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근 신임 한국잔디협회장

 

 

 

 

김석근 신임 (사)한국잔디협회장(57·지엠엠(주) 대표)은 올해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로 학교운동장 잔디조성사업과 생산자 모임 결성, 협회지인 ‘잔디세계’ 확대 배포 등을 꼽았다.

특히 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은 잔디문화를 바꾸고 잔디산업을 키울 수 있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무상급식(?)’이라는 난관에 봉착해 좌초하고 있는 상태다.

이성호 전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새롭게 협회를 이끌어갈 김석근 회장을 만나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다각적인 구상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 회장은 올해 잔디문화를 바꾸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관상용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잔디에 대한 생각을 ‘토론하고 플레이하고 유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도심 내 인공적으로 만든 잔디밭을 보호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수준이 왔다”면서 “앞으로 ‘잔디밭에 들어가지 맙시다’가 아니라 ‘잔디밭에서 모입시다’라는 문화적인 변화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잔디문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한 캠페인으로, 시민에게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학교운동장 잔디조성사업’을 내세웠다.

그는 “학교 담장 허물기나 학교 생태 숲 만들기 등은 오히려 시각적인 요소에 치중한 반면 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은 초·중·고교 학생이 직접 플레이 할 수 있는 자연공간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잔디운동장은 운동 및 신체활동 의욕과 정신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으며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또 생활권 녹지량 증대로 쾌적하고 깨끗한 도심환경이 제공되며, 보상비 없이 도심부에 일정 면적의 토지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학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도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게 돼 삶의 질이 좋아지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잔디운동장 조성사업은 2009년 서울시 ‘에코 스쿨’의 선도사업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이 사업은 2년도 채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좌절됐다는 것.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잔디운동장을 조성한 내발산초(강서구) 등 8개 학교의 관리운영비 지원도 중단됐다.

김 회장은 “서울시의 학교운동장 잔디조성사업 추진 여부와 상관없이 협회는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밀어 붙이겠다”고 밝힌 뒤 그 이유로 서울시 1인당 녹지면적 부족과 자라나는 청소년에 물려줄 수 있는 선세대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더불어 지나치게 까다로운 잔디 관리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학교운동장에 잔디를 만들어 놓고 그 관리 상태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처럼 생각한다면 모든 학교가 잔디운동장 조성을 기피할 것”이라며 “잔디에서 잡초도 나고 민들레도 피면 어떠냐 평상시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잔디처럼 관리의 개념을 하나의 푸른 초원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관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올해 잔디생산자 역량 강화에 힘쓰기로 했다. 영세 농민 생산자가 협회의 주축이 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우선 ‘생산자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그는 “한국잔디협회의 태동은 잔디생산자협회에서 시작했다”고 운을 땐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 활동에 생산자 참여는 저조한 게 사실이었다”며 “앞으로 영세 농민 생산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상반기에 잔디협회 산하에 별도로 생산자 지역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산자 모임은 해당 지역의 지부 역할을 하게 되며, 생산자 모임이 결성되면 잔디의 유통과 생산 등의 질서가 바로잡히고 품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기대했다.

한국잔디협회지 ‘잔디세계’도 변화를 꾀한다. 연 4회 발행되는 잔디세계의 부수를 대폭 늘려 협회원뿐만 아니라 일선 학교나 잔디에 관심있는 기관 등에 배포해 잔디의 우수성을 알리고 더불어 잔디문화 변화 및 잔디산업 발전에 초석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그는 협회 사무실을 ‘(가칭) 잔디사랑방’으로 꾸밀 방침이다. 잔디 관련 자료 및 영상 등을 비치해 잔디에 대한 궁금 사항이 있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잔디산업 활성화를 위해 용도에 맞는 다양한 잔디를 생산하고, 한국잔디 고급화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김 회장은 “시민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아파트 베란다용 잔디 등 다양한 잔디를 생산하고, 사막기후에 잘 버티고 생명력도 강한 한국잔디를 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밖에 천차만별인 제품의 규격을 통일하고, 품질을 차별화시켜 이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는 한편 학교운동장이나 공원에 맞는 잔디관리 기술을 개발 보급해 일반인도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잔디를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는 또 잔디협회를 비롯해 한국잔디학회·한국잔디연구소·한국그린키퍼협회 등 잔디 관련 4개 단체가 잔디산업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조직인 만큼 서로 아우르면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앞으로 잔디는 굉장히 큰 산업이 될 것이다. 물론 화훼산업도 있긴 하지만 국내에서 농작물을 대신할 수 있는 대표 작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이라는 임기 동안 ‘한국잔디’에 ‘잔디산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