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설계 기반이 흔들리면 조경업계 전체도 위험하다. BIM 조차 준비하지 못한 조경계는 증강현실 AR(Augmented Reality) 시대를 준비하는 시대 속에서 가상현실 VR(Vertual Reality)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조경업계에 닥칠 위기는 곳곳에 내재돼 있다 할 수 있다.

골든타임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조경설계 시장이 어떠한 존재에게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인지 본지는 지난 433호에 이어 2. 다가오는 AR시대, 조경설계 분야의 대비책은? 무엇이고 그 실체에 대해 조명해 보았다.

▲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Go는 AR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게임이다. 주목할 부분은 공원이 하드웨어적인 부분이라면 소프트웨어가 접목될 경우 경제적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경과 문화 또는 교육과도 융합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사진제공 zam.com>

공원에 등장한 티렉스

철민이와 희진이는 서울 보라매공원 고글을 끼고 산책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연신 밀고 당기고 좌우로 휘젓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눈다.

“티렉스가 나타나면 바로 숨어야 하니까 나무조차도 건드리지 마.”

“어제 모은 거 티렉스 때문에 다 날렸잖아…”

 

위와 같은 상황은 공원에서 고글을 착용한 채 게임을 즐기는 것을 이해를 돕기 위해 설정한 것이다. 지난해 강원도 속초에서는 때 아닌 포켓몬GO 바람이 불면서 지역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받자 도청에서는 포켓몬GO를 잡으러 다니는 헌터(게이머)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올해는 정식으로 한국 전역에 출시되면서 그야말로 태풍의 눈으로 자리하면서 게임업체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한정된 공간을 넘어 이제 증강현실(AR)에서 답을 찾기 위한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건축, 토목은 위협적인 요소로 보고 시스템 강화와 프로그램 교육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교육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고양시 제일중학교에서는 ‘VR미래진로직업체험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기회로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활용한 것이다.

체험 중 건축과 VR에 대해 체험한 학생들은 대부분 건축과 VR을 융합하면 집을 설계하기 전 안전도를 점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렇듯 건축은 VR시장과 AR시장에 대해 민첩한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BIM을 이용해 VR로 구현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AR로 전환되고 있을 만큼 엔지니어링 시장은 거대한 시장 선점을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CAD/CAM으로 시장이 형성돼왔지만 이들은 모두 VR로 대체될 전망이며, 실제 미국 기업들은 R&D 부서 안에 협업을 AR과 VR을 이용하고 있을 만큼 활성화되고 있다.

박서기 IT혁신연구소 소장은 “AR/VR은 부동산 거래 시장에도 관여하고 건축은 물론 교육 등 공간제약이 없는 한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10여 년의 시간차를 두고 있을 만큼 건축과 조경설계 환경은 점차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공원에 등장한 티렉스에 대해 건축은 위협적으로 인지하고, 조경은 남의 일처럼 느끼는 결과는 부익부 빈익빈의 차이가 아닌 사고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VR/AR시장 선도적 대응 나선 정부

지난 10일 서울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서는 ‘한국 VR AR 콤플렉스(KoVAC : Korea VR AR Complex)’ 개소식이 열렸다.

국내 개발자와 기업들에게 교육과 창업, 기술 및 인프라, 상용화 등을 연계 지원하는 센터를 개소해 국내 핵심 기술과 인력 등의 역량을 결집하고, 가상증강현실 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조성된 것이다.

이날 미래부 최재유 차관은 VR펀드와 세제혜택, 연구개발 등 다양한 정책 추진을 통해 2020년까지 VR전문기업 50개 육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래부는 가상현실 분야 규제혁신도 진행했다. 이를 위해 불합리한 시설 규제를 개선하고 VR콘텐츠 등급 심의도 개정했다.

국토부도 보편화된 한국형 BIM 표준 라이브러리에 기존 벽과 바닥, 창호 등 주요 건축부위에 대한 1000여 개의 데이터에 2200여 개를 추가해 총 3200여 개의 라이브러리로 확대했다.

지난해 1차 공개된 IFC(Industry Foundation Classes)와 레빗(Revit) 포맷 외에 카티아(CATIA) 포맷을 추가 제공하고 사용 소프트웨어 업계의 여건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포맷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라이브러리와 연계해 활용 가능한 자재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부분 상세 내역과 시범 단가 등 기술 콘텐츠도 함께 배포하여 실무 활용성도 높였다.

▲ AR은 도시계획의 경우 실패 요인을 줄이고 위험요소, 도시재생, 교통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FRACTURE mixed reality>

BIM 활용도부터 높여야 한다

조경업계는 아직 BIM에 대한 이해조차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항간에는 ‘BIM이 조경에 필요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VR과 AR도 중요하지만 우선 BIM의 활용도부터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의 한국형 BIM 표준 라이브러리에는 지리정보시스템(GIS) 활용 BIM 기반 설계지원 시스템과 구조계산서 연동, 계산 견적 시범 프로그램 등을 함께 제공하여 지형과 대지 계획 등 설계 때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작업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지원 프로그램은 건축 분야 BIM 설계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BIM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활용하는데 기준을 두고 있다. 배식이나 조경 설계 프로그램이 지원된다면 조경업의 기반은 뿌리째 흔들릴 것은 분명하다.

이에 대해 이두열 EM디자인 소장은 “조경은 현재 CG정도 만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나마도 외주에 의존하는 형태이며 공원의 토공, 배수, 분수까지도 뺏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유는 구한말에 외세가 들어왔을 때 총보다 익숙한 활에 의존하고 있는 닫힌 사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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