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섭 박사(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장)
“여기만 오면 몸이 편하고 마음이 맑아져요. 내손으로 가꾼 상추랑 고추가 잘 자라는 걸 보면 어찌나 대견스러운지… 주말이면 아들·며느리·손주들 모두 불러 농작물을 가꾸며 따 먹는 재미로 요즘 살맛납니다~”

지난 여름 도시 주말농장인 서울 서초구 ㄷ농장에서 만난 어느 어르신 말씀이다. 

1년에 10만원을 내고 10㎡(3평)의 텃밭에 농사를 짓는데 봄과 여름에는 상추·고추·토마토를 가을에는 배추·무·갓 등을 기른다. 작은 규모지만 겨울을 제외하면 일년내내 가족들이 참여해서 농사지을 수 있어 가족간 우애나 화합은 물론 옆 텃밭의 이웃들과도 친해져 언제든 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는 것이다.

도시민 중에는 귀농하고 싶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도시생활에 지쳐서이기도 하지만, 인생 2라운드는 경관좋은 농촌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상추나 고추·토마토 등의 농사를 지으면서 흙도 만져보고 정성만큼 자라주는 녹색식물체랑 교감하면서 살기 위해서다. 물론 경관과 인심 좋은 시골에서 전원형 생활을 즐기고 싶은 50대 이후의 장년층들은 전문농업인으로 보다는 귀촌을 목표로 농사기술을 익히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의 진정한 농사기술 교육은 주말농장에서도 이뤄진다. 도시에서 몇 년 농사짓다 보면 농업의 소중함과 가치를 온몸으로 깨닫게 되며, 농사에 상당한 노하우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경험을 미리 한 뒤 귀농이나 귀촌을 하게 되면 그만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고 농장 안주인 최성희 여사는 말한다.

▲ 유기농 중심의 텃밭채소 기르기 안내서
도시민들의 농사활동 지원을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다양한 재배기술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말농장이나 텃밭에서 농사활동을 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제작된 ‘텃밭채소 가꾸기’는 텃밭 가꾸기에 필요한 밭 준비, 씨뿌리기, 병해충 진단 등 실제 유기농 재배에 필요한 주요 기술이 수록되어 있으며, 가지·감자·고추 등 도시민들이 텃밭에서 기를수 있는 채소류 29종에 대한 핵심 재배기술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특히 텃밭채소는 한 마디로 해충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병해충이 발생하게 된다. 자기 가족들이 먹을 건데 일반 농약을 칠 수도 없고 가장 많은 고민거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고민도 이 책을 보면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예컨대,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난황유 등 천연농약을 이용한 해충 방제법 등 유기농 방식을 기준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자(사진)는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lib.rda.go.kr)에 파일이 올려져 있으며 인터넷 쇼핑몰 ‘농서남북(pod.rda.go.kr)'을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도심 주말농장은 도시민들이 농사기술을 배우는 교육장으로써, 가족과 이웃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써, 도시의 건강한 생태계 확보를 위한 녹지축으로써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갖는다. 무엇보다 자신과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싱싱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직 주말농장이나 텃밭이 없는 도시민들은 지금부터라도 꼼꼼히 계획을 세워 내년에는 꼭 우리 가족만의 농장을 가져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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