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한일 인공지반녹화 국제세미나’가 지난 23일 서울시 서소문별관에서 열렸다

한일 옥상녹화전문가가 2년에 한 번씩 한국와 일본에서 번갈아 여는 ‘제7회 한일 인공지반녹화 국제세미나’가 지난 23일 서울시 서소문별관에서 열렸다.

이날 김현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도시녹화 산업은 도전과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산업의 성장은 둔화시키는 반면,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로 도시녹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도시녹화, 인공지반녹화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오가와 소이치로 시미즈건설 부장

기조발표에 나선 오가와 소이치로 시미즈건설 부장은 ‘Ecological Landscape의 디자인 기법‘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에코로지컬 랜드스케이프가 무엇이며, 조경과 차이, 구현 방법 등을 설명한 후 이쓰쿠시마 습지공원 등 시공사례를 소개했다.

오가와 소이치로는 “에코로지컬 랜드스케이프란 지역의 잠재능력을 이용하고, 그 지역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을 보전하고 창출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하고 ▲지역 환경의 잠재 능력을 파악하기 ▲사람이 손이 필요한 곳과 필요하지 않은 곳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람이 1/2을 만들고, 나머지 1/2는 자연이 만든다는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조경은 사람들이 만들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라면, 에코로지컬 랜드스케이프는 자연이 만들고 싶은 공간을 사람이 돕는 기술이며, 자연의 힘을 절대적으로 빌려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 환경의 잠재능력을 파악하는 ‘생태계’, 조성 및 배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엔지니어링’, 스케치를 통한 경관을 검증하는 ‘디자인’ 등 3가지 중요성을 덧붙였다.

▲ 안계동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두 번째 기조발표로 나선 안계동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연트럴파크’라는 애칭을 얻은 ‘경의선숲길 공원조성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경의선숲길’은 2011년 경의선을 지하화하면서 지상부 유휴부지를 공원화한 사업으로, 규모는 총 연장 6.3km 중 4개의 지하철역을 제외한 4.3km에 10만2000㎡다.

공원은 시민참여를 통한 공원만들기, 생태환경 만들기, 주변지역과 연계하기 등 3가지 조성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안계동 대표는 “계획설계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몇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공원인프라만 조성하고 나머지 빈 공간은 시민참여로 공원을 채워가는 방식인 미완결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랫동안 철길로 단절된 지역주민들을 위해 주변 골목과 공원이 만나는 곳을 스페이스공간으로 조성해 적극적인 이용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모티브는 옛 경의선 철길에 대한 기억과 흔적이 지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법이 도입됐다.

특히 철로, 열차, 플랫폼 등 철길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레일, 침목, 쇄석 등 기존 구조물을 소재로 활용했다. 또한 철길의 평행 패턴을 식재, 포장, 시설물 형태에 모두 적용했다.

현재 경인선숲길은 공원 개장과 함께 ‘연트럴파크’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시민들 사랑을 받고 있다.

공원 개장 이후 주변지역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공원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서 주변상권이 활성화되고 있고, 서울시에서는 ‘경의선 공원화 주변지역 관리방안’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공원을 관리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직인 ‘경의선숲길지기’가 조직됐다. 여기에 지역주민, 상인, 문화예술가, 시민단체, 학교 등이 참여하는 ‘시민협의체’를 구성하고, 4개 지역 지역협의체를 조직화했다.

안계동 대표는 “경의선숲길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공원 내 쓰레기 문제, 야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등 시민협의체가 공원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며 “설계만으로 좋은 공원이 되지 않는다. 발주처의 의지와 시공 및 감리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와 시공감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 히가 에이타로 (주)히비야 아메니스 특수녹화담당자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히가 에이타로 (주)히비야 아메니스 특수녹화담당자가 ‘녹지를 이용한 옥상의 재생-세이브 이케부쿠로 백화점 본점 옥상녹화’사례를 소개해 큰 호응을 끌었다.

이케부쿠로 지하철역에 있는 세이브 이케부쿠로 백화점은 몇 십년 된 노후 건축물로 옥상 리모델링을 통한 변화를 시도했다.

백화점 옥상의 하중은 1㎡당 90kg이고, 사람의 들어갈 수 있는 곳 하중이 170kg에 불과해 내진보강이 필요한 곳이지만, 이곳에 ‘모네의 수련 정원’을 실현하고자 했다.

히가 에이타로는 “내진보강을 위해 기존 건축물의 기둥을 잇는 짧은 기둥을 세우고 상부 전체를 골조로 기반을 새로 만들었다”며 하중을 분산하기 위해 내진보강을 실시했음을 강조했다.

기반공사 이후 모네의 수련정원을 새롭게 연출했다. 상업시설임을 감안해 다양한 이벤트 연출을 위해 이동식 플랜터박스 200여 개를 배치해 사용하고 있으며, 야간조명을 통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리뉴얼 이후 백화점 옥상 이용객은 하루 평균 5000명, 주말에는 1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시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히가 에이타로는 “옥상녹화를 통한 고객의 증가로 상업시설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인 만큼 건물주의 의지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상업시설은 질적인 변화가 없으며, 고객은 금방 실증을 낸다”며 “유지 및 운영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발표는 김진수 (주)랜드아키생태조경 대표가 ‘옥상녹화로 유명한 세계의 건축물’을 소개했으며, 토요다 유키오 수목환경조경가의 ‘옥상임대 텃밭과 에이블 가든’에 대해, 최창호 (주)휄코리아 대표가 ‘녹화기술기반 생태순환산업 창출’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한편 이번 행사기간 동안 일본전문가들은 ▲경의선 숲길, 서울신청사 벽면녹화(26일) ▲춘천 네이버 옥상녹화(데이터 각, 커넥트 원) 및 세종시 정부청사 옥상녹화(27일) ▲서울역 고가 시공현장(28일) 등의 현장답사를 실시했다.
 

▲ ‘제7회 한일 인공지반녹화 국제세미나’가 지난 23일 서울시 서소문별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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