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1일‘제2회 서울도시농업 박람회 국제심포지엄’이 '도시농업, 도시를 치유하다'라는 주제로 서울신청사에서 열렸다.
지난해 5월 ‘도시농업법’ 시행과 함께 도시농업은 시대적 트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기존 주말텃밭, 옥상텃밭을 넘어 학교텃밭, 마을텃밭, 힐링텃밭, 청년텃밭, 텃밭공원 등 다양한 테마형 텃밭으로 발전하면서 그야말로 도시농업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이웃 일본의 경우 지난 2009년 도시농업이 최고 정점을 찍고 급속도로 사그라 들면서 새로운 대안의 도시농업이 등장하고 있다. 도시농업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쉐어하우스가 등장하고, 유전자 조작이 이뤄지지 않은 고유한 종자를 지켜나가는 ‘씨앗을 지키는 도시농업’ 등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도시농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농사, 도시를 치유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제2회 서울도시농업박람회 국제심포지엄’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도시농업 사례 발표와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일본의 토미야마 히로시 도쿄아사이치 어스데이마켓 사무국장은 ‘생명의 재구축, 도시에 씨앗을 뿌리다’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쉐어하우스와 씨앗을 지키는 도시농업, 꿀벌을 지키는 도시농업 사례를 통해 도시농업이 좁게는 안전한 먹거리에서 넓게는 생명과 환경을 지켜나가는 운동으로의 발전에 대해 강조했다.

토미야마 히로시 사무국장은 쉐어하우스에 대해 “편리한 도시 속에서 물질을 떠나 마음의 풍요로움을 갖고 살았으면 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흙을 만질 수 있는 쉐어하우스’를 통해 텃밭이 지역의 쉼터가 되고 커뮤니티의 허브가 된다”면서 “17가구가 사는 유기농원이 달린 쉐어하우스인 ‘모토아자부 농원’은 주민이 다 함께 야채를 키우면서 흙과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만들어지며 이것은 일반적인 교류를 넘어 자연환경이 풍부한 시골에 고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도시주민들에게 농가와의 접점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제2의 고향 만들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유전자조작이나 일회성으로 끝나고 마는 F1종 씨앗에 대해 잠재적인 불안감을 갖고 씨앗을 채취하는 생산자나 활동가, 소비자가 모여 ‘씨앗시장’에서 재래종, 고정종, 씨앗 채취를 테마로 교류하면서 요즘 일본에서 조용하게 붐을 타고 있는 것이 ‘씨앗을 지키는 도시농업’이다”라며 ‘씨앗’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적으로 실종되고 있는 꿀벌을 지키기 위해 도시농업과 연계하면서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서울의 도시농업에 대해 발표한 이창우 서울연구원 기후변화센터장은 서울 도시농업의 문제점과 아름다운 도시농업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창우 센터장은 “농업의 기원은 농촌이 아니라 도시이며, 서울시민 모두가 농사짓는 시대가 멀지 않을 것 같고, 앞으로 농업이 서울의 주요한 성장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도시농업의 성장성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서울시 도시농업은 그동안 양적인 측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지금은 질적인 측면에서 따져보아야 하며, 관련 프로그램, 형태의 다양성, 법제도 등을 검토해 질적 향상을 추구하면서, 미학적·문화적 접근으로 도시농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 31일 서울신청사에서 열린‘제2회 서울도시농업 박람회 국제심포지엄’에서 토론자들이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생태순환도시농업을 지향, 미집행공원을 도시농업공간으로, 법제도 정비, 순수농사와 아트 결합 등 다양한 의견이 대두됐다.

안철환 도시농업시민협의회 상임대표는 “도시농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생태순환도시농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생태순환도시농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도시농업의 가장 큰 숙제인 공간부족 문제는 미집행공원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현 도시농업의 문제는 순결주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아름다운 변화를 조경과 도시농업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적용시키는데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는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면, 농사가 세상을 바꾼다”며 도시농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박람회 2부에서는 ‘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도시농업의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이미애 여성환경연대 연구원은 “치유텃밭은 텃밭농사를 매개로 치유 활동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대상과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돕는 새로운 실험적 시도이다”라며 힐링을 강조했고, 민성환 생태보전시민모임 사무처장은 “‘갈현텃밭공원’의 사례를 보여주며 마을공동체 회복과 활력을 꿈꾸는 중요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선정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개발을 앞둔 유휴 부지를 한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금천구 주말농장인 한내텃밭, 장진 동국대 생태계서비스 연구원은 서울시 스쿨팜 활성화 방안, 나혜란 파릇한절믄이 대표는 다양한 젊은청년들이 모여 순수농사와 예술적 결합을 시도하는 도시농업 사례 등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