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회 숲해설경연대회에서 시연 참가자들이 놀이를 통한 숲체험에 임하고 있다.
“쇠똥구리를 혹시 알고 있나요? 자 재밌는 놀이를 하면서 쇠똥구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등산에 어울릴 법한 트레킹 복장을 한 숲해설가가 비슷한 복장을 하고 이미 ‘쇠똥구리’를 알고도 남을 법한 어른무리들은 숲해설가가 시키는 대로 즐겁게 놀이를 하며 ‘쇠똥구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참 놀이에 빠져 있던 이 어른무리들은 놀이가 끝나자 진지한 얼굴로 한 손에 들고 있던 채점표에 숲해설가의 평가 점수를 매겨놓는다.

가을 빛으로 물든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속에서 진행된 ‘제6회 전국 숲해설 경연대회’의 풍경이다.

산림청 주최·(사)한국숲해설가협회 주관으로 전국 숲해설가들의 역량강화 및 정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매년 실시되고 있는 ‘전국 숲해설 경연대회’는 올해 ‘숲이 행복이다. 숲해설과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란 주제로 전국 자연휴양림과 국유림, 수목원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숲해설가와 숲 관련 단체 전문가, 공무원 등 약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6~27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한성백제박물관 일대에서 개최됐다.

숲해설가는 지난 1999년 처음 도입된 이래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새로운 신규업종으로, 또는 유망업종으로 떠오르며 전문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숲해설가들의 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 앞으로 녹색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다.

그동안 도시외각 지역에 위치한 지역 자연휴양림이나 수목원 등지에서 개최해오던 대회가 올해 처음으로 대규모 도시공원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다. 산에 있던 숲해설가가 도시로 내려와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셈이다.

대회 이튿날인 27일에는 주말을 맞아 공원을 찾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숲해설’, ‘우드버닝’, ‘자연물 손수건 만들기’ 등 시민들과 숲해설가들의 거리를 더욱 좁히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들도 진행했다.

26일 첫날에는 대회 핵심 행사라 할 수 있는 숲해설가들이 그동안 현장에서 닦은 숲 해설 기량을 선보이는 ‘숲해설 경진대회’를 비롯해 ‘숲해설 우수사례 발표’, ‘숲해설 체험교구·사진 및 세밀화 전시회’ 등이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산림교육법 시행에 따른 수준높은 숲 해설 프로그램개발과 장소별, 계층별 숲 해설(체험) 컨텐츠 특색화를 목표로 열띤 경쟁을 벌였다.

특히 숲해설 프로그램 경연에서는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를 주제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 발굴을 적극 유도하기도 했다.

각 분야별 경연대회 수상자들은 상금이 수여되고 최고 입상자 1명에게는 ‘2013년 세계해설가 컨퍼런스’ 연수기회가 제공된다.

▲ 제6회 전국 숲해설 경연대회서 숲해설 우수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숲해설 활동 우수사례>

<숲해설 활동 우수사례>

 

<숲해설 활동 우수사례>

 

<숲해설 활동 우수사례>

 

전국 각지 숲해설의 우수사례를 발표해 심사를 통해 선발된 이 자리는 대회 최고 상금인 100만원이 걸린 만큼 중요한 경연 중 하나다.

각 지역의 국유림, 숲체험장, 지방산림청, 수목원 등 12개 팀이 경합한 결과 최우수상은 학교폭력 예방 치유 ‘즐거운 학교생활! 헤아林, 어울林’ 프로그램을 발표한 남부지방산림청에게 돌아갔다.

남부산림청은 올 한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산림교육 가운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숲에서 치유하기 위한 전문 프로그램 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경찰청,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의 업무협력과 숲 속에서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성, 향후 보완을 위한 피드백, 숲 해설가의 청소년 전문교육 지속 실시 등을 강조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 2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숲해설가가 참관자들 앞에서 숲해설 시연을 펼치고 있다.
<숲해설 경진대회(숲해설 시연)>

<숲해설 경진대회(숲해설 시연)>

 

<숲해설 경진대회(숲해설 시연)>

 

<숲해설 경진대회(숲해설 시연)>

 

총 17명의 숲해설가들이 열띤 경쟁을 벌인 숲해설 시연부문에는 청태산휴양림의 최혜옥 숲해설가가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숲해설 시연 부문은 5개조로 구분된 코스를 각자 배정된 진행코스에 따라 1시간동안 직접 시연을 진행, 전문가 3명과 15명의 시연참가자가 동행하며 ‘준비물은 적절한지’, ‘해설의 흐름과 내용, 진행기술은 어떠한지’, ‘흥미를 유도하는지’ 등을 예리하게 평가한다.

심사위원들의 예리한 평가를 이겨낸 최혜옥 숲해설가는 대부분 해설가들이 대상으로 삼은 ‘어린이·청소년’이 아닌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꾸려 눈길을 끌었다.

최 숲해설가는 ‘숲과 인사(정화)’를 시작으로 실뭉치를 이용한 연결그물만들기, 치유음악과 명상, 나무해설게임 등을 통해 ‘고령화, 여성중심사회’에서의 힐링 개념을 숲해설에 도입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 숲해설가가 스마트 폰을 활용해 숲해설을 펼치고 있다.

 

▲ 제6회 전국 숲해설 경연대회에서 진행된 숲해설 교구 전시회가 진행됐다.
<숲체험 교구 및 프로그램 전시>

<숲체험 교구 및 프로그램 전시>

 

<숲체험 교구 및 프로그램 전시>

 

<숲체험 교구 및 프로그램 전시>

 

이 외에도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를 주제로 부여한 숲해설 프로그램 경연은 11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숲해설가협회 경북협회가 대상을 받았고 숲해설 체험교구 경진대회에서는 국립수목원팀이, 숲해설 사진경진대회는 한국숲해설가협회 대전충남협회(이희자)가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행사는 숲해설들간 경쟁뿐 아니라 숲체험 교구와 교제, 사진들을 전시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각 숲해설 관계기관에서 목공예, 천연염색 등 숲체험 이벤트를 준비해 전시하는 한편 숲체험 교재와 작품, 생태도서 등을 전시했다. 

한편, 이번 경진대회는 경연 뿐 아니라 이경준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강을 비롯해 ‘숲해설가를 위한 비전 워크샵’, ‘제1회 아시아해설국제포럼’ 등이 진행됐다.

 

▲ 제6회 전국 숲해설 경연대회장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직접 목공예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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