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우리의 전통생활문화는 벼농사를 짓는 농경시대 문화로 특히 물을 대서 벼농사를 짓는 문화를 기초로 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벼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곳에 촌락을 이루어 기후나 지형에 맞게 자연 환경 조건을 잘 이용하면서 생활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문화는 대부분 농경문화를 기초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전통문화는 농경시대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대부분 의식주생활과 관련된 것이다. 이 밖에도 우리의 전통적인 민속놀이인 쥐불놀이, 농악, 지신밟기, 줄다리기와 같은 놀이도 농경생활문화를 기초로 하고 있다.

한국인의 전통생활 문화는 의식주에 관한 것이며, 우리의 전통적인 의생활(衣生活)문화의 특징은 사계가 뚜렷하고 일교차가 심한 한반도의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조상들은 겨울에는 찬바람과 추위를 막아 주는 따뜻한 견직물과 면직물을 즐겨 입었고, 여름에는 덥고 습윤한 기후에 견딜 수 있는 통기성과 땀을 잘 흡수하는 삼베와 모시를 즐겨 입었다.

또한 우리의 전통 식생활문화는 삼국 시대에 고구려인들은 육식을 즐겼으며, 백제와 신라인들은 술, 장, 젓갈음식이 발달되었고, 고려에서는 불교의 영향으로 살생을 삼가 하는 의식생활의 영향으로 육식은 쇠퇴하고 사찰음식은 발달되었다. 고려 후기 몽고군 침입으로 설렁탕, 순대, 쇠머리국 요리가 전해짐으로써 다시 육식문화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때부터 식물성과 동물성 먹을거리를 고루 먹는 식생활 습관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한국인의 밥상조리법은 가마솥에 밥을 짓고, 솥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이면 숭늉이 된다. 또한 한국인들 밥상에는 밥과 국, 찌개, 구이, 무침, 조림, 젓갈,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 등이 한꺼번에 차려진다. 명절과 행사를 하는 날에는 쌀밥을, 봄과 가을에는 보리밥이나 잡곡밥을 섞어 먹었으며, 여름에는 칼국수와 탕을 즐겨 먹었고, 겨울에는 국밥과 수제비를 즐겼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전통 음식은 계절에 따라 음식의 종류가 달랐다. 전통적으로 겨울에는 뜨거운 국물과 찌개, 구이, 김치 등을 즐겨 먹고, 여름에는 시원한 챗국과 무침, 조림, 쌈 등을 즐겨 먹는 식생활 문화가 있다.

우리의 의식주생활문화 중 이번호에서 특별히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주생활 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의 전통 주생활문화의 특성은 춥고 찬바람이 불고 눈이 많이 내리는 긴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 방바닥에 구들을 설치하는 온돌문화가 있다. 또한 덥고 비가 자주 내리고 습기가 많은 여름철을 지내기 위해서 바닥이 시원한 '마루'를 사용하였다. 추운 북쪽지방에서는 온돌방이 발달하였고, 더운 남쪽 지방에서 는 마루가 발달되었다. 한옥에서 가장 큰 특징은 온돌과 마루를 설치하여 기후변화와 기온차로 사람들이 적응하기 좋게 하기 위한 선조들의 슬기로운 생활과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한옥을 짓는 재료는 자연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와 흙, 돌 등을 활용하고 온습도를 잘 보정하도록 하여 건강에 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지혜를 발휘하였다. 또한 가옥의 기둥이나 지붕의 골조는 주로 나무를 사용하였다. 지붕골조 위에에 풀을 덮거나 흙으로 구운 기와를 사용하였다. 벽체와 바닥은 흙과 돌을 혼합하여 사용하였고, 방바닥은 진흙으로 바르고 그 위에 종이를 발라 사용하였다 한옥을 짓는 터전은 배산임수의 지형에 북쪽의 찬바람을 막아 주고 남쪽의 땅을 경작하기 쉬운 곳을 선택하였다.

우리의 전통가옥은 대부분 남향집을 선호하고, 동쪽이나 남쪽으로 대문과 출입구를 설치하였다. 초가인 경우에는 일 년에 한번 추수를 한 후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볏짚으로 이엉을 엮고 용마름을 틀어 초가지붕을 한다. 겨울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주로 방안에서 생활하고, 여름에는 주로 시원한 마루에서 생활 한다. 대문을 제외한 한옥의 출입문은 문을 오른손으로 밖으로 당겨 열게 되어 있고, 한옥은 방바닥에 앉아서 주로 생활하는 좌식형태이고, 손님은 사랑방으로 모시게 되며 주인은 방 아랫목에 자리를 잡고 방 웃목에 앉은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생활예절이 있다.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서면 부녀자들이 거처하는 안채와 남자들이 거처하는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는 안채보다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한다. 또한 서민들이 생활하는 집은 주로 초가지붕으로 되어 있고, 한 지붕 아래 부녀자들이 거처하는 안방과 남정네들이 거처하는 사랑방, 부엌 등이 배치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주생활문화는 아주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전통 주생활문화자원을 우리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전통가옥과 전통 민속마을은 좋은 관광거리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전통 민속마을로는 순천낙안읍성과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경주양동마을, 강원도 고성왕곡마을, 아산 외암마을 등을 손꼽을 수 있으며, 전통한옥마을은 남산골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이 관광자원화 되었다. 또한 주요 민속자료로 보호되고 있는 고택으로 유명한 함양의 개평마을, 산청 남사마을, 충주의 선권, 미륵마을, 화순 다라실마을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가옥으로는 영월의 김종길 가옥과 속초의 김종우 가옥, 김근수 가옥, 그리고 논산의 윤증 가옥, 예천의 양계초려(천곡서당), 함양 정병호 가옥, 정읍 김동수 가옥, 영암 현종식 가옥, 장흥의 위계한 가옥, 위성탁 가옥, 고영완 가옥, 위성율 가옥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전통 민속마을로 지정된 순천 낙안읍성마을은 우리나라 3대 읍성중 하나로 연간 120만 명이 방문하는 유명관광지로 CNN에서는 우리나라 대표관광지 16위로 선정한 곳이다. 낙안읍성은 면적 33마3108㎡에 관아를 포함하여 전통가옥 312동이 있으며 성곽1,410m이며 주민 120세대 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낙안읍성은 그야말로 우리의 전통마을을 잘 가꾸고 보존하면 유명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안동하회마을은 풍산류씨 등이 약 600년간 대대로 터를 잡고 살아온 전통 자연마을이다. 구한말까지는 350여 가구가 살았으나 현재는 150여 가구가 살고 있다. 하회마을은 총 127가옥이 있으며, 가옥 중 12가옥이 보물 및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었다. 마을이름이 하회(河回)라고 한 것은 낙동강이 ‘ㄹ'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데서 유래되었다 한다. 또한 안동 하회마을에는 서민들이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전통 생활문화와 고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안동하회마을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방문하면서부터다. 그 후 2006년 미국 전 대통령 조시 부시의 방문과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로 유네스크(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안동하회마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적지로 떠오르게 되었다.

다음은 전통 한옥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전통 한옥마을로 운영되고 있는 남산골한옥마을은 조선시대 사대부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체류하면서 양반의 생활체험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전주한옥마을은 체류하면서 전주비빔밥 등 남도음식을 즐길 수 있으나 음식점들이 상술위주로 난립하고 있어 먹을거리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전주한옥마을은 전주의 멋을 체험할 수 있는 판소리 창극을 관광상품화 하여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북촌한옥마을은 인사동이나 한국의 한옥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여 더욱 관광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관광이벤트 상품을 개발하고 주변 전통문화재와 연계한 문화체험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가옥중의 하나인 함양의 개평마을에 있는 정여창 선생의 고택에 관한 이야기다. 함양의 개평마을은 유명한 유학자들을 배출한 전통 문화마을로서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함양은 안동과 더불어 우리나라 전통 유교문화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하여 옛날부터 ‘좌안동우함양’이라고 불렀고, 우함양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정여창이다. 하동정씨 집성촌인 개평마을은 비교적 평평한 지역으로 개울이 마을을 감싸 안고 있다. 지형이 마치 댓잎 네 개가 붙어 있는 개(介)자 형상이라 마을 이름을 ‘개평마을’로 붙였다 한다. 개평마을에서 불과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일두 정여창 선생을 모신 남계서원과 탁영 김일손 선생 위패를 모신 청계서원이 100m 사이를 두고 있어 그야말로 함양은 선비의 고장이라 할 수 있다. 서원은 선현을 모시는 제향의 기능과 지역민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사설교육기관으로 향교가 지금의 국립학교라면 서원은 사립학교에 해당된다. 따라서 함양의 일두 정여창선생의 고택이 있는 개평마을은 충효를 주제로 하는 전통 체험관광이 가능한 곳이다.

앞에서 소개한 전통 민속마을과 전통 한옥마을은 관광자원적인 측면에서 볼 때 상품가치가 높다. 그러나 하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시 찾고 싶은 명품관광지로 인식되기에는 아직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우리의 전통 민속마을과 한옥에서 문화의 충격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세련된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한다. 물론 마을에서 느끼는 한국적인 생활문화가 흥미롭고 선조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학습효과가 있어야 하며, 마을별로 독특한 문화와 주제가 있는 체험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전통가옥에서 체류하면서 그 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과 전통기념품도 개발되어야 한다.

전통 민속마을이나 전통 한옥마을, 그리고 전통가옥은 관광객 취향에 맞도록 편의시설을 보완하고, 조경 등 마을의 이미지를 개선하여 관광객들에게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지금보다 더 개방적인 생활공간으로 다가와야 한다. 또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서비스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주민들의 마인드를 제고시키고, 서비스교육을 강화하여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통 생활문화공간은 우리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한류 문화의 장르를 이어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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