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MZ 개념도

지난해 열린 첼시플라워쇼에 한국 최초로 참가해 스몰가든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황지해 작가가 올해에는 ‘DMZ’ 정원으로 쇼 가든 부문에 출품한다. DMZ 정원이 들어설 공간은 쇼 가든 중에서도 360도 모두 오픈되는 트라이앵글 사이트로 박람회장 내에 2곳 밖에 없는 곳이며, 200~220여㎡의 최대규모를 자랑하면서 최고의 명당 자리로 꼽히는 공간이다.
이번 작품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원시림으로 소생한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생명 환원과 치유라는 자연의 위대함을 표현하게 된다.
정원에는 남북을 가르는 철책선이 가로 지른다. 잘려나간 철도와 지뢰밭, 그리고 감시초소탑을 설치해 이별의 아쉬움과 아픈 상처의 흔적을 표현한다. 특히 한국전에 참전했던 영국군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한 공간으로 메모리체어가 설치된다. 정원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물길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강조한다.
삼각형 구도를 따라 레일바이크를 달고 한 바퀴 돌면 DMZ 스토리를 읽을 수 있으며, 초소(전망대)에 올라가 정원 전체를 조망할 수도 있다. 또한 정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특성을 고려해 정원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주변에 망원경도 설치된다

상처의 치유와 생명력의 회복 표현한 식재패턴
식재는 한국전쟁 당시 전장에서 약용 또 식용으로 쓰였던 도토리나무, 천리향, 미스김라일락, 박주가리, 상사화, 민들레, 조뱅이, 만삼 등 약재와 야생화 위주로 연출하게 된다. 특히, 쑥과 조뱅이는 피를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어 부상병사의 치료에, 도토리나무와 나물종류의 식물들은 식용으로 사용됐다. 박주가리와 상사화, 왜솜다리, 금강초롱, 민들레는 우리 모두의 평화와 바람을 상징한다. DMZ 가든을 상징하는 이들 야생식물들의 배치는 치유를 통한 생명력의 회복과 자연의 순환이라는 테마가 정원 안에 가득 펼쳐지게 된다.

흐르는 물줄기는 가르지 못하는 ‘철책선’
머루와 다래 덩굴에 덮인 철책선 사이로 안을 엿볼 수 있는데, 철책선에는 실제 이산가족의 편지가 묶이게 된다. 또한 정원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물줄기는 물리적인 분단이 자연의 순리마저 가로막을 수 없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정원을 조망할 수 있는 ‘초소전망대’
초소전망대는 DMZ의 지킴이 역할을 한다. 욕심을 비우면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며, 관람객이 초소전망대를 올라가 정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초소 다리는 포로 교환의 장소였던 자유의 다리로 이뤄진다.

영국참전용사들 위한 ‘메모리얼 체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영국 참전용사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영혼을 대변하는 기념비로써 그들의 군번줄로 만들어진다. 의자에 앉아서 정원을 감상하면서 참전용사와 희생자들 그리고 전쟁과 아픈 현실을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전쟁의 흔적 ‘지뢰밭’
전쟁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대전차 지뢰, 로켓지뢰, 발목지뢰 등을 활용해 지뢰밭을 설치하게 되지만, 살상무기를 아름다운 미술장식으로 승화시키게 된다.

상처의 기억들
끊어진 철길과 녹이슨채 멈춰버린 전동차가 역사의 흔적을 말해주고, 잘려나간 나무의 그루터기에는 60여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을 담게된다.


▲ DMZ 정원 스케치

 

첼시플라워쇼란?
영국에서 매년 5월에 개최되는 ‘첼시플라워쇼(Chelsea Flower Show)’는 영국왕립원예학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180년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정원 및 원예박람회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해 정・재계, 문화인사 등 해마다 1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한다. 또한 BBC에서 하루에 매일 2회씩 총 11시간을 생중계하며, 1500여명의 세계 각국의 언론인들이 찾아 취재 열기를 더한다. 첼시플라워쇼 전시장은 정원, 다양한 식물과 화훼전시, 꽃꽂이전시, 각종 정원에 관한 제품과 식물 판매소로 구분된다.
특히 정원은 등단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20㎡ 규모의 ‘아티즌(스몰)가든’과 옥상정원을 포함해 도심형 소형공원이 조성되는 35㎡ 규모의 ‘어반가든’ 그리고 100~220㎡ 규모의 대형공원으로 자유로운 주제가 특징인 ‘쇼가든’으로 구분된다. 시상은 각 부문별 3개의 최고상이 주어지고, 우수작은 금상, 금박상, 은상, 동상 등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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