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10일 서울 명동에서 만리재로 이어지는 서울역 고가 위에서 ‘서울역고가 두번째 만남: 고가에서 봄’이라는 주제로 시민개방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10월 시민들에게 처음 개방한 서울역 고가를 올해 두 번째로 시민에게 개방했다. 행사에는 4만 80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와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 시민네트워크인 ‘고가산책단’은 10일 서울 명동에서 만리재로 이어지는 서울역 고가에서 ‘서울역 고가 시민개방행사’를 열어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방시간 중 고가에는 가족과 커플, 친구 등과 나들이 나온 시민으로 북적였고 이들은 봄소풍을 나온 듯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다양한 공연을 즐겼다.

이날 서울역 고가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행 친화도시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차로 단절돼 있던 명동~서울역을 연결해 보행로로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찾게 되고 지역 재생과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원 조성과 관련해 “공원을 걸으면서 덥거나 춥지 않도록, 여름에는 차양을 설치하고, 겨울에는 난방시설을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나무도 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구상했다.

앞서 이날 서울역 고가 아래 명동 진입로 인근에서는 남대문시장 상인 150여 명이 고가 공원화 반대 집회를 열어 “대체도로 신설 없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사업 결사반대” 등 구호를 외쳤다.

박 시장은 ‘남대문 상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지금 남대문시장이 지속적으로 쇠퇴하고 있어 상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반대하는 것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다른 도시 사례를 봐도 차로보다는 보행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 매출에 더 도움이 된다”며 “남대문시장 활성화 종합 계획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통체증 우려에 대해 “애초 고가공원화 사업을 먼저하고 대체도로를 건설하려 했으나 주민들 요구가 있어 코레일, 민자사업자들과 협의해 북부역세권개발사업을 이른 시일 내 추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원 조성에 찬성하는 주민들과 만나 “서계동, 중림동 등은 서울에서 낙후한 곳 중 하나다”며 “공원 프로젝트, 역세권 사업 등으로 이 일대를 완전히 연결해서 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개방 당시 1만3000명 방문…4배 가까이 증가

▲ 서울시는 10일 서울 명동에서 만리재로 이어지는 서울역고가 위에서 ‘서울역 고가 두번째 만남: 고가에서 봄’이라는 주제로 시민개방행사를 개최했다. 시민들이 평지 구간에 설치된 인조잔디와 노란 파라솔 밑에서 휴일을 즐기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역 고가를 방문한 시민이 4만8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첫 개방 당시 방문객 1만3000명의 4배에 가까운 규모다.

시는 첫 행사에서 시민이 함께 고가를 걷는 것에 의미를 뒀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고가에서 도시락을 먹고 공연을 보고 책도 읽으며 '머무르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고가 상부 400m 구간에 시민 2000명이 한꺼번에 피크닉을 할 수 있는 2400㎡ 규모의 인조잔디밭을 마련했다. 시민들은 고가 위에 설치된 인조잔디와 노란 파라솔 밑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휴일을 즐겼다.

‘서울역 고가 두 번째 만남: 고가에서 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서 시는 ‘할말 부스’를 4개 설치해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에 대해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했다. 잔디밭 중간마다 인디밴드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진행했다.

고가 한쪽에는 서울 헌책방에서 수집한 책 1만여 권으로 만든 서점이 문을 열었고 시민들은 자유롭게 책을 읽고 싼 값으로 구입했다. 현장에서는 고가 인근 지역 가게 10여 곳에서 나와 커피·차·아이스크림 등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서울역 주변 골목을 함께 걷는 골목투어 프로그램인 ‘산책버스’도 운영했다.

남대문시장 쪽 고가 입구에는 사진으로 45년 서울역 고가의 역사를 보여주고 만리동 쪽에서는 금호타이어와 함께하는 ‘가족 화분 만들기 경진대회’도 열렸다.

한편 산림조합중앙회에서는 ▲우리나무 사진전 ▲나무블럭 및 지압보도, 비치의자, 피크닉테이블 등 우리 목재로 제작한 휴식공간 ▲산채시식 등을 운영했다. 조경계 관계자들도 참여해 고가 위 ‘봄 소풍’을 즐겼다. (사)한국조경사회는 서울역 고가 개방에 앞서 사전 신청을 받아 회원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줬다.

▲ 서울시는 10일 서울 명동에서 만리재로 이어지는 서울역고가 위에서 ‘서울역고가 두번째 만남: 고가에서 봄’이라는 주제로 시민개방행사를 개최했다. 조경계 관계자들은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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