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성에서 개최한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모델정원 10개, 실험정원 9개를 선보였다. 이중 실험정원은 '안성의 문화'가 주제로 던져줬다. 참가자(팀)는 ▲그린핑거스 밥상정원 ▲시민정원사협동조합 조화의 꿈 ▲심세진 바우덕이야 놀자 ▲오현주 해야, 고운해야, 해야솟아라 ▲이유미 바람따라 소리따라 ▲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어느 살판난 장돌뱅이의 남겨진 보따리 ▲김영재 엄마의 빈자리_툇마루 ▲최윤희 樂원 ▲최재혁 몽상정원 등. 안성의 문화와 정원의 만남. 개성어린 작가들을 각기 어떻게 표현했을까. 

기획·진행 / 배석희·윤진석·이동원·전지혜
사진 / 박흥배·배석희

꽃·풀·물 어우러진 안성의 들판
<인터뷰> 오현주 - ‘해야, 고운해야, 해야 솟아라’

▲ 오현주 작가

본인을 소개한다면
그람디자인에 근무하고 있으며, 박람회와 다양한 정원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실외정원 부문 ‘네이처다이닝’이 첫 작품이고,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 컨셉트는?
안성 출신 박두진 시인이 안성의 꽃, 풀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시를 많이 썼다는 점에 주목하고, 꽃과 풀, 그리고 물이 어우러진 들판을 표현했다. 특히, 박두진 시에 등장하는 꽃과 식물 중심으로 식재했는데, 대표적인 꽃이 흰 장미다. 가장 뒤편에는 각파이프로 산을 형상화하고, 정원을 가로지르는 수공간은 냇가를 표현했다. 또한 수 공간 옆에는 조약돌을 깔았으며, 가장자리에는 박두진의 시에 등장하는 흰 장미 등 흰색 중심의 꽃 식재를 통해 안성의 들판을 그대로 옮겨왔다.
특히, 자갈밭 혹은 넓게 벌려진 징검다리를 산책로 삼아 천천히 들어가 정원을 즐길 수 있는 정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다른 박람회에 비해 전반적으로 협조가 잘 된 것은 긍정적인 면이다. 하지만, 정원이 존치하다보니 소재 변경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았다. 유지관리 측면에서 공감을 하면서도 사전에 미리 공지가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시상이 있었는데, 개막 하루 전 시상을 하지 않겠다는 공지를 받았다. 힘이 빠졌다.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아쉽다.

박람회의 발전방안은?
모든 박람회의 문제이다. 사후관리에 대해서 언급하지만 당장 행사기간 내 관리가 되지 않는다. 이번 박람회 기간 내내 망가져 있던 작품이 있었다. 뿐만아니라 관람객들도 정원을 배려할 수 있는 성숙된 관람문화가 필요하다.
 

▲ 오현주 - 해야, 고운해야, 해야 솟아라


심볼마크를 형상화한 안성의 미래를 담다
<인터뷰>시민정원사협동조합 - 조화의 꿈

▲ 시민정원사협동조합 단체사진

팀 소개 및 참가소감?
신안산대학 시민정원사 1기 수료생 20여명으로 구성된 ‘시민정원사협동조합’을 통해 출품했다. 협동조합은 시민정원사의 결집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되며, 봉사활동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안산시와 엠오유를 통해 안산시 공원 1곳을 관리하기로 했다. 박람회 참가는 시민정원사 수료 직전에 공모가 나왔고, 우리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
이번 작품은 설계하고 시공 과정에 모든 조합원이 참여했다. 조성과정은 힘들었지만, 안성시민에게 힐링의 공간, 소통의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

작품 콘셉트?
안성의 심볼마크인 형상화된 대문을 모티브로 했다. 정원을 통해 인간과 자연, 동양과 서양, 첨단기술과 전통문화,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담았다. 특히, 문화의 도시 안성의 미래와 꿈을 표현하고자 했다. 벽천에서 시작된 물은 계류를 타고 360도 회전하면 연못에 이르도록 했으며, 연못에는 수련 등 수생식물을 식재했다.

박람회에 대해 평가한다면?
준비를 잘 해오다가 막판에 계획과 진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특히, 작품에 대해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는데, 시상이 없어진 점이 그렇다. 또한 행사에 맞는 부대행사가 미흡하다. 그럼에도 정원문화박람회는 꼭 필요하며, 지속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해주길 바란다.

▲ 시민정원사협동조합 - 조화의 꿈

 

강변의 풍경을 꿈결에 본 듯한 풍경

<인터뷰> 최재혁 - ‘몽상 정원’

▲ '몽상 정원' 최재혁 작가(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 팀장)ⓒ배석희 기자

억새가 잔잔히 흔들리는 강변의 풍경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불현 듯 제주도 해안가에 다다랐는데….

경기도정원문화박람회 ‘몽상정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꿈의 조각, 단편들이다. 최재혁 KnL 환경디자인스튜디오 팀장은 이 같은 정원을 통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의 꿈결 같은 정원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참여 계기 혹은 소감?

회사를 잘 만난 덕택이다(웃음) 제가 근무하는 회사인 KnL 환경디자인스튜디오가 정원을 직접 만드는 회사이다보니 이런 참여기회도 얻은 것 같다. 회사차원에서 보면 지난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는 김용택 소장님이 참여했고, 올해는 저와 회사 동료가 함께 실험정원 가드너로 참여했다.

본격적인 작업기간은 열흘정도 걸렸고, 나머지는 식재를 정리하는 데 신경 썼다. 사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들 찾아와 좋은 감상평도 들려주시고 즐겨주시니 꿈속을 걷는 듯 설레고 조금은 어리둥절 하달까.

작품의 콘셉트, 특징은

실험정원은 일반적인 정원이랑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일반 정원은 삶의 공간, 실용성을 부각하는 측면이 있는데 실험정원은 30초나 1분이라도 비일상적인 공간이길 바랐다. 몽상정원은 꿈결을 걷듯 오묘한 느낌이 묻어나는 정원이다. 테마를 몽상이라고 잡은 건 꿈 안에서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담고 싶어서다.

꿈을 꾸다보면, 한 공간에서 갑자기 이동을 하기도 하는 등 오묘한 경험도 하고, 환영 같은 걸 만나기도 한다. 갑자기 빨간 벤치에 앉아 있는 자신을 본다든지, 느닷없이 빨간 막대기를 보게 되는 등. 그런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익숙함 가운데 아무런 개연성 없는 꿈의 조각들이 대조적으로 묻어나길 바랐다. 이 같은 느낌을 살리고자 스테인리스 미러를 설치했다. 실험정원은 공간이 협소한 편인데, 미러를 사용해 공간감을 넓혔다. 미러 자체가 동선을 만들어줘 벽체로서의 역할도 해주고, 앞쪽의 어수선한 경관을 차단해주기도 한다. 뭣보다 식물이랑 빛이 만나는 질감을 보다 풍부하게 해줘 상상력을 자극해주는 데 효과적이다.

▲ 최재혁-몽상정원ⓒ박흥배 기자

더불어 정원이 들어선 이곳의 지형, 땅의 흐름을 잘 살려주고 싶었다. 원래 이팝나무들이 가로수처럼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약간 흙을 파낸 느낌부터 억새가 테라스처럼 흘러내리고 있는 모양 등 주변 경관과 식재를 잘 어우러지게 했다. 식재 중 80~90%는 야생화로 잔잔한 느낌을 주게끔 했다. 보라색 열매가 열리는 좀작살나무와 서리가 내린 다음 빨갛게 열매가 익는다는 뜻의 낙상홍, 그리고 아스타 등 일년초들로 포인트를 줬고, 다년생 억새류를 통해 주변과 어우러지게 했다. 서쪽방향으로 해가 지면 억새와 키 큰 야생화들이 역광을 받는다. 오후 5시 이후 석양이 질 때 빛에 반응하는 억새와 정원이 아름다운 질감을 선사해준다. 계절로 보면 가을 분위기지만 기대하는 건 겨울이다. 전체적으로 식물들이 쇠퇴하고 하얀 눈밭 위에 스테인리스 미러만 올라와있는 풍경은 또 다른 공간감을 보여줄 것으로 본다. 그 외 미러와 미러 사이 초지에서 별안간 제주도 해안가로 갑자기 이동하는 듯 꿈의 조각들을 대조적인 분위기로 연출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준비하면서 애로사항 등 평가 그리고 발전방안

즐겁게 일해서인지 애로사항 등은 특별히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작업기간 중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있었다. 정원에서는 잘 쓰지 않는 토란을 활용해보고 싶었는데 조경 소재 등에는 파는 데가 없어 실제로 토란 밭에서 직접 파내 구해 온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잘 버텨주지 못하고 시들어 윗부분을 잘라 심었다. 앞으로 이 정원 또한 공원의 일부로 남아야 하는 만큼, 관리에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식물이 중심인 공간이다 보니, 잡초 관리 등 기본적인 식물관리를 해준다면 존치에는 문제가 없을 줄 안다. 정원문화가 확산 추세에 있지만 아직은 대중화하지 못한 형국이다. 보다 많은 분들이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저부터라도 향후 더 많이 배워 일상적인 느낌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기쁨을 주는, 화려하면서도 편안한 정원을 만드는 데 꾸준히 참여할 계획이다.

 

안성의 흥겨운 가락과 주막의 모습을 표현하다.
<인터뷰>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어느 살판난 장돌뱅이의 남겨진 보따리

▲ 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팀 소개 및 참가소감
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4명의 학생들로 구성됐다. 조경디자인학과 학생들이다 보니 관련 공모전 사이트에 들어가서 현황을 알아보고 있는데 경기정원 박람회 공모전을 발견했다. 그리고 당선된 정원들은 영구 존치가 된다는 부분에서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교수님과 상의 끝에 결정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든 정원이 심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치료제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더욱 참여하고 싶은 계기가 됐다.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많은걸 느꼈고 나, 그리고 우리가 만든 정원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잠도 설쳤다. 사실 우리가 당선 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몰랐다. 학교에서 설계는 많이 해봤지만 시공까지 하는 것은 처음이라 이번 당선은 배로 기쁘다.

작품의 콘셉트
안성장을 컨셉으로 잡고 있다. 갖가지 공예품과 객주들이 많아 북적대던 장의 한 모습을 묘사했다. 장돌뱅이가 안성장 수공예품을 지고 먼 길을 걷던 중 허기를 달래기 위해 잠시 발을 멈춘 곳, 바로 주막이다. 주막은 술과 밥을 판매하던 곳인 만큼 마당에는 식탁과 밥상, 도자기 그릇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다. 또한 주막의 특징 중 하나인 여관을 겸한 영업집을 나타내기 위해 뒷부분에는 작은 초가집을 만들어 정원의 공간배치에 흥을 실었다. 주막의 정원에 앉아 있으면 어디선가 흥겨운 남사당 소리가 들려오는 듯, 보따리장수도 흥을 이기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다는 이야기다.

박람회에 대해 평가한다면?
아쉬운 점은 공모전을 할 때 시상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상식은 없던 걸로 결정돼 많이 섭섭하다. 시상식에 올라 그동안 정원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생한 교수님과 동료들 및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었다. 그 부분은 정말 아쉬웠다.

주최측이 정원을 시공할 장소를 3번이나 바꿔서 알려준 것도 옥에 티였다. 위치가 계속 변경되다 보니 도면 역시 잦은 변경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설계는 장소의 환경과 입지조건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부분들은 주최측에서 정확한 기획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 함께하는 정원 작가들과 관계자들이 즐겁게 작업에 임할 수 있도록 원활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작품이 존치 된다는 것은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공모전의 경우 대부분 존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디자이너와 관계자들이 힘들게 정원을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그 기간에만 전시 후 모두 철거된다. 생각해보면 정말 허무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번 경기정원 박람회에서는 우리가 만들어 놓은 정원 앞에 작품설명과 이름이 담겨 있는 명패도 설치되기 때문 가족이나 친구들이 우리 정원을 찾아 왔을 때 굉장한 뿌듯함과 명예로움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동시에 정원관련 기업과 언론사들의 부스도 있어서 종합적으로 많은 볼거리가 있어 유익하다. 우리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박람회가 끝나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으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

▲ 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의 '어느 살판난 장돌뱅이의 남겨진 보따리'

남사당패의 흥을 담은 바람과 소리의 정원
<인터뷰>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LL 연구실-‘바람 따라 소리 따라’

▲ 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LL 연구실 ⓒ이동원 기자
▲ 이유미 작가

팀 소개 및 참가소감
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LL 연구실의 교수와 학생들 그리고 단국대 학생 한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1년 전, 1학기 때 정원설계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중 제안서 받았다. 당시 대부분 함께 동고동락하는 연구실 학생들이 강의를 들었다. 수업 후 지도학생 중심으로 제안서를 보여주며 의견을 들었는데 학생들이 참가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참가하게 됐다. 당시 학생들과 함께 연구실을 개설하고 연구를 하는 도중 졸업하는 학생들도 있었으며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종합적인 연합팀이 형성돼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종합, 최종디자인을 결정하고 참여하게 됐다. 작은 정원이지만 학생들 스스로 그림으로 표현했던 부분과 실제로 정원을 조성하면서 느꼈던 차이점 및 어려운점을 스스로 깨닫고 대처할 수 있었던 능력이 키워진 것 같다. 당시 착오도 많았으며 재료 및 식재에 대한 실패도 빈번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정원이 당선, 보상받는 기분으로 시민들 앞에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작품 콘셉트는?
안성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남사당패의 역동적인 상모돌리기와 신명나는 악기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상모를 형상화했다. 풍물놀이에서 잽이들이 머리에 쓰는 것으로 전립이라고 부르는 모자부분은 소털에 아교를 첨가해 만들었으나 근래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품에서도 전립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바람이 불면 주변의 갈대와 함께 상모의 진자라고 하는 꼭지에 연결하여 돌아가는 부분도 함께 움직여 흥을 더 한다. 덧 붙여 실제 상모에서는 적자라고 하는 구슬과 납을 달았지만 정원 속 작품에서는 그 자리에 센서, 회로 등 전자 장치를 달아 무게를 유지하여 관성의 법칙을 이용, 바람이나 관람객에 의해 흔들리면서 남사당패 풍물악기의 소리를 재현했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박람회가 시작하기 전 관리부분에 있어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우려했던 대로 박람회 기간 중 관리부분에 허점이 들어 났다. 정원에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작품이 많이 훼손 됐다. 구역별 관리 담당자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생각보다 더 관람객들이 방문해 주최 측에서도 일손이 부족했을 것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박람회가 열리기전에 충분한 모의 실습과 모니터링을 확실히 했다면 작품이 훼손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람회의 발전방안은?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부분은 축제 후에는 어떤 방법으로 각 정원들을 관리하고 보살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앞선다. 각 작가들이 정원에서 말하고자 하는바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게 추후 회의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더욱 발전된 박람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 서울대학교 환경조경학과 ELL 연구실의 '바람따라 소리따라'


‘엄마의 빈자리-툇마루’를 바라보며 가족의 사랑을 되찾는 공간
<인터뷰> 김영재 - ‘엄마의 빈자리-툇마루’

▲ 김영재 작가ⓒ박흥배 기자

참가 계기 및 소감?
푸르미회 모임을 하면서 회원들과 함께하는 뜻으로 공모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는 두 번째 참가하는데 그동안은 철거했지만 올해는 이 공간을 유지해서 해가 갈수록 풍성해질 것 같아 기대된다.

작품 콘셉트는?
고향을 찾아 수 없는 젊은 사람들이 이곳에 있으면 고향 집과 할머니, 엄마가 생각날 것이다. 현대적인 느낌과 옛 느낌을 섞어서 공간을 조성했다. 그래서 한쪽에는 현대적인 화분이나 의자 등을 두었고 한쪽에는 장독대와 고무신 등 시골마당에서 볼 수 있는 소품이 놓여있다. 식물은 손이 안가고 색도 소소한 것을 택했다. ‘이곳에서 점점 풍성해질 수 있는 나무가 무엇일까’ 특별히 신경 썼다. 또한, 멀리서 봤을 때 주변과 어울리는 것을 고려했다. 식물이 자리 잡으면 이제 이 공간을 가득 채울 것 같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거리가 먼 점이 불편했지만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른 부분인 것 같다. 어려운 점은 아니지만 정원을 조성한 사람들과 소통이 안 되는 점이 아쉽더라. 이런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사람들과도 소통되었으면 한다. 누가 나서서 모임을 만들기는 어렵고 주관하는 쪽에서 소통을 도와줘도 좋을 것 같다.

추후 박람회에 대한 발전방안은?
요즘 정원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 이런 행사에 많이 참여한다. 원예나 조경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디자인에서 아무래도 따라가지 못하니까 서류 심사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도 들더라. 원예나 조경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치우치기보다는 따로 파트를 둬야 하나 생각도 든다. 현장에서는 행사를 통해 국민도 꽃을 배우고 만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뭐를 먹고 차리고 이런 행사는 많이 하지 않나? 꽃을 가지고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으면 좋겠다.

▲ ‘엄마의 빈자리-툇마루’ⓒ박흥배 기자

우리네 밥상에 담긴 건강함과 정성을 형상화하다
<인터뷰> 그린핑거스(강경아, 신은희, 오진숙, 이소연, 한주윤) - ‘밥상 정원-우리 몸에 안성맞춤, 건강한 밥상’

▲ 그린핑거스(강경아, 신은희, 오진숙, 이소연, 한주윤) ⓒ배석희 기자

참가 계기 및 소감?
다들 개인적으로 정원 관련된 일을 하다가 공모전을 하면서 모이게 됐고 그린핑거스라는 이름을 지어 팀으로 활동하게 됐다. 정원에 관심 있고 좋아하다 보니 인연이 된 것 같다. 거리가 멀고 인원이 많다 보니 시간 맞추기가 힘들었지만 나름 다 짬짬이 시간을 내어 정원을 조성했다. 힘든 점도 있지만 여럿이 하다 보니까 즐거웠던 것 같다.

작품 콘셉트는?
이 정원은 차려놓은 밥상을 정성스럽게 대접하겠다는 의미에서 시작했다. 밥상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정원 속 툇마루 앞에는 당귀, 배추, 실파, 방풍나물 등을 먹을 수 있는 식물 위주로 심었다. 정원 전체를 감싸 안은 형태의 둥근 레이아웃으로 유기그릇의 형태적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젓가락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 따뜻한 색감의 초화를 배치했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1년이 연기된 터라 조금 더 보완해서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최 측이 우왕좌왕한 것 같아 아쉽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오가는 것도 일인데, 체계적으로 언제 오라고 이야기했으면 시간도 짜놓고 했을 텐데 갑자기 ‘뭘 제출해라, 언제까지 어디로 와라’ 이런 식이더라. 장소 선정 과정에서 허탈함을 느끼기도 했다. 정원 조성 공간을 다 정해두고 공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시장이 그 땅을 건들지 말라고 했다. 장소를 옮겨라’ 라고 하더라. 애초에 그 땅을 배정하지 말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 건 알겠는데 소통이 유연하지 않았던 것도 아쉬웠다. 한가지 예를 들면 시상이다. 애초엔 시상을 한다고 해놓고 얼렁뚱땅 없어지는 것처럼 됐다. 거기에 대한 사과나 설명도 없어서 ‘왜 시상이 없어졌냐’고 항의하니까 문자로 ‘공모를 통해 10팀이 올라왔는데 또다시 시상하는 것은 내부회의를 거쳐서 아닌 것 같다는 자체 판단에 의해 없앴다’고 하더라. 상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없앴다고 하니까 소통이 안되는 것 같아 아쉽더라.

추후 박람회에 대한 발전방안은?
정원을 설명해주는 가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콘셉트만 보고는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정원을 설명해주는 분들이 있으면 관람객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원박람회는 일반인들에게도 와 닿고 나날이 발전해야 하는데, 제자리에 머무는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지역마다 축제가 다 다른데 거기에 맞추면서 하다 보니 항상 원점인 그런 느낌이다. 이런 부분도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 ‘밥상 정원-우리 몸에 안성맞춤, 건강한 밥상’ⓒ박흥배 기자

풍물패의 흥겨운 정취와 가을 들판 여문 곡식을 표현하다
<인터뷰>최윤희, 구영미, 이현정, 박선아, 황선민 - 樂○(락원)

▲ 최윤희, 구영미, 이현정, 박선아, 황선민 작가 ⓒ박흥배 기자

참가 계기 및 소감?
가드닝 공부하는 모임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같이 참여하게 됐다. 그동안 정원공부 해온 것들 실제로 해 볼 기회인 것 같아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고 각각 잘하는 영역이 있어서 서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작품 콘셉트는?
실험정원 공모 주제가 ‘안성의 문화를 담다’였다.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안성의 문화가 담겨야 한다. 안성의 유명한 바우덕이 풍물패를 모티브로 징, 꽹과리, 장구 등 원형 이미지를 떠올렸고 정원 곳곳에 원형을 넣었다. 원형에서 착안해 정원 이름을 지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 흔히 낙원 하면 살기 좋고 평안한 곳을 이야기하지 않나. 이 정원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안성이 쌀로 유명하더라. 가을걷이를 앞둔 가을 들판 느낌을 살리려고 벼를 대신해서 그라스 종류를 심었다. 처음에는 존치한다고 해서 마냥 좋았는데 준비하다 보니 봄, 여름, 겨울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되고 하더라. 사계절이 예쁠 수 있도록 식재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는 특히 식물을 다 산 게 아니고 직접 기르고 한 게 많다. 봄부터 하우스에서 키워서 한 것이 많으니까 거의 1년 동안 준비한 셈이다. 어떻게 자라는구나 공부도 하고 도움도 많이 됐다. 꽃이 질까 봐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데리고 올 때도 애지중지하면서 데리고 온 것 같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모델정원과 실험정원의 부지는 큰 차이가 없는데 지원금이 차이가 컸던 것 같다. 예산이 적은데 원하고자 하는 것을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 빠듯했던 것 같다. 그밖에는 재미있게 했다.

추후 박람회에 대한 발전방안은?
정원에 관심 있는 분들 외에 일반인은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열리는 것을 잘 모르더라. 홍보가 덜 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박람회만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축제와 동시에 열리니까 시너지도 있지만 묻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을 보완하면 좋지 않을까. 공원이다 보니 정원 관리가 어려운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정원 시설물이나 식물이 쉽게 파손될 위험에 노출된 점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 樂○(락원)ⓒ박흥배 기자

안성의 문화가 정원 곳곳에 흘러넘쳐
<인터뷰> 심세진-‘바우덕이야 놀자’

▲ '바우덕이야 놀자' 심세진 작가ⓒ배석희 기자

‘바우덕이야 놀자’라는 정원을 선보인 심세진 가드너는 실험정원을 통해 누가 봐도 안성이라고 알 수 있는, 가장 안성다운 모습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작은 정원 안에는 바우덕이는 물론 남사당패와 줄 곡예, 버나돌리기, 서운산, 배, 포도, 쌀 등 안성을 대표하는 상징들이 곳곳에 배치해 있다.

안성의 특산물과 쉼, 그리고 놀이를 접목한 정원은 정감어리고 친근하다. 또 존치정원으로서 관리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평을 얻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참여 계기 혹은 소감

조경가든 대학을 다니다보니까 정보를 알게 됐다. 제가 사는 지역이 평택인데,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열리는 안성이랑 마침 거리도 가까워 디자인을 설계해 참여하게 됐다. 이번 참가를 계기로 공부를 좀 더 해 정원 관련 다양한 공모전에 도전해보고 싶다.

▲ 심세진-바우덕이야 놀자ⓒ박흥배 기자

작품 콘셉트, 특징은

실험정원 주제 자체가 안성의 문화를 담는 것이다. 해서 저는 ‘바우덕이야 놀자’라는 콘셉트로 정원을 조성해봤다. 안성의 대표적인 문화가 바우덕이랑 남사당인데, 이를 꽃으로 대신 표현해보자하고 생각했다. 밧줄 타는 모습, 버나돌리기 모양은 입체로 했고, 바우덕이는 눕혀 식재가 서로 엉키거나 훼손돼지 않도록 알루미늄 엣지를 사용했다.

꽃 잔디가 봄에 나오면 형태가 잘 나오겠지만, 시기가 10월이다 보니까 바우덕이는 색 종류가 다양한 임파첸스를 입혔고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억새풀을 곳곳에 배치했다. 안성을 상징하는 요소를 정원 곳곳에 표시해 놨다.

안성에서 제일 높은 산인 서운산 산수조경을 배치했고, 그 앞 항아리에는 안성에서 유명한 세 가지 특산물인 흰 쌀과 배, 포도를 색깔별로 표시해 강물이 넘쳐 밖으로 흘어 나오듯 배치했다.

바우덕이 앞에는 밧줄과 작은 평형대들을 놓아 아이들이 스스로 와서 놀 수 있게끔 했다. 아까 보니 아이들이 이곳을 지날 때 그냥 지나치지 않고, 평형대 위에서 깨금발 뛰며 놀더라. 만들어놓되 보이기만 하는 정원보다는 잠시라도 머물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길 바랐는데, 그런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뭣보다 존치를 하는 데 노력했다. 장기적으로 존치되는 정원이다 보니 훼손이 안 되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준비하면서 애로사항 등 평가 그리고 발전방안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햇수로는 7년을 접어들었다. 현재는 2년마다 한번 씩 열리는데 정원문화 확산 차원에서 보면 매년마다 열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경기도민은 물론 정원애호가들한테 정원에 대한 볼거리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그것이 정원 발전과 대중화에 일조하는 거라고 본다. 또 정원은 가을보다는 봄과 더 잘 어울린다고 본다.

바야흐로 제4회 박람회는 성남에서 하는 것으로 아는데 꼭 성남에서가 아니더라도 이후에는 시민 볼거리가 보다 풍부해질 수 있는 봄 시즌에 개최하는 것도 어떨까 싶다. 정원이라는 건 꽃이나 나무를 보고 기쁨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때문에 식재가 훼손되는 부분 없이 관리 측면도 다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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