간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주 긴 호흡으로 그는 조경이 중심에 서는 그날을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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