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

“공원을 설계하기 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생각하려 한다. 그래서 소리분수도 태어날 수 있었다”
서서울호수공원을 설계한 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영남대 교수)의 조경 철학이다.
비행기 소음으로 피해를 봤던 신월동 주민들을 위해 서울시는 소음저감 대책을 요구했지만, 최 대표는 거꾸로 ‘소음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비행기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면 호수 중앙에 있는 소리분수로 시선을 이동시켜 분수가 작동되기를 기다린다.
50년 동안 갇혀있던 정수장이 서서울호수공원으로 개장하자마자 시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흔히 사용하던 디자인의 시설물이나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최 대표의 철학과 땀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가 공원이고 공원이 곧 도시인 열린공원, 서서울호수공원을 설계한 최신현 대표를 만났다.

서서울호수공원의 컨셉과 특징은?
정수장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녹슨 철과 기존 구조물을 활용했으며, 여기에 최첨단 미디어를 도입해 신구 조화를 맞추고자 했다. 또 비행기 소음으로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디자인 디테일을 강조해 업그레이드 된 공원으로 디자인 했다. 도시와 공원이 분리되는 경향이 많은데, 도시가 공원이고 공원이 도시인 열린 공원을 지향했다.

기존 정수장 이미지를 표현한 것은 선유도공원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정수장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기존 구조물을 살린 형태는 비슷하다. 선유도공원은 수생식물이 주제이고, 지상층의 활용도가 적다고 한다면, 서서울호수공원은 정원 개념으로 접근했다. 또 지상층에 대한 활용을 최대한 살렸으며, 최첨단 미디어를 도입했다. 녹슨 철과 콘크리트가 많아 삭막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설물은 실내에서 사용할 것 같은 디자인에 빨강색으로 강한 포인트를 줬다.

미디어벽천과 소리분수는 생소한데?
기존 벽천은 자연석, 인조석 등으로 만들어져서 물이 없을 때에는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는다. 이런 단점을 극복해 물이 없을 때에도 다양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벽천을 자연석이나 인조석이 아닌 20여개의 다양한 크기로 된 LED를 사용했으며, LED를 통해 다양한 영상이 제공된다. 향후에는 영화를 볼 수도 있고, 다양한 이벤트로 활용할 수도 있다.
소리분수는 사실 서울시에서는 비행기 소음 저감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라고 했지만, 저감하기 보다는 소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특히, 김포공항 활주로와 연못 방향이 나란한 점을 확인한 후 소리분수를 추진하게 됐다.
소리분수는 85dB의 비행기 소음이 발생하면 호수에 일직선으로 설치된 41개 분수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작동하게 된다. 미디어벽천이나 소리분수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작품이다.

디자인을 차별화한 부분은?
공원에 사용되는 시설물들은 투박한 경향이 있는데, 서서울호수공원에 설치된 시설물은 실내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으로 디테일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빨강색으로 제작된 백인의 식탁은 부분적으로 하얀색 아크릴로 만들어 야간조명도 설치했다. 또, 문화데크에는 테이블을 만들어 놓았으며, 테이블에 작은 조명 설치 공사가 마무리 되면 낮이든 밤이든 앉아서 책을 있을 수 있는 책상 즉 실내공간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원 조성 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제나 그렇듯이 식재부분이 아쉽다. 조경이 다른 업종과 가장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부분이 나무 식재인데, 정작 조경업계에서는 이 부분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식재를 전문가가 아닌 조경기사와 인부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앞으로 제대로 된 식재를 위해서는 식재도면이 한 공간에 최소한 5-6장이 나올 정도 디테일하게 설계돼야 하며, 식재전문가도 필요하다. 또 열린 풀밭 공간은 설계당시에는 퓨전식 전통조경 공간으로 설계됐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빠졌는데 이 부분도 아쉽다.

서서울호수공원의 비전은 무엇인가?
공원에 대한 시민들 반응이 좋다. 이제는 공원에 대한 건 시민들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자기 공원처럼 아끼고 사용하면서 시민들 스스로 공원 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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