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속 진정한 휴식과 회복’을 추구하는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의 이성진 총지배인을 만났다. 한여름 더위에도 불구하고 일일 에덴가든 도슨트가 되어 세밀하게 정원을 안내하는 다정함에서 정원과 식물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에덴파라다이스 가든 도슨트 투어를 마치고 ‘티하우스 에덴’에서 이성진 에덴파라다이스 총지배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숨은 정원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성진 에덴파라다이스 총지배인이 에덴파라다이스 '기도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이성진 에덴파라다이스 총지배인이 에덴파라다이스 '기도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부지의 대부분을 정원으로 조성했다. 설계 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가능했나?
 타워팰리스와 미켈란쉐르빌을 설계한 최시영 건축가가 설계를 맞았다. 이곳은 가족형 호텔 이지만, 수영장이나 트레이닝 센터가 없다. 에덴파라다이스를 설립한 곽요셉 목사는 자연 친화적인 휴식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모토를 최시영 건축가에게 전달했는데, 최시영 건축가가 쉼과 치유를 위해서는 ‘정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정원은 처음 조성했을 때 식물과 나무는 다 작고 자리 잡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버텨내는 것도 모험이었다. 지금처럼 정원에 관심이 높았던 때가 아니었다. 돈을 먹는 정원이 아니라 돈을 버는 정원이 될 거라고 끊임없이 설득했다고 한다.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봄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봄

 

그 예상은 맞아 떨어졌나?
: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 식물에 관심이 더 쏠렸다. 코로나 이후 ‘식집사’1) 들도 늘었다고 하는데 이때 호텔도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광고, 방송 촬영으로 매체에도 소개가 많이 됐다. 얼마 전 드라마 ‘더 글로리’의 결혼식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북 스테이, 산책과 같은 슬로우 컬쳐 문화가 점점 더 확산되면서 호텔을 찾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만 9번 방문하신 분이 계셨다. 월마다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보고 싶으셔서 그렇게 자주 오신 것이다. 한번 오시고 너무 좋아서, 다음번엔 가족과 또 그다음 번엔 친구와 오시는 거다. 그분 이야기를 들으며 이 ‘정원’을 더 잘 가꿔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식집사’는 '식물'과 '집사'를 합친 것으로, 반려식물을 기르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여름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여름

 

정원과 식물을 통해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전하는 데 거부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 식물들이 겨울에는 메말라 있다. 죽은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다음 봄을 준비한다. 잎이 떨어져도 생명이 있다는 사실에 겨울의 정원이 아름답다. 이런 메시지를 정원보다 잘 전달하는 건 없을 것 같다. ‘선셋론’ 정원에서 야외웨딩을 진행하는데 아버지를 이곳 봉안당에 안치하신 분이 결혼식을 하러 오셨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계속 방문하시는데 이런 모습이 삶과 죽음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호텔이 꿈꾸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정원이 자연스럽게 메시지가 전달하고 감사하게도 그 메시지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정원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가을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가을

 

에덴파라다이스만의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정원외에 또 어떤 것들이 있나?
: 정원, 식물, 치유에 관련된 도서만 선별해 라이브러리를 새롭게 단장했다. 호텔 투숙객들이 무료로 사용하시는 공간이라 당장 이익이 되는 사업도 아니다. 고객들이 읽었을 때 마음에 위안이 되는 책을 고르려고 직원들과 함께 상의하며 한 권 한 권 세심하게 고르고 카피라이팅 작업도 직접 했다. 꾀 많은 시간이 들었다. 모두가 “빨리 빨리”를 외치는 시대에 좀 느리게 간다. 커피도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금방 뽑아 마실 수 있지만 ‘티하우스 에덴’에서는 드립 커피만 있다. 차도 티팟에 우려서 천천히 마시고. 이런 ‘슬로우 컬쳐’ 문화와 관련된 키워드들을 강화하고 있다. 보테니컬 아트나 가드닝과 관련된 수업을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하고 있다.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겨울
에덴파라다이스 정원의 겨울

 

앞으로 에덴파라다이스 호텔은 또 어떤 것을 꿈꾸고 있나?
: 정원 관리에 더 힘쓸 계획이다. 얼마 전부터 ‘세븐시즌스가든’에서 관리를 해주시고 있다. 경력이 30년 이상 된 전문적 조경 업체다. 정원은 관리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런데도 전문적인 곳에서 정원을 관리를 맡기는 이유는 발전하고 변화하는 정원을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또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아트페어도 열린다. 아트페어 기간 호텔 객실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정원에는 조소 작품들이 전시된다. 문화 공연, 음악회, 수공예 마켓도 함께 한다. 고객들과 더 가까이 만나려는 시도다 앞으로도 이렇게 고객들과 마주할 수 있는 접점을 다양하게 만들고 싶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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