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위한 국립공원의 새로운 관리 체계와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22일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금까지 시민들의 여가를 위한 장소로만 인식돼 온 국립공원이 생태계 보고로 주목받기 시작하며 생물종다양성 보존을 포함한 환경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마련됐다.

일본의 국립공원 관리 역사와 전망을 소개한 치바대 유이 마사아키 명예교수는 “일본은 현재 고속철도와 전국도로망 정비가 시작되면서 국립공원을 찾는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해 공원 내 훼손이 심각하다”며 “이런 문제 개선을 위해 환경성은 지역과 연계해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주로 위탁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으나 최근에는 가이드라인을 지정해 환경성 직영으로 공원을 정비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시민들의 협력을 통해 국립공원을 관리하고, 국립공원의 자연이 지역에 줄 수 있는 본질적인 기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베르히테스가덴 국립공원 관리현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보겔 소장은 “국립공원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자연을 자연 스스로의 힘에 맡기는 것”이라며 “휴양이나 학술연구, 자연모니터링, 자연교육은 모두 이 목표를 따라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베르히테스가덴 국립공원의 경우 ‘독일의 숲은 깨끗이 정리돼 있다’는 인식과 반대로 전체 목재량의 15%를 고사목으로 심어 야생동물에게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체 종복원 사업은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오랫동안 멸종동물이 스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린 결과 십여년 전부터 삵, 늑대, 곰, 수달 등이 다시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경재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현재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비정부 조직으로 운영돼 기후변화 시대에 알맞은 자연공원법 수립·수정이 자체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국가자연유산관리위원회를 설치해 각 부서에 분산돼 있는 생물다양성 보존 업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종원 환경부 자연자원과장은 “국민들의 문화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레저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보니 한정된 국립공원을 자연 그대로 보존할 수만은 없다”면서 “앞으로 정부는 국립공원 전반에 대한 훼손지 복구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둘레길 등을 조성해 과거의 정상정복형 탐방에서 수평적 탐방문화를 유도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운규 국립공원관리공단 탐방지원처장은 “숲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힐링센터를 설치해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기준 상지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국립공원을 놓고 지역주민과 관리자의 갈등이 지속돼 왔으나 이제는 갈등 관계를 넘어 공존 관계를 추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용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저탄소 시대에 대비해 국립공원은 국민들의 환경의식을 고취하는 장소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국립공원 발전의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환경생태학회·국립공원관리공단·자연공원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립대가 주관했으며, 환경부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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