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기 한국조경협회 회장   [사진 지재호 기자]
노환기 한국조경협회 회장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노환기 한국조경협회장은 산림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국토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임을 밝혔다.

국토부와의 관계 정립은 조경계와 국토부와의 소원한 관계를 풀어보고자 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더 큰 그림은 산림청이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도시숲법 제정에 따른 도시공원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토부 협조가 필요한 만큼 조경계의 목소리를 국토부에 전달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토부와 관계 정립

이를 위해 노 회장은 이상석 한국조경학회장과의 연대를 통해 조경의 법제적 문제와 대국민·대정부를 상대로 조경을 알리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조경의 필요성 등을 어필할 방침이다.

“산림청의 도시숲법 제정에 관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도시공원 안에 휴양림 등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실 ‘도시’라는 명칭이 들어 있는 법안 이라면 국토부가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문제인 만큼 산림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국토부와 함께 긴밀하게 협의해야만 도시공원 진입 문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힘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노환기 회장은 실질적으로 조경계의 목소리가 산림청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숲법 제정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노 회장의 판단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토부는 ‘도시’를 다루기 때문에 도시로의 진입에 있어 협조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그동안 조경계는 국토부와 이러한 문제로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매우 아쉬운 부분을 보였다. 일화로 이상석 학회장이 지난해 국토부에 3~4차례 다녀 온 것이 가장 많은 방문이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지금까지 조경계는 볼멘소리만 했지 실질적으로 국토부를 찾아가 논의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와 얘기를 하다보면 조경이 덩치가 작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안에서 뭘 얘기하려해도 관심거리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경을 버릴 수가 없다고 하더라”며 노 회장은 국토부 관계자와의 후일담을 소개했다.

 

조경업의 구심점

친목단체의 성향이 강했던 조경사회에서 이제 협회로 거듭났으나 불만의 목소리도 있지만 조경산업의 중심부로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마도 또 다른 기회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총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발족한 것은 조경의 업과 산학을 모두 통틀어서 연합하겠다는 단체를 의미한다고 본다. 하지만 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시공과 설계, 자재, 유지관리, 감리 등 이것을 아우를 수 있는 역할은 기존에 조경사회가 해 왔었다. 명칭 자체가 사(士)라는 게 기술사나 기사 등 국한된 느낌이 있다 보니 통합을 위해서는 명칭을 바꾼 것이라 본다.”

노 회장은 협회로의 명칭 변경이 같은 업의 입장에서 대외적으로 대변해 줄 수 있는 단체로써 협회가 분명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격상된 만큼 내부 조직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먼저 노 회장은 제19대 임원 조직 기구를 근간으로 이어가면서도 일부 조직에 변화를 줬다. 이를 테면 정책연구소 신설과 정원분야의 독립된 분야를 설계에 흡수시킨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원분야의 부회장 자리는 경관이나 재생 쪽으로 독립해 부회장 체제의 시스템으로 변경·운영할 예정이다.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장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 부분이 바로 ‘세대 간 연계’이다. 어떻게 보면 이 점에 대해 지난해 노환기 회장 선출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외부의 시각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일 수 있다.

“내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본다. 기존에 조경 1세대나 1.5세대는 70년대 학번이지만 80학번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나 역시 60대의 접어들고 있다. 나보다 10년 밑 후배들도 50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현실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 대해 수혈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개방하고 접근했지만 함께 하려 하지 않았다.”

이는 세대 간에 곡해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톨러런스(Tolerance)라는 말이 좋은 뜻도 있지만 은폐된 패착의 논리라는 생각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처음 출발했을 때 권력의 집중화로 밑으로 많이 내려가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인식하더라. 이는 전체적으로 조경계에서 힘의 논리일 뿐만 아니라 결국 생업과도 연관돼 오해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 회장은 충분히 공감을 표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 테면 이로 인한 거부감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조경계를 위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40대 초반이나 젊은 친구들이 새로운 그룹형으로 생겨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간층이 이 부분을 놓치게 되면 밑에도 치이고 위에도 결국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잊혀져버리는 세대가 될 것이라 본다. 내 뒤의 다음 세대는 분명히 그들이 해야 하는데 말이다···.”

노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의 임기에도 계속 노크할 것임을 밝혔다. 물론 주어진 시간은 1년 정도가 될 것이지만 그들의 마음이 열렸을 때는 일부를 교체해서라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지금이라도 바탕을 만들어두지 않으면 다음 대에서는 완전히 바꾸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하는 것 같다. 더욱이 조경의 위기가 곧 소멸의 위기까지 언급되는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골든타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감리문제 풀어야 할 과제

조경감리 문제는 청원을 위한 서명도 받았고 몇 차례의 간담회를 거쳐 올해에는 본격적인 움직임을 위한 구상도 펼치고 있다. 지속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2월 말일자로 제19대 협회장 임기가 만료된 최종필 명예회장은 노환기 제20대회장에게 양해를 구해 유재호 전 조경감리분과위원장과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이번 감리 청원에 있어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업계 입장에서 서로 밥그릇을 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당연히 우리 몫이기 때문에 항의를 하는 것인데 이것을 청원 정도로 되느냐 하는 것이다. 협회 혼자서는 힘들다. 학회와 함께 정식으로 국토부에 논의를 제안해야 한다. 두 번째는 시공업체들이 조경감리를 반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주 작은 시야에서 서로를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골칫거리가 생긴다는 이유로 반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력창출은 물론 질적 향상을 시킨다는 점에서 인식변화가 요구된다.”

노 회장은 청원의 수준에서 끝낼 게 아니라 국토부를 상대로 협회차원에서의 대응보다는 학회와 함께 움직여 확장된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는 의견이다.

노환기 회장은 ‘생존’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사용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협회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유관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중앙부처, 법제기관과의 소통 등 연계성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1년간은 환경조경발전재단과 조경학회, 조경협회가 공동으로 대처해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어 조경설계기준 또한 조경설계업협의회와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협회의 순 기능을 이용해 대국민·대정부를 대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체육대회도 별도의 공간이 아닌 장소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변형된 조경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조경박람회 또한 이러한 기조에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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