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무등산골프장

“이 암석들을 대체 어떻게 옮겨온 거예요?”

광주 무등산골프장 입구의 조형암석을 본 주민들의 질문이었다. 그들은 “헬기로 옮겨왔다”는 시공자의 속없는 말도 의심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인공암석을 진짜 무등산의 암석으로 보고 있었다. 이곳은 무등산 산기슭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자연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높이가 낮고 볼품이 없을 뿐 아니라 불량 암반도 많아 인공암석으로 재시공하게 됐다.

25년간 인조암 사업만을 고집있게 이끌어온 인조암 1세대 (주)명산(대표 김득일)은 무등산골프장 입구에 자연 그대로의 모양을 재현한 인공암석을 세우고 주변을 녹지와 연결해 보다 자연스러운 경관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이런 사례는 호텔, 아파트 단지, 공원 등 셀 수 없이 많은 장소에 만들어 졌다.



탁한성 명산 상무이사는 “최근에는 인조암 기술도 발전했지만 설계 역시 달라졌다”면서 “단순히 평면도와 단면도 방식으로 인조암과 인공폭포를 설계했던 것에서 이젠 주변 경관까지 고려해 시뮬레이션한 후 설계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오히려 인조암이 원석보다 더욱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 패널방식에서 드러났던 문제점들을 조각방식을 사용해 개선해 더욱 자연암석 같은 디자인이 가능하게 됐다. 미리 공장에서 제작해 온 지지철골과 앙카, 철근 케이지를 이용해 암석을 조성해가는 것이다. 그리고 뿜칠, 조각, 도장작업을 통해 형태를 만들어 낸다. 조각방식을 이용해 돌 사이 갈라짐과 깊이 파인 틈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틈새가 없어 크랙 현상도 사라졌다.

명산 측은 “패널 방식은 공장에서 만든 재료를 현장에 가져와 조립하는 방식으로 장비가 없으면 힘들고 실내에 적용시키기도 어렵다. 패널 덩치가 크다보니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조인트 부분에 하중이 가중돼 지반 침하, 철골 변형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패널방식이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조각형 방식은 공장에서 설계에 맞게 구조물을 만들고 그 구조물을 현장에 배치한 후 앙카와 철큰 케이지를 이용해 각 위치에 맞게 암석을 구성해가는 방식인 것이다. 또 15~30mm 가량의 패널방식은 두께가 얇아 내구성과 강도가 약했으나 지금은 일반적으로 100~120mm 두께로 시공하고 철근이 안에서 잡아주기 때문에 인장강도도 높일 수 있었다.

돌의 표면색은 원자재에 혼합해 1차 바탕색을 조성하고 이후 5~6회에 걸친 도색과정을 통해 색의 음양 등 후처리를 하게 된다.

인조암은 외형도 중요하지만 페인트 기술 역시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술력이다. 명산은 이전 방식의 일반 수성페인트가 아닌 무기질류의 아크릴 수성페인트를 이용해 변색이나 자외선에 의한 탈색, 백화현상을 방지해준다. 특히 앞서 부식 등 산화과정을 거친 산화페인트를 이용하는데, 산화방지효과뿐 아니라 색이 소재에 깊이 있게 침투해 보다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런 발전된 기술들을 통해 현무암, 화강암, 수석, 산석, 주상절리까지 다양한 암석을 표현해낼 수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낡은 표현이나 이끼와 석화현상도 표현해 낸다. 설계한 디자이너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탁 상무이사는 “자연석으로 낼 수 없는 큰 이미지나 거친 표면 혹은 동굴 등을,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모양과 원하는 디자인·색·질감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인조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하면서 “최근 인조암은 인공폭포나 테마파크, 동물원뿐 아니라 가벽이나 호수의 다리, 징검다리, 인공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 제주 롯데호텔
커다란 암석의 연출은 자연석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설사 대형 암석을 구한다 하더라도 비용이 너무 비싸다. 사실 인조암은 대형으로 만들수록 가격은 저렴해진다. 때문에 작은 돌은 실제 돌이 오히려 저렴할 수 있다. 그래서 취하는 방식이 대형 원석 대신 인조암을 표현해 구조 모양과 형태 등을 디자인해 배치하고 그 주변의 작은 돌들은 실제 자연석을 이용하는 것이다. 비용 그리고 경관 측면에서의 효율 두 가지 모두 높인 방법인 셈이다.

최근 인공암은 단지 내 조경에서도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신림 휴먼시아 아파트는 단차가 매우 높았다. 옹벽만으로 조성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높이였지만 명산은 이 공간에 높이 20m 길이 200m 가량의 인조암에 관목을 적절히 어우러지도록 배치했다. 답답하게 느껴졌던 공간이 오히려 경관요소로 변화된 것이다. 또 찻길 도로의 소음방지 벽면 주변도 인조암을 이용해 자연쉼터로 조성했다. 동굴까지 만들어 놓으니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공간이 됐다.

마석의 한 아파트 역시 좁은 아파트 사이 공간과 밋밋했던 벽면에 인조암을 설치해 자연친화적인 경관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인조암을 불량암 혹은 볼품없는 암석의 개성을 살리고 랜드마크적인 요소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가평 베네스트 입구에 설치된 암석은 기존 불량 암석을 인조암을 통해 튼튼하게 하고 소나무와 관목 배식공간을 조성해 가시적인 입구 경관요소로 변화시켰다.

또한 작은 공간 그리고 특수한 구조의 공간에서도 인공폭포를 조성해 원하는 곳에 물을 떨어뜨리는 등 쉼터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쉽다. 주상절리, 동굴, 인공섬 등 특수한 구조도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경인운하 제1경에도 명산의 인공암이 설치됐다. 길이 150m, 높이 50m 규모의 초대형 인공폭포로 강 주변 경관의 자연미를 한층 높일 수 있는 쉼터로 조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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