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토론회’가 광화문시민위원회 주최, 서울시‧서울연구원 주관으로 지난 25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1700만의 시민이 이룬 촛불 혁명의 상징이자 사람 중심의 새로운 광화문광장으로 거듭나고자 전문가 및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의견의 공론화를 위해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는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시민과 처음 공유하는 자리로, 지난 21일 50인 전문가집단과 100인 시민대표로 구성된 광화문시민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토론회’가 지난 25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광화문광장 조성 시민토론회’가 지난 25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김원 광화문시민위원회 위원장의 "기존 계획안을 개선하고 현실적인 안으로 시민과 가까운 광장으로 만들기 위해 의견을 달라"는 개회식 발언 후 3인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소통공간으로서 풍수적·인문적·역사적 의미’를 주제로 김정탁 성대 교수가 광화문의 의미와 역사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광화문광장을 한양의 풍수지리를 언급하며 광화문을 인문지리학적으로 해석했다. “어떻게 하면 품위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 중심으로 자연적관점, 인문적 관점, 사회적 관점으로 고찰해야한다”고 언급하며, “촛불혁명과 6‧29 선언이 있었던 곳이다. 광화문광장은 민주주의의 아이콘이며 품위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이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한 임희지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민중심 대한민국 대표공간으로서 광화문광장이 역사적으로 훼손, 왜곡돼왔으며, 근대 들어 차량중심으로 단절됐음을 개선, 서울시와 함께 역사성, 장소성 회복 위해 여러 문제점 개선과 방향 원칙 만들어 기본계획이 마련됐음을 전달했다. 광화문광장 비전은 크게 ▲광화문광장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보행중심 공간 ▲역사 공간 회복 ▲다양한 시민중심 소통 공간 조성으로 나뉘고, 현재 전면 보행화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됐다. 향후 시위, 집회, 각종 행사 등 두민불편 최소화, 식재, 휴식공간 조성, 차량 통행 및 대중교통 이용 불편 최소화, 지역주민 참여 강화 등 기존 제기된 문제점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현상설계 공모지침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된 교통정책에 대해서는 ▲이신해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했다. 광화문광장 조성 위해 세종대로는 서측 차로 폐지해 6차로로 축소 및 광화문교차로 폐지로 교통이 설계됐다. 그리고 도심교통정책 방향은 광화문광장조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보행자중심의 공간 확보를 위해 녹색교통진흥지역 운영 원칙 하에 수립되는데, ▲승용차 도로 최대 4차로 축소 ▲6차로 버스통행도로 ▲자전거 차로 위계 구축 등으로 도로 공간이 재편되며, 차량통제 대안으로서 ▲순환버스 운영 ▲자전거 네트워크로 내부 통행 지원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 ▲생활권이 통과차량으로 불편하지 않도록 통과교통 억제 등이 계획됐다. 이 연구원은 “수요관리하면 현재보다 좋다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 변화하는 교통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반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 이후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에 대한 종합토론이 이어졌지만 김원 위원장을 좌장으로 토론회에 임한 11명의 패널들은 광화문 일대 주민들의 일방적인 불만 표출에 부딪혔다.

광화문을 주로 이용하는 종로구 및 성북구 주민들은 “차로를 줄이면 교통문제가 걱정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면서 왜 다시 조성해야 되는가.”, “차로가 없어지면 광화문광장은 섬이 된다. 노인들은 보행하기 힘들다.” 등 교통대란과 새로운 광장조성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냈다.

한 종로구 구민은 “기존 광장에 나무가 없어 그늘이 없다. 꽃과 나무 심어 이용할 수 없나”는 불평을 쏟아냈다. 이에 임희지 연구위원은 “양쪽이 도로라 소음이 있어 실제로 쉴 수 있는 광장이 아니다. 경관을 가려 큰 나무도 심을 수 없다. 광장을 사용하다보니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적어 바람직한 광장 모습이 어떤 것인가 생각하며 멀리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앞으로 이런 자리가 계속 마련돼야 한다. 시민 의견 반영해 현상설계 공모할 것이다”고 대답했다.

또, 시민들의 교통대란 우려에 대해서 이신해 연구위원은 “도심 전체콘셉트는 보행 중심이다. 승용차가 차지하는 공간이 빠지면 도심 사이즈가 자전거로 커버 가능하다”며 승용차 대신 다른 교통수단 대체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가운데 광화문시민위원회를 이끄는 김원 위원장은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을 향해 “시민들이 반대하면 광화문조성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생산적인 토론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자 성북구의 한 주민은 “광장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면서 품격 높은 곳으로 조성하기 위한 토론회다. 지역이기주의를 벗어나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 자산이다. 순기능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끝으로, 시민위원회 100인 시민참여단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시민토론회라 왔는데 토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토론이 성숙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서울시는 작년 5월 광화문포럼에서 발표한 ‘광화문광장 개선의 방향과 원칙’을 바탕으로 중앙부처 및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쳐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마련, 내년 초 실시설계 수립에 착수, 같은 해 말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은 2020년 착공돼 2021년 5월 새로운 광장으로 조성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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