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 푸르지오 10단지에 조성된 영국식 정원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이 지하로 이동한 2000년대부터 아파트 조경은 전성기에 돌입했다. 친환경이라는 트렌드 속에 장송 등 대형목과 고가의 시설물 등을 통해 화려하고, 웅장한 아파트조경이 유행처럼 확산됐다.
여기에 웰빙과 힐링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치유를 테마로 한 공간이 전면에 배치되고,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도시농업 열풍으로 텃밭을 도입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정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원을 도입하는 단지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듯 웅장함과 화려함을 통해 보여주는 아파트조경은 이제 텃밭과 정원을 통해 체험하는 조경으로 패턴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
미분양 증가, 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어느 때보나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는 건설사의 원가절감도 비움과 간결함 그리고 실용적인 조경으로 변화를 꽤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 아파트 조경에 정원을 도입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정원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게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디자이너에게 설계와 시공을 맡겨 조성하는 작가정원을 2년전부터 도입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한 발 더 나아가 공모를 통해 가든디자이너를 선정하고 디자이너 이름을 내건 정원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가든팜을 도입해 작물 경작 뿐만아니라 휴게, 놀이 등 복합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10월말에는 ‘래미안 가든스타일’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GS건설은 핵심공간에 엘리시안가든을, 각 동 마다 리빙가든을 조성하고 있으며, 대림산업 역시 장미허브원과 글라스원 등의 정원을 단지 내 1~2곳에 포인트로 조성하고 있다.

가든디자이너가 설계·시공한 작가정원 도입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조경에 정원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가 대우건설 푸르지오다.
2012년 부천소사를 시작으로 청라, 서산, 세종 푸르지오 8단지에 이어 오는 8월 준공예정인 세종 푸르지오 10단지에도 작가정원을 도입했다.

푸르지오 정원은 가든디자이너에게 설계와 시공을 맡기고 있다.
최근에 조성된 세종푸르지오 10단지에는 영국식정원, 물과 바람의 정원 등 3곳이, 8단지에는 바비큐시설, 텃밭, 휴게시설이 설치된 2000㎡ 규모의 ‘나눔의 정원’ 등 3곳이 각각 조성되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푸르지오 조경의 상품으로 등록되어 있는 작가정원은 주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원을 조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정원은 입주민이 즐기고, 나누고, 가꿀 수 있는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티공간으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며 정원 조성의 목적이 주민참여를 유도하는데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정원에는 ‘글라스 하우스’를 설치해 가든스쿨 등 커뮤니티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부천소사 푸르지오에서는 입주민에게 여름정원학교를 실시해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작가정원을 푸르지오만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디자이너 이름 앞세운 정원 준비 중 ‘현대 힐스테이트’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일부공간에 가든디자이너가 설계하고 시공하는 ‘디자이너스 가든’을 단지별로 1~2곳씩 조성키로 했다.

우선 올해 말 준공예정인 세종, 창원감계 힐스테이트에 각각 1곳 씩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앞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힐스테이트의 ‘디자이너스 가든’은 작가 이름을 걸고 조성한다는 점에서 대우 푸르지오와 차별화하고 있다.

사업방향은 지명초청 공모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말 당선작이 선정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가든디자이너 이름을 걸고 조성하기 때문에 단지에 대한 자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원 조성 이후에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원 설명회, 정원교육, 정원컨설팅 등 다양한 정원관련 프로그램을 해당 디자이너와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원 분야는 전문적인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며 “일반인의 정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가든디자이너 정원 조성을 통해 단지의 프라이드와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힐스테이트 단지조경은 갤러리 같은 조경이라는 큰 틀의 개념 아래 정원의 요소를 곳곳에 도입하고 있다.

 

 

▲ 래미안 강남힐즈 실내텃밭 <사진제공 삼성건설>


경작·휴게·놀이공간 ‘가든팜’ 조성 삼성건설 ‘래미안’
삼성건설 래미안은 힐링가든을 테마로 한 정원을 도입하고 있다. 올해에는 ‘가든 플레이’ 전략을 제시해 감성과 체험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특히 올 10월에는 ‘래미안 가든스타일’을 런칭할 계획이며, 올해 분양되는 부산 장전 래미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강남 자곡동 강남힐즈에 외부텃밭인 ‘가든팜’과 LED실내텃밭을 조성해 경작 뿐만아니라 휴게, 자연학습, 놀이 등이 가능한 가족형 복합공간으로 조성했다.

특히 LED광원과 양액 자동급수시스템을 갖춘 실내텃밭을 설치해 사계절 내내 작물재배가 가능하도록 했다.

입주 초 가든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도시농업의 기초, 파종 및 병해충 예방 등 농작물 경작 전반에 걸친 텃밭교육프로그램인 ‘파머스 스쿨’을 연 4회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원해설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강남힐즈에 도입된 ‘가든팜’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10월 말 다양한 초화와 오감체험 테마가 어우러진 ‘래미안 가든스타일’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감성컨텐츠 개발 및 가든스쿨 운영 등을 통해 입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조경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공간에 ‘엘리시안가든’ 조성하는 GS건설 ‘자이’
‘자이’하면 떠오르는 건 시설물이다. 다양한 시설물과 장송의 식재를 통해 웅장하고 화려한 조경을 해왔다. 하지만 자이의 조경이 변하고 있다.
화려하고 웅장함 대신 편안하게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정원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면서 시설물 사용을 자연스럽게 줄이고 있다.

자이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공간으로 지난해부터 ‘엘리시안가든’을 조성하고 있다. 단지 메인공간에 조성하는 엘리시안가든은 제주팽나무와 화산석, 제주판석, 초화류 등을 활용해 조성하고 있다.

특히 거실의 느낌을 전달하는 ‘리빙가든’을 동마다 조성하고 있다. 퍼걸러 대신 휴게테이블을 설치하고, 향기나는 식물 등 초화식재를 통해 시각적, 후각적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장미허브원 등 포인트로 조성하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대림산업 e-편한세상의 단지조경은 최근 비우는 디자인을 통해 심플하고 간결한 이미지로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이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 실용성을 강조한다.

연장선상에서 과도한 교목식재는 자제하면서 관목과 초화식재를 통한 계절감과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2년 전에 준공한 광교 e-편한세상에 도입한 장미허브원과 글라스가든도 그런 차원이다. e-편한세상에 도입되는 정원은 단지 내 1~2곳에 포인트로 조성될 전망이다.

초화중심의 정원 관리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초화식재로 인한 관리문제는 설계 할 때부터 고려하고 있다. 초화중심의 집중관리지역을 설정해 다른 곳 보다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디자인을 통한 관리대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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