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국가공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용산공원에, 인접한 국립중앙박물관을 중심으로 박물관 복합단지를 조성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용산공원은 현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되면 그 부지에 세계적인 명품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정부가 직접 추진하고 있는 국가공원이다. 작년 6월에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제정됐고, 국토해양부 산하에는 ‘용산공원건립추진단’이 꾸려져 현재 한국조경학회 컨소시엄이 용역을 맡아 계획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용산공원 부지 일부에 민족사박물관·자연사박물관·과학박물관 등의 복합단지를 추가로 조성하고자 국토해양부와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사)한국박물관협회가 사흘간 개최한 한국박물관대회 행사의 하나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용산공원이 ‘문화가 있는 뮤지엄 파크’로 탄생한다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10위가 아니라 5위 안에 드는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거듭 태어날 것으로 본다”며 인사말을 통해 의미를 부여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신상철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는 베를린 박물관섬·대영박물관·루브르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 복합단지 사례를 소개하면서 “용산공원에 박물관 복합단지를 구성하는 것은 도심에 즐거운 여가와 여흥의 공간을 확충하는 의미 뿐만 아니라 보편적 지식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스페이스의 새로운 경향과 문화시설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는 공원형 박물관의 해외사례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공원에 박물관이 결합한 형태로 조성된 사례를 보면 다양한 프로그램 효과로 집객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방문율이 높고 체류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는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각계 전문가들이 의견을 발표했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시기에 우리가 왜 박물관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 시급성이나 절박성에 대해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미 공원 조성에 대한 계획설계에는 상당한 진척이 이뤄지고 있는데, 박물관 복합단지를 추가로 요청하는 입장이면서 너무 진도가 늦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하나의 컨테이너처럼 존재하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박물관 복합단지도 좋지만, 도시 그 자체가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문화와 역사를 보전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시행한 박물관 애칭 공모전에 접수된 2875건 가운데서 ‘뮤지엄 파크(Museum Park)’를 으뜸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선정이유에서 ‘뮤지엄파크는 박물관 복합단지라는 의미와 함께 용산공원과 어우러져 문화생활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문화휴식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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