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홍모 신임 (사)한국조경학회장

“조경기본법·조경직제·한국조경운동 등 조경분야의 현안 문제는 모두 맞물려 있습니다. 조경기본법이 통과되면, 조경담당 부서 신설과 조경직 중앙공무원 채용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조경운동에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또 여기에 조경분야가 국가정책에 반영되면서 조경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다. 따라서 조경기본법의 연내 국회통과는 물론 녹색·청색인프라 구축운동 등 조경분야가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습니다”
2011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양홍모 (사)한국조경학회장 겸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은 임기 중 핵심사안으로 조경기본법·조경직제·한국조경운동을 강조했다. 시장 위축으로 조경업계에는 위기론까지 등장하는 어려운 시기를 맞아 양 회장은 ‘한국조경비전2020’을 앞세워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녹색·청색인프라 구축을 조경운동으로 추진하면서 조경분야 변화와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는 양 회장을 만나 한국조경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신임 회장으로서 소감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조경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이 없고, 대학에서는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 와중에 인접 분야에서는 조경의 영역을 침범해 오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런 때 일수록 조경학회와 환경조경발전재단을 중심으로 조경인 모두가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임기 중 핵심 추진사업은? 
우선 가장 중요한 핵심사업은 한국조경운동 추진과 조경기본법 국회 통과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조경기본법은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조경운동과 관련해 녹색∙청색 인프라구축 운동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밖에 조경직제, 국가공원을 위한 도시공원법 개정, 조경학회 창립 40주년 준비, 조경회관 건립, 조경기사 시험 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녹색·청색 인프라 구축운동은 무엇인가?
미국을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 성장운동 및 보존 운동과 신도시주의 운동이 일어났고, 2000년대에는 녹색도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운동은 건축·조경·도시계획 등이 함께 추진하면서 국민적 참여로 진행됐으며, 특히 스마트 보전운동과 녹색도시 운동은 조경이 중심으로 인접분야와 함께 추진한 대표적인 운동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통령 자문기구에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녹색인프라 구축이 국가 5대 전략 중 하나로 채택되어 있다.
그런 맥락에서 녹색·청색 인프라 구축운동은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하고, 국민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운동이 될 수 있도록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활동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 녹색∙청색 인프라 구축 추진 및 연구단을 조직할 것이며, 관련부서와 공동연구 등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운동은 밑으로부터 발생할 수도 있지만 위로 부터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조경운동은 밑으로는 인접분야와 국민들을 상대로 홍보와 설득작업을 해나가고, 위로는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참고로, 녹색인프라 구축은 도시 내에 공원·녹지·그린벨트·도시와 농촌사이 생태벨트 등을 네트워크화하는 것이고, 청색 인프라 구축은 하천·하천회랑공간·강우유출수 정화 및 관리·그린스트리트를 네트워크화 하는 운동이다.

신설되는 정책위원회 구성과 역할
조경이 국가정책에 반영되고, 비전을 갖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 조경을 관할하는 부서가 신설돼야 한다. 또 녹색·청색 인프라 구축이 국가정책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교류 및 정책개발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조경분야와 관련성이 높은 국토해양부에 조경을 전담하는 ‘(가칭)환경조경과’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공무원 1명을 조경학회 정책부회장으로 영입해 ‘정책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위원회는 국토부 녹색도시과와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면서 정부의 정책개발 및 연구용역 수행 등을 통해 조경이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학회·국회·국토부·LH 등 관련 분야에서 참여하는 ‘녹색인프라포럼’을 구성해 녹색·청색 인프로 구축 운동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역시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조경계 해외진출에 대한 비전은?
국내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해외진출이다.  일부 놀이시설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한 상태인데 앞으로 해외 시장 진출은 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발전재단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기구를 만들 예정이다. 이 기구를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다양한 소재가 개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설계분야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할 것이다.
업계의 해외진출을 위해 한국조경을 소개하는 영문판 잡지 또는 저널 형태의 소식지 발간도 추진하겠다. 영문판 소식지를 통해 한국조경의 기술력을 해외에 알림으로써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조경학회 창립 40주년 기념사업은?
내년이면 학회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기술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많이 발전했다.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 동영상으로 제작해 인접분야는 물론 국가와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이다.
또 조경작품집도 제작할 것이다. 작품집은 10년 단위로 설계계획 분야의 흐름을 정리하면서 미래를 조명할 수 있는 내용이 수록될 것이다.

관련학회 통합에 대해?
지난해 조경학회·전통조경학회·환경복원기술학회 등 3개 학회가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며, 올해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생태학회와 경관학회도 공동학술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할것이다. 이것이 통합은 아니다. 각 학회의 고유 역할과 기능은 유지하면서 조경계 전체로 봤을때 조경인의 목소리를 하나로 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통합이라기 보다 연합형태라고 보면된다. ‘(가칭)조경관련학회연합회’ 정도가 될 것이다.
이와 별도로 건축·도시계획·도시설계 등 인접 학회와도 공동세미나 등을 통해 조경에 대한 인식을 각인시켜 나갈 것이다.

조경업계가 어렵다. 문제점과 극복 방안은?
조경업계의 어려움은 1차적으로 세계적인 금융여파로 인한 국내 경기 침체에 있으며, 학회 입장에서는 그동안 정책개발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조경에 대한 고유 영역을 지키고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경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혜택을 주는지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또 조경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개발도 뒤따라야 한다.
학회와 발전재단 차원에서는 정책 개발과 대안 제시를 통해 정부를 설득해서 국가정책에 조경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것이다.
앞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면, 4대강 하천관리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2015년까지 지천하천복원사업에도 3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조경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 조경의  비전?
가장 시급한 부분은 조경기본법이다. 올해 내에 조경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해서 조경이 법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중앙부처 조경담당과를 신설하고 조경직 국가공무원이 채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시대흐름에 맞는 조경교육도 중요하다. 최근의 설계는 전통적인 설계와 계획의 범주를 넘어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사회적으로 생동감을 주는 새로운 설계 개념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위기는 과거부터 있어왔다.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하며 미래를 대비한다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경인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며,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소통과 공감 그리고 공유다. 조경인의 의견과 요구에 귀 기울이고, 조경인과 함께 하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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