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네’를 아시는가?

우리시대 정원 문화가 어디로 가야할지 그 방향을 알고 싶다면 다음 몇 가지 키워드와 함께 푸르네를 꼭 기억해야 한다. ‘정원사 이성현, 정원문화센터, 센터장 김현정, 정원문화축제, 정원학교, 가든 볼런티어’.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에 정원 문화의 싹을 심은 지 13년. 푸르네는 이제 명실공히 정원문화의 선구자가 됐다.

‘정원이 생활을 디자인한다’는 기치로 1999년 설립된 치료정원 연구센터 푸르네(대표 이성현)는 삶을 변화시키는 정원문화를 제창하며 실천하고 있다.

정원은 미적인 환경만 만들어 주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분명 우리 삶의 질을 높이거나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는 또 다른 생활공간이다.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정원문화의 씨앗을 심고 있는 것에 행복하다고 말한 이성현 대표는 현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도구로 정원이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정원을 매개로 삶을 변화시키는 속정 깊은 친구가 되고자 노력하는 이성현 대표를 푸르네 본사에서 만났다.

우리는 왜 푸르네를 주목해야 할까? 푸르네를 이끌고 있는 이성현 대표의 꿈은 어디에 닿아 있는 것일까?

정원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원은 주거문화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한 사회와 시대의 생활문화와 가치체계 및 예술이 총체적으로 결집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단편적인 공간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기다리는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 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원은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 행복, 꿈과 같은 주제들을 함께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정원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다면?
정원에 들어오는 사람의 삶 전체를 돌아보고, 그 삶 내면의 모습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디자인의 범위와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름다운 정원을 넘어 치료정원을 디자인 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고 완벽한 정원으로 완성되지 않고 늘 그 정원은 완성되어져 가는 설계와 시공으로 남아있으리라 생각한다. 치료정원이라는 말은 치료와 정원이라는 단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여기에는 숨어있는 말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치료의 대상자가 되어야 하고, 정원은 그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형태적인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의 범위가 중요하다. 치료정원은 어느 누구에게 제한된 정원이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해야 하는 정원이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해야 하는 이유는 예방이라는 단어에 그 뜻이 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자연에서 자신을 만나는 경험은 건강한 자라면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예방적 차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원이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처럼 치료정원도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정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 이성현 대표는 “정원은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 행복, 꿈과 같은 주제들을 담아 낼 수 있어야 된다”고 말한다.

 

 

치료정원 조성방법은?
치료정원을 설계할 때는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눈에 보이는 형태적인 접근과 존재하지만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이용하는 접근 방법으로 나누어 보면서 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눈에 보인다는 것은 나무·꽃·물처럼 보이는 것이지만 의뢰인의 생활 패턴이나 심리적 상태, 과거의 모습과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 기본 요소가 된다. 이뿐 아니라 바람·햇빛·소리·향기·내면의 모습 등과 같이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정원에 끌어 들이는 계획은 그리 쉽지 않은 설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치료정원의 설계 범위도 적당히 눈에 보이는 사물들을 이용한 풍성한 향연의 잔치가 아니라 마음이 보일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의뢰인의 삶의 패턴을 충분히 이해하여야 설계가 시작될 수가 있고 또한 정원이 완성되면 그 안에서 치료적 결과물들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정원계획이라는 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원설계 시 상담-설계-시공 순이지만 치료정원은 치료과정을 담은 정원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설계과정을 더욱 세분화하여 단순히 예쁜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용자의 편의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성향과 내적인 문제까지도 상담을 통하여 알고 그것을 정원 안에 반영하여 설계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정원설계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정원에서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치료정원 설계자는 사람을 연구하고 이용자를 이해하고 첫 만남에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의뢰인과의 미팅 후 정원의 기본 계획을 짜야 하는데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크건 작건 공간을 이용목적에 따라 효율적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포장, 녹지, 수경, 놀이공간, 채소원등으로 나눌 수가 있을 것이다.
공간 구상이 끝났다면 전체적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 모티브를 따와 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공간구상 후 구체적으로 구조물, 시설물계획, 식재계획, 포장계획을 세우고 주위환경 즉, 가용공간, 방위, 빛과 그늘, 식생기후 등을 고려하여 설계를 하되 첫 미팅에서 의뢰인과의 상담에서 얻은 이용자 분석을 정원 안에 녹여야 한다.
치료정원은 정원의 형태적인 부분들이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외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치유정원은 정원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사람의 내면적인 변화, 동기, 성장, 전환이라고 하는 내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려는 부분으로 나누어서 개념을 잡아가고 있다. 정원에서 이 둘을 정확히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생각하며, 이 둘은 종합적인 복합적인 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더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푸르네 가든 볼런티어는?
지난해부터는 푸르네 가든 볼런티어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전문적인 문화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같은 뜻을 가진 볼런티어들이 함께 모여 정원 문화를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축제로 지속적 커뮤니티 활동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가든 볼런티어는 정원을 통해 다양한 정원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자원봉사자로 푸르네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정원문화를 1년간 책임지며 함께 만들어가게 된다. 가든 볼런티어 자격을 얻게 되면 힐링가든 교육과 다양한 정원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 푸르네에서 시공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제우피스 빌딩 정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