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현 생명의숲 사무처장

“개방·소통·참여, SNS가 가지는 이러한 특징은 앞으로 시민단체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지난 25일 새로운 방식으로 처음 열렸던 ‘도시숲 콘서트’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특성과 이 처장의 이러한 생각이 잘 반영된 행사였다.

소수 몇몇에 의해 준비돼 진행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행사를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소통이 가능한 ‘페이스북(face book)’이 있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소통했고 역할분담, 발표주제 공유, 참석여부 조사까지도 손바닥 안에서 이뤄졌다.

‘생명의숲’ 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시민단체들이 SNS를 통해 시민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시민단체 가운데서도 선도적으로 스마트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생명의숲 이수현 사무처장을 만나 SNS를 활용하며 변화해가는 시민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명의숲 SNS 도입 사례와 활용 수준은?
현재는 준비 중이다. 본격적으로 괘도에 오르는 것은 빠르면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상근 활동가들도 SNS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의숲은 시민운동 단체이기 때문에 SNS가 가지는 ‘개방·공유·참여’라는 철학이 시민단체가 지향하는 바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단체에서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 있을 때 언론에서 다뤄줘야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그것 또한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알릴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SNS는 단체가 하고 있는 일과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그 첫 번째 도입사례가 ‘도시숲 콘서트’였다.
올해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활동들을 어떻게 SNS 시스템에 맞게 전환시켜 나갈 것인가를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도시숲콘서트와 SNS, 어떻게 만나게 됐나?
굉장히 우발적이고 단순하게 출발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 인사를 나누던 중 “도시숲 아카데미 규합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후 SNS를 통해 여러사람들 의견에 살이 붙기 시작해 행사 날짜를 잡고 장소 섭외까지 진행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을 모아보자’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초대장을 만들어 보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재미있겠다, 나도 참여하겠다’ 등, 발표와 참여 신청이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즉흥적 진행·스마트폰 소통, 문제 없었나?
전혀 없었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정보를 가지고 기획을 했을 때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다수의 사람들은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돌출 행동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도시숲 콘서트 같은 경우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기획했기 때문에 이미 70~80%정도의 사람들은 콘서트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알고 있었다. 참석자들이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알고 있다는 점이 행사 진행에 있어서 큰 이점이 된 것 같다.

첫 인터넷 생방송, 성과와 방향은?
그렇다. 도시숲 콘서트에서 유스트림을 통해 생중계를 하게 된 것은 참석 못하는 분들이 행사장에 오지 않아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공식적인 행사를 생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으로 많은 행사에 생중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쌍방향으로 소통할 생각이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1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회원 총회이다. 지금까지 총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전체 회원 중 소수였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중요한 결정을 한 후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통보되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회원 총회가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올리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민단체에게 SNS는 기회인가? 위기인가?
당연히 큰 기회로 보고 있다. 제일 기대하는 것은 ‘제보’다.
시민들이 길을 걷다가 숲이 훼손되는 장면을 보거나 어느 길가에 나무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면 휴대폰으로 바로 찍어 페이스북이나 2월 중순 쯤 오픈 할 생명의숲 모바일 웹사이트에 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생명의숲에 참여하고 있는 수목관리와 관련된 전문가 분들이 실시간으로 시민들의 의견에 답변을 하기도 하고, 사진만으로 판별이 되지 않을 경우 현장 방문해 조취를 취하거나 관련 지자체에 연락해 즉각 조취를 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숲과 관련된 사람들이 SNS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돼 시민들은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업체는 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고객확보가 될 것이다.

SNS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분위기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는 관심있는 분야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더라도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전화나 이메일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그것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1대1 관계밖에 되지 않았다. 나의 문제는 해결이 됐지만 나와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그들은 다시 도움을 요청하는 반복적인 일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SNS를 활용하면 내가 가지는 고민에 대해 누군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고, 또한 두 사람뿐만이 아니라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으며, 훨씬 더 다양한 솔루션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소통과 공유 속에 사상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SNS 활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미사용자는 소외받지 않을까?
당분간은 기존의 방식(전화, 우편, 이메일)과 SNS를 병행해 가야한다. 모든 사람들이 SNS를 사용하는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소외감 들지 않도록 기존의 방법들을 병행해가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갈 것이다.

‘인간 이수현’의 고민과 꿈은?
더 많은 양질의 도시숲을 만드는 것, 시민·기업의 참여유도, 도시숲 관리, 도시숲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민 혜택 등이 항상 우선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이다. 그것들을 위해 생명의숲은, 사무처장인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도시숲 관리 체계 일원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도시숲은 국토해양부, 산림청, 지자체로 관리 주체가 나눠져 있어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관련법 조차도 여러 가지로 나눠져 있는 상태다. 때문에 관리 체계를 일원화해 행정낭비를 없애고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2년 말에는 대선이 있다. 대선이 끝나면 정부 조직개편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그 이전에 지금부터 관리체계나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어떻게 변화해 가야할 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후보자들이 그런 부분들을 수용하게 되면 정부 조직개편 상황에서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