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수직공원, 세계 첫 기술개발
1만㎡부지 위…높이 400m·연장 4.5km 인공지반 공원


▲ 도심형 수직공원 모형

이 거대한 도시의 좁은 땅덩어리에 더 이상 공원을 늘릴 수도 없는데…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대형공원을 말아서 수직으로 올릴 수는 없을까?

꿈같은 이야기지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D.I.T기술디자인연구소(소장 임동구)는 5년간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프리패브방식 도심형 수직공원(Eco-Urban Helix) 기술을 개발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프리패브방식 도심형 수직공원’이란, 좁은 대지를 기반으로 해서 수직방향으로 나선형을 이루는 조립식 공원 조성방식을 말한다.

더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가로100m×세로100m 부지 위에 각각 기둥을 세우고, 폭 20m넓이의 교각구조물과 같은 유닛을 나선형으로 조립해 높이 400m, 총연장 4.5km까지 공원으로 조성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수직공원의 높이를 건물로 치면 70-80층 규모에 해당하며, 총연장 4.5km는 서울 테헤란로(4.1km) 보다도 긴 거리이다. 그렇게 되면 세계 첫 ‘마천루공원’이 탄생하게 되는 거다.

리본을 이용한 리듬체조에서 리본이 돌돌 말려 올라가는 모습과 같은 형태의 높은 구조물에 꽃과 숲이 우거지고, 시민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산책하는 모습, 마치 공상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구조물이 바로 우리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기술과 디자인,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통섭의 원리로 이끌어 이와 같은 이상적 시스템을 탄생시킨 D.I.T기술디자인연구소 임동구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적 규모의 대도시로 성장한 서울은 많은 경제적 부를 창출해냄과 동시에 빠른 도시화로 인해 도심지역의 도시자연과 공공성의 빈곤함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시내 곳곳에 크고 작은 공공의 자연공간을 조성하고 있지만, 이는 고층의 빌딩숲으로 뒤덮인 도심일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강남 빌딩숲 한 가운데로 대규모의 자연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일 것이다. 그것도 수직으로 공원을 만들어 해결한다면 강남은 도시자연의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D.I.T 기술디자인연구소의 실현가능한 프로젝트는 세계최초로 제시되는 프리패브(Prefabricate)형 도심형 수직공원으로, 약칭은 Eco-Urban Helix 이다.

주요 수요대상 지역은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를 포함한 테헤란로 일대(강남역~삼성역 구간)가 일차적인 기본대상지인 녹지시설로서, 대지면적은 2500㎡(50m×50m; Small Size), 1만㎡(100m×100m; Midium Size), 4만㎡(200m×200m; Large Size)로 강남의 건물 1~2 필지 정도의 기본형 세 가지 타입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대지가 갖고 있는 특성에 따라 그 규모와 형태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이 공원의 기본 형태적 구성 원리는 선형으로서 도심 속에 하나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개념이다. 지상에서 진입한 공원의 선형 동선은 다이내믹한 형태인 나선형(Helix) 구조로 발전되고 이것은 도심 속에 하나의 산이 된다.

단순한 디자인 탈피, 실현가능한 대안으로 연구

세계 최고의 고층마천루들이 밀집된 뉴욕의 맨해튼에 위치한 장방형의 공원 ‘센트럴 파크’,길이 4.1km를 자랑하는 센트럴 파크를 수직적으로 말아 올릴 수는 없을까?

D.I.T 기술디자인연구소의 임동구 소장은 “‘도심형 수직공원’은 이러한 부지여건과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합리적인 디자인 개념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2년의 기초연구 과정과 3년의 디자인 과정을 거쳐 총 5년이라는 긴 연구기간동안 일반적인 프로젝트와 달리 상당히 많은 사전검토를 해야 했다.

이 디자인 프로젝트 과정은 처음부터 디자인, 기술 분야 영역 내에 국한되지 않고, 고층과밀화의 도심과 자연환경 문제에 대한 연구로서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처음부터 통섭(Consilience)의 가치가 전제된 프로젝트였다.

즉, 도시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아닌, 도시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생산방식을 고려해 시공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으면서 현장의 기후영향과 변수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시공 시스템 연구에 역점을 두었다고 한다.

도시 랜드마크로 문화기능 겸비한 수직형 자연공원

도심형 수직공원(Eco-Urban Helix)의 길이는 뉴욕 센트럴 파크 4.1km 보다 긴 4.5km를 여유 있게 확보한다. 물론 경사도도 평균 1/10으로 매우 낮아서 보행 및 조깅에 적합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부지면적은 단지 100m×100m의 면적이면 된다.

수직공원 내에는 간단한 상업시설 프로그램들도 있으며, 공원길 외곽에는 관람용 순환 모노레일도 운행된다. 또한 계절별 이벤트도 가능해 도시문화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공원은 말 그대로 수직형 자연공원이지 수직형 실내 정원도 수직농장도 아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자생력 있는 입체적 자연환경을 조성하여 수직화 되는 도심공간에 수직적 자연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철저한 시뮬레이션 통해 외부환경 요인에도 절대 안전

프로젝트에 적용된 핵심기술은 생산시스템 및 시공의 합리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결과 일정모듈의 구조체 유닛(가로세로50m규격 : L=10m×W=20m, 가로세로100m규격 : L=20m×W=20m), 그 유닛을 연결하는 연결 장치와 세부장치 시스템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또한 외부환경으로부터 적절히 식재를 보호할 수 있는 입체 안전망과 투과성 안전막으로 구성돼 있다.

4km이상 되는 긴 선형 구조체를 시공하는 기술로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디자인 완성단계까지 컴퓨터 도면작업과 3D 모델링,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시공상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기본계획 단계부터 미리 검토하고 전체 구조체를 경량화 하기 위해 철구조물로 설계했다.

구조체의 생산방식은 모듈 공장 생산방식인 ‘프리패브(Prefab)공법’을 활용해 모든 구조체를 빠른 시간 내에 정밀하고 완벽하게 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은 같은 크기의 일반 콘크리트 타설 건축물에 비해 1/3이하로, 공기를 줄일 수 있어 공사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 공원은 일반적으로 외부환경을 접하기 때문에 장마철 폭우, 태풍, 풍압 등의 자연재해 등에 대한 안전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벽면과 천정부분에 고정 안전망과 함께 가변형 투과성 안전막 등이 설치돼 있어 10%에서 100%까지 안전하게 자동 개폐조절이 가능하다.

수직공원의 토양 조성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구조체가 완성된 후 흙이 앉혀지는 방식이다. 이 공원에서 토심 2-3미터의 토양층을 형성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일반 흙을 파와서 2-3미터의 두께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토양층의 단위 자체를 절토해 와서 그대로 형성하는 방식이다.

비상시 응급 구난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뒀다. 수직 엘리베이터 총 14개와 대량 인원을 지하 및 지하로 긴급히 대피시킬 수 있는 피난 동선 기계시스템인 수직이동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 엘리베이터들과 대량인원 피난 동선 기계시스템은 주변 구조물과 독립된 형태로 위치해 있어서 외부의 화재 및 재해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밖에 관수ㆍ배수 문제는 기본적으로 빗물을 사용하며, 부족분은 수도에 의해 관수가 이뤄진다. 이렇게 쓰여진 토양과 식재에 공급되어 내려온 물은 나선형 구조체 하단에 단위별 배수제어장치가 있어 개별적으로 걸러 모아 재사용하거나 지상으로 흘려보내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구현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은 이미 국내 토목 교량 구조공법 등에서 이용되고 있는 공법을 프로젝트에 맞게 적절히 활용한 것으로, 구조체의 모듈별 비용은 토목공사의 고가 철구조 교량 시공 단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수직공원 개념은 이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여러 건축가들에 의해 몇 차례 계획안이 시도되었으나, 도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만한 적극적이고도 강력한 도심형 수직공원 구조물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디자인 사례들과는 차별화된 프로젝트로, 자연공원으로서 순수 디자인 기법을 통한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확보하고 모듈형 선형 구조체 연결을 통해 4km이상의 에코라인을 실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도심형 수직자연공원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임동구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바람직한 수요 주체에 대해 “국가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공은 국내 철강전문생산 업체와 조경회사, 건설회사 등이 협력해 시공하는 방식이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시공 후 관리적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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