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개방해 이웃과 소통하는 정원 축제가 정릉 입구 정릉 교수단지 일원서 14일까지 열린다.
정원을 개방해 이웃과 소통하는 정원 축제가 정릉 입구 정릉 교수단지 일원서 14일까지 열린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해마다 개인정원을 개방해 꽃과 식물로 방문객과 소통하는 정릉 교수단지 정원 축제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가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올해 한껏 활기를 더했다.

13일(금) 축제 첫날 200여 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정원을 찾았다.

이곳 정원 축제는 200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재건축에 반대한 주민들이 ‘시위’의 방법으로써 골목으로 꽃을 들고 나와 마을과 정원을 가꾼 데서 시작됐다.

재건축을 찬성하는 주민이든 반대하는 주민이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정원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축제를 주최하는 주민공동체 ‘정릉마실’도 이 시기 꾸려졌다.

주민 주도로 마을을 지킨 이곳 도시재생 사례가 알려지면서 지난 2019년에는 조경, 정원, 건축 분야 전문가들과 관련 분야 업체가 축제 기간 자원봉사, 기부에 참여하면서 전문가 자문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 마침내 재건축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서 마을과 정원이 살아남았다.

정원주가 이웃과 방문객에게 정원을 설명하고 있다.
정원주가 이웃과 방문객에게 정원을 설명하고 있다.
개방한 정원에 들어서는 이웃

올해 열한 번째를 맞이하는 정원 축제는 정원을 개방하고 축제에 참여하는 가구 수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다양한 축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개방한 정원은 13곳이다. 개방한 정원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이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어린이놀이터, 전시 등을 비롯해 생활소품 혹은 의류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옥상공방, 화분 판매 부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밖에서도 축제에 관심이 많다. 인근 어린이집이나 돌봄교실, 예술가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점차 참여 주체가 확장, 마을의 물리적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김경숙 정릉마실 대표는 “내년에는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단체와 함께 준비해 축제의 재미를 키우고 싶다. 재미난 놀이터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축제 참여하고 싶은 다양한 구성체를 언제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축제 기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였다.
축제 기간 운영되는 다양한 정원 프로그램

축제 첫날 식물을 가리키며 끊임없이 쏟아내는 어린이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정원을 채웠고 정원주는 쉴 새 없는 물음에 친절하게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정원은 자연을 배울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마을정원 축제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꽃과 식물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개인정원을 가꾼 동네 동산바치의 정원 해설도 흥미롭다. 개인정원 ‘금낭화뜨락’의 정원주는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도 으뜸 가드너로 꼽힌다. 오랜 세월 몸으로 익힌 정원일에 전문가 못지 않은 자부심으로 이날 방문객들에게 식물 설명을 이어갔다.

올해 처음 축제에 참여한 연립주택의 한 주민은 흔쾌히 정원 개방을 허락했다. 건축 역사와 함께 한 수십 년 된 오래된 앵두나무와 산딸나무가 공동주택 앞마당에서 낯선 방문객을 맞이하듯 싱그러운 녹음을 발산했다.

인근 아파트나 동네서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 또한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정원을 개방하는 축제 아이디어가 놀랍다”고 말했다.

정원 축제가 열리고 있는 정릉 교수단지는 세계문화유산인 ‘정릉’ 입구와 인접해 있다. 축제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13일(금)부터 14일(토)까지 이틀간 열린다.

축제 기간 개방하는 개인정원
축제 기간 개방하는 개인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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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 개방한 공동주택 내 정원
축제 기간 개방한 개인정원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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