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시공능력 기준 국내 5위 업체인 GS건설에게 영업정지 총 10개월 처분이 추진된다는 소식이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촉발한 원인이 철근 누락임이 밝혀지면서 시공업체 컨소시엄 뿐 아니라 설계와 감리 회사 모두에게 철퇴를 내리고 있다.

단순히 철근 몇 개 빼먹은 것이 문제가 아닌 결과적으로 설계·감리·시공 모두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것이다. 지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2년도 안 돼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LH는 또 어떤가? 2009년 출범 직후부터 부패와의 고리를 끊겠다고 했지만 이후 사건과 비리는 14년이 지나도록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과도한 경쟁입찰과 무리한 공기단축, 허술한 관리체계, 불법하도급 등등. 건설과 관련하여 사건 사고가 생기면 매번 언론에서 되풀이되는 단어라 이젠 일반인조차 익숙한 단어들이다.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땜빵 처방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언제나 큰 기업 밑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 영세 협력 업체들이다. 물론 그들 또한 이번 붕괴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큰 기업 밑에서 부당한 지시나 명령이 내려와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수밖에 없는 하청업체의 한계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

그동안 일반시민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오너의 비리나 갑질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며, 부도덕한 기업에 대해 소비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다. 불매 운동은 이른바 ‘소비지상주의’시대에 금전적인 타격과 더불어 브랜딩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같이 일해 온 자영업자와 피고용인 또한 같이 고통받을 수 밖에 없다.
항상 대기업의 정경유착 비리나 오너의 범죄가 생기면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몸통은 도망가고 항상 책임은 그 밑에서 짊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건설 관련 사건과 비리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반복되는 사건과 비리는 결국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실한 관리 시스템 때문이다. 그것이 감리 부실이건 관리·감독의 부재이건 결국 시스템과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의 문제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매해 계속되는 문제라면 관리 시스템을 원점부터 다시 살펴보고, 관리 감독하는 사람부터 재점검해야 맞다.

건축과 토목은 나라의 기간이 되는 중요 산업이다. 잘못되면 경제가 흔들리고, 사람이 죽거나 다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고의이자 필연일 수밖에 없다.
부실한 시스템으로 지금까지 본의 아니게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  단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 열심히 일하는 기업과 서민이 고통 받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처음부터 점검하고 보완할 때다.

[한국조경신문]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모습ⓒ인천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모습ⓒ인천시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