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열린 '제9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환하게 웃는 수상자들

자연과 조경의 ‘경계’는 어디이며, 그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

‘제9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은 ‘경계의 풍경, 그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도시홍수와 산사태의 우려를 도시와 산의 경계에 적합한 방제공간을 제시한 최소현·오지운·이영미(경희대 환경조경디자인학과)의 ‘Green Bumper’가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대상에게는 국토해양부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이 주어졌다.

지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푸치니바에서 열린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시상식은 양홍모 (사)한국조경학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양 회장은 “경계는 닫혀있는 공간이 아닌 열려있는 공간”이라며 “에너지·물질·사람의 이동과 흐름이 일어나야 건전한 도시생태계 기능이 유지된다”고 공모전의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재)늘푸른의 엄용준 이사는 “공모전 주제인 ‘경계의 풍경, 그 경계를 넘어’는 앞으로 여러분이 미래 조경인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에너지와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명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강희업 국토해양부 녹색도시과장은 “이번 주제는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실천해온 ‘저탄소 녹색성장’과 같은 맥락의 주제이며 국토환경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의미를 지닌 자리”라고 축사를 전했다.

이어 심사를 맡은 조동범 심사위원장은 “주제를 선정했을 때의 예상과 달리 다양한 부문에서 접근하는 참신한 작품들이 많았다”며 “단순히 시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도 작품을 보고 많은 토론을 나눴다”고 심사총평을 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Green Bumper’는 많은 비에 산사태나 홍수가 날 가능성이 높은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북한산 우이령 일대를 대상 부지로 선정했다.

이 작품은 우면산 산사태 이후 서울시와 각 지자체가 1년에 1000여개씩 사방댐을 설치한다는 다소 비환경적이고 무책임한 계획을 조경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역주민의 여가활동의 장소와 자연재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제안했다. <223호 조경디자인 게재>

핵심 내용으로는 우이령 일대를 하나의 방재공간으로 바라보고 건기·우기에 따라 프로그램을 달리하고 있다. 건기 시에는 지역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생태체험 학습공간 ▲피크닉 공간 ▲광장 공간 등으로 사용하고, 우기 시에는 출입을 제한해서 ▲안전성을 강화하며 재해를 대비하고 ▲생태계의 종 다양성을 도모하기 위한 장소로 사용된다.

‘Green Bumper’는 현재 산사태·홍수에 대비해 시행하고 있는 사방댐과는 달리 나무와 저류조를 통해 자연친화적인 재해방지가 가능하게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경계’에 대한 참신한 생각이 대상을 받게 된 주된 이유이다.

최우수상(설계부문)은 신한별(부산대 환경과학과)의 ‘희망의 연금술’이 수상했다. 이 작품은 안동시 구제역 매몰지의 성분을 퇴비화하여 채소와 과일을 가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 다른 최우수상(계획·연구부문)은 탁지현·송현주(동아대 조경학과)의 ‘Subwayside’가 차지했다. 부산시 대중교통의 중심인 지하철 1호선 출입구에 녹화를 통해 도심과 공원의 경계를 허문 ‘Subwayside’는 방대한 자료수집과 세밀한 분석이 호평을 받았다.

우수상은 조원희(서울대 환경대학원)의 ‘Urban Forest Edge : as an Approach Toward Sustainability’ 등 4점이 선정됐고, 가작은 김은영·손영혜·김모아(서울시립대 조경학과)의 ‘ANOTHER STORY’ 등 8점이 수상했다.

그밖에 조대성·전우현·김선영·민보라(한경대 조경학과)의 ‘Fusion coexistence’ 등 27점이 입상을 차지했다. 올해 환경조경대전에는 총 101팀이 출품해서 입선작 42작품이 가려졌다.

한편 수상작은 오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V-갤러리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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