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사역 전경 [사진제공 : 문화재청]
중심사역 전경 [사진제공 : 문화재청]

[Landscape Times 김효원 기자] 강원도 화천의 계성리 절터에서 국내 최초로 육각형 모양의 건물 흔적이 발견됐다. 추정 계성리사지는 고려 전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운영된 산지가람의 사찰로, 여기서 가람은 승려가 살면서 불도를 닦는 사찰을 말한다.

계성리사지는 신라 말 고려 초의 일반적인 평지 내 사찰 배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내 절터에서 최초로 확인된 평면 육각형의 건물지가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고려 전기에 조성된 건물지는 가람배치상으로 볼 때 본존불을 모신 금당으로 추정되는데, 육각형의 기단에 고맥이 초석(주춧돌)을 사용했다. 건물지 중앙에는 평면 육각형의 쪼갠 돌이 깔려 있어 불상의 불대좌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육각형 모양의 법당지는 현재 북한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도 있다. 정양사는 계성사와 매우 유사한 사찰로 알려졌으며, 정양사 내 육각형 법당지(현 약사전) 중앙에도 석조본존불이 배치되어 있어서 비교 짐작이 가능했다.

두 사찰 모두 육각형을 모형으로 법당, 석탑, 석등이 축조되어 유사한 양상을 띈다. 고려 전기의 문신이었던 최사위의 묘지명에 계성사와 북한 금강산 정양사의 창건에 각각 관여한 행적의 기록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사위가 같은 설계 구도로 두 사찰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현재까지 추정 계성리사지 주변 시굴조사를 통해 부속건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사세와 위상이 매우 컸던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발견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화천군과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이 시행한 계성리사지 유적 발굴 조사를 통해 확인됐으며, 1일(화) 오후 2시에 육각형 모양의 건물지 현장을 공개했다. 발굴된 곳은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계성리 595번지 일원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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