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은 모두 프로그램으로 만든다. 더 이상 미술전공자를 뽑지 않는 이유다. 아름다움이 공식화되었기 때문이다. 자연도 수학이 들어있다. 점을 그리면 도심을 구하게 된다. 달팽이집이든 잠자리 눈이든 모두 수학이 들어있기에 가능하다. 이것을 데이터화 한다면 빠르고 정확한 설계가 가능한 시대가 바로 현재라는 사실이다.”

▲ 이두열 소장은 조경산업이 확장하기 위해서는 융합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사진 박흥배 기자>

조경계에서 이두열 EM디자인 소장을 두고 ‘이단아’로 평가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첨단장비를 이용해 조경이 건축이나 토목 등에 침해 받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조경에 프로그램이 웬 말이냐?’하는 세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주장이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BIM이나 VR, AR이 조경에 우려할 정도로 피해를 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들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서게 된다. 본지에서는 이 소장을 만나 그가 주장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들어 보았다.

BIM이 조경에 끼치는 영향은?

현재 건축은 10여개 메이저 기업이 BIM을 이용하고 있다. 토목의 경우 교량과 댐 설계에 주로 적용하고 있다. 건축은 폴리곤(Polygon Surface)에 의한 유사 곡면이 이용되고 있으나 컴퓨터 기술발전으로 넙스(Nurbs Surface)에 의한 정확한 치수의 곡면을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제품 모델링에 사용될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넙스의 부드러운 곡면과 수정이 편리한 폴리곤의 장점을 결합한 섭디비전(Subdivision Surface)이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그림으로 전달된 방식이 선호되었지만 CG작업으로 진행되면서 공모전에서 보편화돼 선정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점차 하이퍼리얼리티로 진화되면서 간접적으로 체험도 할 수 있는 형태의 조감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조경은 현재 CG정도 수준에 이르고 있고, 그나마도 외주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술이 산업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우리나라는 63%가 산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BIM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 박흥배 기자>

그렇다면 건축과 토목의 조경계 압박은 진행형이라 보는 것인가?

그렇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대비해 지난 10여 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골프장은 토목과 조경의 결합체라 할 수 있다. 골프장의 메이저회사는 대략 10개 정도가 되는데 8개 회사가 토목을 전공한 사람들이 조경을 맡고 있었다.

홀 마다 태양광의 방향에 따라 어느 홀에서 어느 방향으로 눈이 부신지도 미리 예측해서 설계가 가능한 게 지금의 기술이다. 더 나아가 조성되지도 않은 골프장에서 직접 체험을 하고 싶어 하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VR로 시연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또한 게임과 접목해 보면 시연이 게임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10년 전부터 행해진 기술이기에 진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는 상상만으로도 이해될 것이라 본다.

BIM 프로그램의 정확한 쓰임새는 무엇인가.

예를 들자면 한국은 63%가 산지를 이루고 있다. 이는 BIM이 최적화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고, 가장 필요로 되고 있는 형상이다. 지맥분석을 25km 단위로 나눠서 대용량 데이터를 구동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골프장 18홀 정도는 디자인하기에 무리가 없다.

경사분석과 고도분석을 3차원으로 진행하는 것은 물론 지적도에 올려놓고 구입할 땅과 구입하지 않을 땅도 분리가 가능하다. 등고선을 자동화기술로 설계하고 일부 토지를 절토했을 때 나오는 암반의 양도 확인이 가능해 공사비 절감과 환경적인 측면까지 감안한 설계도 실현할 수 있다.

모델링이 나오면 물량산정과 지형 및 자연환경까지 전산화했기 때문에 3차원으로 들어가 암반을 피해 크로스 체크가 진행돼 예측 가능한 부분을 디테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CG는 2D설계가 주를 이루었다면 BIM은 3D설계로 현실과 최대한 유사한 모델 디자인이 가능하고, 기하학적 건축과 시설물의 등장, VR로의 연계가 가능하다.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AR 증강현실은 4D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 디자인은 물론 IOT와 연계, 바람길과 음영분석까지 도출해 낼 수 있다.

BIM과 AR은 어떤 부분까지 구현이 가능한가.

아파트를 예를 들겠다. 아파트의 경우 조경으로 배식만 진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BIM을 이용해 내외 주차장 배치는 물론 디자인된 아파트를 항공투영해 암반 위치를 파악하고, 용적률을 맞추면서 바람길과 스카이라인이 될 수 있도록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섹션으로 자르고 3D 프린터로 출력이 가능하다. AR은 4D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바람이 아파트 사이를 흐르는지 외곽으로 흐르는지 등 바람의 흐름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외 소음, 수직과 수평 모두 한 눈에 체크할 수 있다.

이 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비롯해 비와 눈, 태양의 움직임과 구름의 흐름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조경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도 볼 수 있다.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GO가 AR로 구동되고 있는데 현실과 가상현실이 융합되기 때문에 어떠한 조건에서도 예측 가능한 다음 순서도 정할 수 있게 된다.


강남구에서 제안해 온 체육관 건립 관련된 일이 있다. 개발제한구역에다 복구 개념으로 공원을 조성하면서 체육관 건립에 대해 제안을 받았다. 조경은 훼손의 개념이 크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이후 강남구에서 체육관 건립을 철회한 바 있다.

▲ 입체설계를 통해 시간과 날짜별 음영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 사진은 시간대별 음영을 나타낸 모습 <자료제공 EM디자인>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행된 사업이 무엇인가?

세종시의 경우 너무 넓어서 세종시 전체를 프로그램을 이용해 스캔 작업했다. 그 다음 좌표를 정하고 드론을 이용해 드론이 좌표대로 다니면서 촬영했다. 이 데이터를 취합해 설계중인 CG작업이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조감도가 설계의 마지막 작업으로 진행되지만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되면 디자인 한 것을 3D PDF로 작업해 클라이언트가 클릭만으로도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입체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세곡2지구 근린공원의 3D 시뮬레이션 용역 사례를 통해 절성토 분석과 암노출도 분석, 토지이용계획 투영 등 실시한 바 있다.

세곡2지구의 경우 조경을 조성 후 50년 후의 모습들을 보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해 데이터를 활용한 VR 시연을 통해 전·후의 모습을 선보였다.

▲ 스피드 트리는 나무와 풀의 생장주기를 입력하면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자연 그대로를 표현해 낸다. <자료제공 SpeedTree >

50년 후의 모습은 어떻게 시연했나?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렵게 진행됐다. 우리가 찾지를 못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조경 관련 연구논문 중에 식재된 나무가 몇 년 후에 R이 얼마고,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었다.

토목공학과도 가보고 다른 학과도 확인해 봤지만 찾지를 못했다. 그러다 산림하는 지인들에게 알아보니 거기에서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몇 년 전 프로젝트로 70년 정도 된 지역에 설계를 두 곳 한 적이 있는데 이 곳에 식재된 4000그루 가량의 나무를 모두 조사했고, 우리나라의 노거수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아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달돼도 기본 자료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샘플을 얻었다. 조도분석을 통해 조합될 나무를 찾아야 했고, 급경사에서 잘 자라는 식물, 유속이 빠른 곳에 달뿌리풀이 잘 자랄 수 있는 지 유속별 데이터도 필요했다.

조사를 완료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점을 뿌린 다음 표준편차에 해당되는 그래프를 찾아서 로그 그래프를 만들었다. 공식을 만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배식도와 연결을 하면 몇 년 후 나무가 어떻게 자라는 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이것을 가지고 스피드 트리라는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작업이 진행되면 게임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실제 같은 나무와 풀이 조성된 현실 같은 공원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데이터화 되면 가능한 일들이다. 그래서 빅데이터(Big Data)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이터만 정리되면 반복되는 작업을 할 이유가 없게 된다.

끝으로 할 말이 있다면

옥외공간을 BIM으로 할 사람이 있을까? 이 점을 생각해 봤다. 토목의 경우 기술이 있지만 공간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다만 골프장 설계를 했던 사람들은 설계에 따른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야근이나 적은 보수, 분야에 따른 차별 등에 대한 우려가 없다. 스캔된 데이터를 활용해 모두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가 나간 후 몇몇은 “CG업자들이 조경을 침범한다”, “이거 써 봤는데 아직 시기상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경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경도 건축과 같이 데이터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형물도 모두 프로그램으로 만든다. 미술전공자를 뽑지 않게 되는 이유도 아름다움이 공식화되었기 때문이다.

자연에도 공식이 존재한다. 모든 자연에는 수학이 있고, 프로그램을 이용해 회로에 공식을 대입하고 점을 그리면 도심을 구한다. 이에 따라서 디자인이 진행된다. 그것도 아주 빠르고 정확한 설계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두열 EM디자인 소장

경희대 조경학과

홍익대 토목공학과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미술학 석사

전. 산림청 동계올림픽 기술자문

전. 서울시 심사, VE위원

전. 국회 환경포럼 기술자문

전. LH공사 기술, VE심의위원

전. SH공사 VE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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