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민자공원 ‘의정부시’ 9부 능선 넘다
전국 첫 민자공원 ‘의정부시’ 9부 능선 넘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5.07.14
  • 호수 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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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녹지면적 최하위’ 불명예…도시공원시설 해제 앞두고 안간힘
토지보상비 상승분 반영·시의회 변경안 의결 등 마지막 관문 남아
▲ 추동근린공원 민자사업추진 조감도<사진제공 의정부시>

“9부 능선으로 가고 있다”

달리기로 치자면 출발신호를 받고 뛰어나가는 것을 기준해서, 경기도 의정부시 민자공원 추진상황은 거의 다 왔다고 봐도 된다.

정부가 도시공원 일몰제 해법으로 제시한 민간공원 조성과 관련해서 여러 지자체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정부시가 처음으로 출발을 알린 것이다.
 
그럼에도 의정부시의 발걸음은 자못 무겁다.

지난 13일 담당 공무원은 그간의 지지부진함을 벗고 이번 만큼은 성공할 거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살얼음판 위를 걷듯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10년 처음 민자공원을 시작한 이래 이번에 민간개발업자가 80% 정도를 공원시설로 개발·기부채납하고 나머지 20%정도는 공동주택 개발 등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방식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곳곳에 있는 암초들을 모조리 거둔 건 아니기 때문이다.

1인당 녹지면적, 전국 8.3㎡에 의정부는 3.3㎡도 안돼
관건이 될 만한 과제들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지난 2009년 2월 국토법 개정 당시 도시공원 일몰제가 도입됨에 따라 의정부는 오는 2020년 7월까지 공원을 조성하지 못하면 공원시설을 해제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

반면 오랜 숙원사업을 성공시키면 의정부에도 드디어 공원다운 공원이 생긴다.

시 민간투자사업과 공공시설팀 황주성 주무관의 말을 옮기면 “43만 의정부 시민 한 사람당 공원녹지율 3.3㎡, 즉 한 평씩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아쉽지만 현재는 실질적으로 시민 한 사람당 시가 정한 한 평씩의 녹지율도 지니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바로 이 점이 지난 1950년대에 공원시설로 지정됐지만 80% 이상이 미개발상태로 머물고 있는 민간개발공원조성사업을 완성해야 하는 이유다. 참고로 지난해 발표된 전국 생활권 도시림 평균은 1인당 8.32㎡인 점을 감안하면 3.3㎡도 갖고 있지 못하는 의정부시는 공원녹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시가 해당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에 있다고 보도하자 다른 지자체 및 관련 업계는 깜짝 놀랐다. 현재 민자공원을 추진 중인 지자체는 의정부 외에도 인천·광주·울산광역시를 비롯해 대전·창원·포천, 청주·광주·원주·수원·천안·평택·김해·거제 등 모두 14곳이다.

국토교통부가 도시공원일몰제 위기에 처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를 해결코자 궁여지책으로 2009년 12월 도시공원 일부를 민간이 개발가능토록 허용하는 ‘민간공원 특례제도’를 도입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지역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국토부가 지자체 등의 고충을 수렴 후 지난해 5월 제출서류 간소화 등 민간사업자 참여 절차를 보다 간편화하는 방향으로 특례제도를 개선했지만 그럼에도 속도를 내는 곳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찰나 의정부가 전국 첫 사례라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그러나 아직 숙제도 남아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토지보상비가 높게 나와서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의정부시의회가 지난 14일 직동공원 변경안만 의결하고, 추동근린공원은 보류했기 때문에 한 고비가 더 남아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3면>

▲ <사진제공 의정부시>


<성공비결을 듣다> 황주성 의정부시 민간투자사업과 주무관

“민간사업자에 공원조성비 중 4/5 현금예치 후 사업 추진” 

민자공원 사업 추진 된  배경은?
우리 시가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일몰제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의정부시는 1인당 녹지면적이 3.3㎡도 안돼 최하위권에 속한다. 시민 삶의 질을 높여야 하지만 재원은 없고 도시공원시설 해제가 임박해오고 있다. 어떻게든 녹지면적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타 지자체와 무엇이 달랐나. 성공 요인은?
첫째, 다른 지자체에서는 민간사업자에게서 현금예치를 받지 못했다. 이와 달리 우리는 지난해 2월 민간 사업자에게서 사업제안서를 받은 뒤 추진 의지를 보여 달라했고, 그해 공원 조성비 5분의 4 이상인 직동공원, 추동근린공원 각각 640억 원, 1100억 원을 받았다. 사업시행자 지정요건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둘째, 시 또한 민간사업자가 확신을 갖고 투자할 수 있도록 상호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만들었다. 민간사업자들도 아무것도 없는데 현금 예치하라고 하면 하겠는가. 이에 시는 공원부지에서 비공원시설사업을 했을 때 과연 수익이 남을 수 있을지 등 타당성검토 용역부터 먼저 했다.

셋째, 우리 시는 상위계획에 해당하는 도시기본계획에서부터 민간사업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파트 건설이 가능토록 주거지역으로의 변경이 가능한 예상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시행한 것이다. 다시 말해 개발할 수 있는 물량을 줘놓고 시작한 거다. 그런데 다른 시·군은 그런 게 없다. 상위계획을 잡아두고 안 잡아두고의 차이는 천지차이다.

요약컨대 우리는 사업시행자지정요건을 갖추며 추진했다. 완벽한 제안서를 준비하는 게 우리가 볼 때는 무리가 없는 까닭에서다. 이를 갖추지 못하면 어느 공원심의위원들이 공원 일부를 깎고 아파트 짓는 걸 찬성할 수 있겠나.

현재 진행 단계 어디쯤인가?
도시 관리 계획 변경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공원 조성 계획은 심의를 받고 실시계획인가 직전에 있다. 관련 실과의 협의는 마무리했다.

남은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책임준공을 위한 민간사업자, 건설사, 금융사 등으로 구성된 TF(테스크포스, 특정 임무 달성을 위한 조직)를 가동하는 문제가 남았다. 다른 하나는 보상 협의 문제다. 감정평가를 했더니 애초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보상비용보다 20~30% 많이 나왔다. 어찌됐든 토지보상은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그 외 탈락업체의 반발 등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 등이다.

민간개발 시행사는 어디인가?
직동공원은 (주)아퀴션, 추동은 특수목적법인(SPC)형태로 설립된 유니버스코리아 제1차 유한회사다.

▲ <사진제공 의정부시>

항간에 페이퍼컴퍼니다, 특혜 아니냐는 잡음도 있던데?
나쁜 페이퍼컴퍼니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유니버스코리아 경우는 악성채무를 방지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회사다.

일부에서는 대놓고 특혜다, 특정업체를 몰아줬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되는 게 우리는 처음부터 현금예치를 받고 사업을 추진한 거다.

현금예치 및 관리계획변경 등도 안 받고 사업시행지정요건에 부합도 안 되면서 사업을 추진한다면 그거야 말로 특혜겠지만 우리는 그런 게 아니지 않나.

민간사업자들의 애로사항은?
현금예치하고 1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인허가절차가 빨리 진행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것 같다. 법에는 6개월 안에 끝나는 것처럼 가늠되지만, 막상 해보니 일 년 넘게 걸리는 거다.

여기에 환경부의 전략 환경 협의 평가 등을 하려면 6개월 이상 소요가 되는데다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사업계획서도 많이 수정된다. 실질적으로 수익성이 깎이는 거다.

시가 돈이 없어 민간사업자에게 기부채납을 받고 추진하는 특례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토부와 환경부가 이런 문제를 보완하면 좋을 듯하다. 안 그러면 다른 시·군이 도전하는 게 더 어려워질 거다. 우리가 잘못된다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윤진석 기자
윤진석 기자 goodidea@latimes.kr 윤진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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