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에 ‘한국조경협회’로 개칭…업계 구심점 단체로
38년 만에 ‘한국조경협회’로 개칭…업계 구심점 단체로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8.06.13
  • 호수 4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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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士)에서 화합(協)으로 전환
협회 운영방식 차기 집행부 일임
2011년 이민우 회장 때 추진
건설협회의 반발로 고배 마셔
지난 1월 17일 가든파이브에서 개최된 한국조경협회 (구 한국조경사회) 정기총회에서 명칭 변경 안이 가결됐다. 최종필 회장(원안)  [사진 지재호 기자]
지난 1월 17일 가든파이브에서 개최된 한국조경협회 (구 한국조경사회) 정기총회에서 명칭 변경 안이 가결됐다. 최종필 회장(원안)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사단법인 한국조경사회가 지난 5월 28일 국토부 승인으로 38년 만에 한국조경협회로 명칭이 격상됐다. 지난 2011년 4월에 추진 이후 7년 만에 명칭이 변경된 것이다.

국토부가 발송한 정관변경 승인 전문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 한국조경사회 문서 제18-040호와 관련해 ‘「민법」 제42조 「국토교통부 및 그 소속청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6조의 규정에 따라 변경 허가한다.’고 명기했다.

이에 한국조경사회 정관 제1조 중 협회의 명칭 ‘사단법인 한국조경사회’를 ‘사단법인 한국조경협회’로 하는 것과 부칙 제1조(시행일) 이 정관은 국토교통부장관이 허가한 날부터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한국조경사회 단체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게 됐다.

한국조경협회로 바뀐 후 조경계도 발 빠른 소식을 전했다. 유선희 정원문화부회장은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협회 명칭변경이 이루어짐은 우리 조경업계의 경사이다. 그동안의 조경사회에 대한 오해와 인식을 바꾸고 새로운 업계의 구심점으로서의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업계의 조경인은 필수적으로 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우리 권익을 위해 노력하고 지원하는 것이 조경발전의 길일 것”이라고 반겼다.

정주현 한국조경협회 고문도 “전문 기술자 집단이란 다소 한정적인 명칭이 우리 업계부터 보다 자유로워지고 대국민 홍보나 접근에 있어서도 보편성을 가지고 명실상부 조경계의 대표 단체의 성격이 명확해 졌다”면서 “최종필 회장과 집행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환영하고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황용득 한국조경협회 명예회장은 “고생이 많았다. 후속적으로 처리할 일이 많겠다. 잘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흡 한국조경협회 대구·경북시도회 회장도 “오랜 역사의 조경사회가 간판을 내린다니 아쉬운 마음도 교차한다”며 “이제 조경협회란 이름에 걸맞게 각종 조경단체 및 협의회가 하나로 통합되고 전국에 지부를 두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최종필 한국조경협회 회장은 “숙원 했던 명칭 변경이 잘 진행돼 다행스럽고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오랫동안 조경사회를 이끌어 온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그리 편치만은 않은 것 같다”고 무거운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분명 이번 명칭 변경은 조경의 업역 확장 가능성이 넓어진 것이 사실인 만큼 조경협회가 나아갈 방향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경협회는 지난 11일 오후 4시 협회 사무국에서 최종필 회장을 비롯해 명예회장, 수석부회장 등 회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행정적부분과 BI(Brand Identity)부분은 올해 진행해 나가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협회 운영방향과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노환기 차기 회장단에게 일임하는 것으로 논의 했다.

 

역사가 된 한국조경사회

한국조경사회는 지난 1980년 6월 21일 설립된 후 2018년 5월까지 456개월 약 38년 동안 한국 조경 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조경사회의 원 출발은 조경기술사를 중심으로 설계나 발주처에 있는 사람들이 주축이 돼 태동됐다. 때문에 기업 단체가 아닌 조경 인의 단체이기에 조경계를 대표하는 대표성을 두기에는 다소 불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사회는 2006년 4월 조경공사 적산기준 개선방향에 관한 공개토론회를 비롯해 2008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체계 개선방향 발간, 2009년 5월 제4회 대한민국 조경대전, 2009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조경사회보 발간, 시공사례지 답사, 조경감리원 간담회 등 인적자원으로 구성된 단체임에도 활발한 산업활동에 적극적이었다.

2010년에는 한국조경사회 부산지회가 창립된 것을 비롯해 2014년 울산시회, 2015년 대구 경북시도회가 설립되면서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갔다.

조경인들의 기술적 발전을 위해 조경기술세미나 및 기술지 발간을 비롯해 조경실무아카데미, 수목관리상담, 도시농업세미나, 조경 식재설계를 보는 시각 세미나, 귄터벨찌히 특별초청강연, 조경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 개정을 위한 공청회, 조경시설물 디자인 침해 및 다수공급자 계약(MAS) 세미나 등 조경계 이슈를 다루는 행사 등에 주최·주관하며 중추적 단체로의 입지를 다졌다.

일본 조경인들과 매년 홈&어웨이 방식으로 양국을 오가는 축구대회를 개최하며 한일 조경인들과의 인적 교류도 지속해 나가고 있다.

 

국토부에서 전송한 한국조경협회 정관변경 승인 전문
국토부에서 전송한 한국조경협회 정관변경 승인 전문

 

쉽지 않았던 명칭 변경의 아픔

조경사회에서 조경협회로 명칭 변경이 의결된 것은 지난 2011년 제16대 이민우 회장(현 공주대 교수)때의 일이다.

2011년 4월 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제31회 정기총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폭 넓은 활동 및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관의 명칭을 ‘한국조경협회’로 개정하고 회원 규정도 그에 맞게 개정키로 하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됐다.

당시 이민우 회장은 “한국조경사회라는 명칭은 기사와 기술사 모임이라는 인식의 한계가 있다. 실제로 많은 동문과 지인들이 가입을 하고 싶어도 기사나 기술사 모임이라고 생각해 참여를 꺼렸다”며 “이에 선비사 부분을 빼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협회로 바꾸자”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추진한 한국조경협회로의 명칭변경은 거대한 산에 막힌다.

바로 대한전문건설협회의 반발로 무산된 것이다. 조경사회가 4월 1일 총회에서 가결된 원안으로 당시 국토해양부에 개정 승인을 요청했으나 대한전문건설협회가 불가 입장 서명을 국토해양부에 전달하면서 결국 백지화 된 것이다.

전문건협의 반대 사유에는 ‘조경사회가 조경협회로 명칭이 변경될 경우 현재의 조경식재시설물공사협의회와 상충돼 업역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4월 국토교통부에 개정 승인을 요청할 때만해도 반발에 대한 전례가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려와는 달리 순탄하게 명칭 변경이 진행돼 조경계는 침체기에서 전환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민우 공주대 교수(한국조경사회 제16대 회장)는 “최종필 현 회장이 전화로 연락을 해 왔길래 나 역시 한번 해 보자고 의견을 냈다”며 “조경협회는 대의 명분상으로 조경계를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소회했다.

이제 한국조경협회이다. 선비 사(士)에서 화합할 협(協)으로 단순히 친목단체로 오해를 안았던 조경사회가 조경협회로 명실공이 조경산업을 이끄는 업의 단체로의 비상을 시작한 것이다.

 

조경협회 비전, 방향성 정립이 핵심…협치 필요성 대두

조경기술사 구심점 상실 우려도

시공 등 다양한 분야 참여 숙제

재정 건전성에 추진력 달라져

이번 조경협회로의 명칭 변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한 반면에 반대의 입장보다는 우려와 충고의 목소리도 섞여 있다.

조경시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다. 진작에 바꿨어야 했는데...”라며 “협동조합이나 연대 등 공격적으로 목적의식을 명칭에서 나타내야 하는데 애매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마치 기술자집단으로만 비쳐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민우 회장이 시도 했을 때 그 때 못 바꾼 게 아쉬웠다.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권익과 이익을 대변하는 명칭이 묻어난다. 명칭이 바뀐다고 정체성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A대학 모 교수도 부정보다 긍정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경사회 초반에는 기술사보다는 기사가 많았다. 초창기에는 기술사들의 참여가 두드러졌지만 점차 저조해졌고 벌써 조경기술사들이 많이 배출됐음에도 거의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원래 기술사나 기사 모임으로 핵심적으로 가고 싶었지만 유통자재 등 시공사 대표들도 있고 후원은 그 분들이 더 많이 하는데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몇몇 기술사들이 내비친 서운함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들과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설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경사회 회원은 평생이다. 일반적인 조합이나 협회의 경우 업을 하지 않으면 회원자격이 정지되지만 조경사회는 그렇지 않다”며 “인의 단체라는 성격이 희석되는 부분이 있다. 시대의 변화라 보지만 조경사회의 명칭 변경이 옳은 것인지 얼마나 득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조경사라는 단어가 있는 상징성... 기술사나 기사, 조경학과를 나온 순수혈통에 대한 문제를 깨고 싶다는 생각에서 추진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사견임을 전재로 말했다.

그렇다면 전문건설 측 입장은 어떤가. 익명을 요구하는 한 관계자는 “국토부 산하에서 인정하는 단체는 전문건설협의회다. 한국조경협회는 어떤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중요한 것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산하 단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조경사회 자체가 조경업계를 대표해서 활동했는데 어떤 성과를 누리는지는 모르겠다”며 “조경사회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총괄해서 대변하고 있는데 그게 전문에서 볼 때... 사실은 움직이는 포지션을 보면 전문건설보다 위에서 움직이려는 느낌이 들었다. 때문에 그 여파가 전문업체로 옮겨오는 것 같다. 정책적인 면이라든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에 대한 현안들을 제대로 반영하길 바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정리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조경협회의 방향성과 전체적인 큰 틀은 노환기 제20대 한국조경사회 차기회장(중앙)과 제상호 감사(좌측), 이홍길 수석부회장(우측) 등 집행부에 일임키로 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한국조경협회의 방향성과 전체적인 큰 틀은 노환기 제20대 한국조경사회 차기회장(중앙)과 제상호 감사(좌측), 이홍길 수석부회장(우측) 등 집행부에 일임키로 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한국조경협회의 방향성

한국조경협회가 이제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조경산업계에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야 하고 그에 따른 정책적 움직임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경기술사나 기사들의 단체모임이라는 편견이 깨짐과 동시에 이미 오래전 진입문턱이 낮아진 만큼 회원사 확보는 물론 회비납부에 있어서도 확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문협회는 회원사들로부터 실적신고를 받아 공사금액 대비 어느 정도의 퍼센트를 회비로 납부 받아 살림을 해 나간다”며 “조경협회도 정책추진이나 비즈니스 활동, 홍보 활동 등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협회활동에 추진력이 생길 것이다. 회원사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지만 감수 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적인 부분은 두 번째 문제라 생각한다”라고 조언했다.

또 한편으로는 앞으로 한국조경협회가 조경관련해서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모 교수는 “전문건설업과 일반건설업에 협회가 있는데 조경위원회가 아직도 협회 이름을 못쓰고 있다. 이는 대한건설협회 산하에 있다 보니 불합리함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며 “어디서든 조경에 관해서 충분한 자기 목소리를 내 조경계의 권익과 이익을 위해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지재호 기자님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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