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에서) 원성연, 정명화, 김연수, 홍성돈 착안공간연구소 임직원.  [사진 김진수 기자]
(좌측에서) 원성연, 정명화, 김연수, 홍성돈 착안공간연구소 임직원. [사진 김진수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산림청이 주최하고 (주)한국조경신문이 주관한 ‘2018 국민참여 수목장림 설계디자인 공모’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 ‘기억의 샘 : A Place Where Memorial Stays’은 ‘나비들의 정원’이라는 부재를 가지고 있다.

나비는 아름다운 날갯짓과 다양한 문양으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영혼의 또 다른 메신저’ 또는 ‘세상 밖의 또 다른 세상과의 연결고리’로 신성시 하는 경향도 있다.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착항공간연구소 정명화·원성연 실장을 만나 작품에 대해 들어 본다.

 

소감 한마디.

원성연 실장(이하 원 실장) : 공모전은 기존 관급 설계와 달리 자유스런 표현이 가능해 도전해 봤다. 수목장림 활성화 및 발전방향에 조금이라도 기여가 되면 정말 감사하다.

정명화 실장(이하 정 실장) : 우리는 사회적 경험도 있기 때문에 공모전을 많이 활용하는 학생들의 기회를 뺏은 것 같아 미안함도 있다. 그런데 시상식 때 학생들이 명함을 서로 받아가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설계와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 하는 열정이 대단했다. 이점에서 볼 때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보람도 있었다.

 

설계를 할 때 방향을 어떻게 설정했는가.

원 실장 : 일단 포스터를 보고 크게 와 닿았다. 조사하다보니까 수목장림을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약간 기피시설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을 중요 포인트로 잡고 진행했다.

사례도 많이 안 찾아봤다. 자칫 얽매이게 될 것 같아서다. 사람들에게 그냥 공원이라 하면 서운할 것 같았다.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 기억할 수 있게 만들자 라는 것에 집중했다.

 

콘셉트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원 실장 : 상징적인 공간의 개념과 기념비적인 그런 방향에 두었다. 사람들이 묘지하면 표지판에 상징성을 두고 있는데 우리는 나비를 주요 콘셉트로 정했다. 영화를 보면 요정도 나오고 하는데 신비감이 들도록 했다.

 

파빌리온에 주안점을 둔 줄 알았는데.

원 실장 : 파빌리온 모양이나 형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거기서 느껴지는 감성적인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나비가 날아 올 수 있도록 꽃도 넣고, 원형이든 네모이든 상관없이 감성적인 부분을 부각했다. 그것에 포인트와 설계를 집중했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정 실장 : 나비들의 정원이라고 부제를 단 것도 나비에 대한 신비감이나 영적인 느낌을 상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중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나비가 돼 다시 찾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일반인에게는 단순히 자연스런 예쁜 장소일 수 있겠지만... 유족들에게는 예쁘면서 아름답고 소중한 공간으로 전달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나비라는 대상은 영혼 또다른 형태의 표현인가?

정 실장 : 수목장림이라 영혼이라는 것도 머릿속에 계속 떠올렸다. 이걸 직접적으로 넣기는 좀 어렵기 때문에 대체될 대상으로 나비를 생각한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가끔 표현되는 것처럼 말이다.

 

설계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고 하는데.

원 실장 : 표현하는 것은 오래하면 오래할수록 좋아지긴 하겠지만 감성적인 부분을 포인트로 잡고 진행해 1주일 정도에 마칠 수 있었다. 설계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생각과 스토리를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

정 실장 : 자유스런 표현이 가능한 것이 공모전이다보니 다양한 의견들도 접목해 생각해 볼 수 있었기에 비교적 수월했던 것 같다.

원 실장 : 일반적인 프로젝트 경우 팀장, 과장 의견도 들어가고 관리차원 방안도 다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나비라는 대상도 쉽게 나오지 못했을 것 같다.

 

정명화 실장(좌측)과 원성연 실장.     [사진 김진수 기자]
정명화 실장(좌측)과 원성연 실장. [사진 김진수 기자]

 

힘들었던 점은?

원 실장 : 이용자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에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그 당위성을 찾는 게 정말 힘들었다. 콘셉트보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이 돼보질 않아서 이용자들 마음을 정확히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설계하고 그림 그리고 그런 것 보다. 의미를 찾는 게 힘들었다. 모양이나 설계 그런 것보다 이용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정 실장 : 접해보지 못한 경험하고 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 소중한 사람을 보내고 수목장을 하는... 없던 경험들을 공감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고인에 대한 배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원 실장 : 그렇다. 그냥 숲 같은 곳에 단순히 뿌리는 개념이라면 나 같아도 하지 않을 것 같다. 묘지도 없고... 그래서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정 실장 : 설계비랑 공사비를 담당했던 분이 내년에 정식 설계공모가 있을 것이라는 얘길 해 줬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설계비가 워낙 높다보니까 메이저급 회사들이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이번 공모에서 최우수작을 받았어도 내년 정식 설계공모에서 가산점은 없다고 하면서도 참여할 수 있으면 참여하라고 권해서 일단 컨소시엄 구성 등도 생각해 보고 있다.

 

착한공간연구소는 어떤 단체인가.

정 실장 : 여러 분야가 한 곳에서 같이 움직이는 팀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조경하는 팀도 있고 건축, 인테리어 팀도 있다. 시작한 지는 3년 됐다. 각각의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서로 뜻이 맞아 사무소를 차린 후 일을 공유하며 상생하고 있다. 융복합 개념의 공동체로 보면 될 것 같다.

원 실장 : 크게 보면 엔지니어링 같은 개념이다. 그런데 정확히 보면 친분에 의한 공동체(?) 정도가 될 것 같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직급도 있고 그런데 우리는 공동체로 편하게 일하고 즐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원 실장 :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용역비는 10년 전 그대로다. 학교 선배들도 10년 후에 참 좋을 거라고 말했는데 10년 후 지금의 현실은 아파트 붐도 지나고, 토목이 토목만 하는 것도 아니고, 업체수도 너무 많아지고 경쟁하는 것도 버거울 정도다. 가격도 계속 낮아지고 있고....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착한공간연구소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해 온 사람들이 뜻을 맞춰 한 공간에서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이다. 상생의 목적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설계로 또 다른 세상의 변화를 접하게 될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갖게 될 경험이 어떤 작용을 하든 긍정적 에너지가 가득하길 바란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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