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새벽 1시(한국 시간) 스페인 사라고사 히브루호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듀크하버 회장이 AIPH 제61차 총회에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순천을 최종 승인하자 노관규 순천시장을 비롯한 산림청, 전남도, 순천시 참가단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했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150년 넘게 보편된 정원박람회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순천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온전하게 보존된 ‘순천만’의 자연 여건을 최대한 살려 세계 최초로 자연과 생태정원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박람회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인에게 미래 도시재생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계기로 도시의 브랜드를 한단계 높이는 전기를 마련할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미리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개요 및 기대효과=‘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도심과 순천만 상류 사이의 152ha부지에 수목원, 국제습지센터, 저류지, 테마정원과 체험시설 등 다양한 형태의 생태정원을 조성해 지역민은 물론 전세계 관광객을 맞이한다.

966억원의 직접사업비 투자와 615억원의 연계사업 추진 등 총 1581억원을 들여 국·내외 정원 30개소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시설 마련 등 미래형 레저문화를 느낄 수 있는 종합공간으로 구성하겠다는 것.
순천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목과 꽃이 어우러져 그 가치가 높아지는 미래형 박람회인 정원박람회를 통해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녹색성장 산업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순천시의 정원박람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1조3323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79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1만1000여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며, 순천만과 정원박람회를 연계한 관광객 1000만명 이상이 순천시를 방문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정원박람회는 단기간에 개최되는 일회성 행사인 꽃 박람회와 달리 다양한 수목과 자연환경이 조화된 종합 생태공간을 조성해 영구시설물을 박람회 개최 이후 시민 휴식공간으로 환원함으로써 순천시는 국내 최대의 생태정원을 지닌 도시로 재탄생하게 된다는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박람회장 조성계획=순천시는 박람회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기존의 도심공원과 연계해 전시연출의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킬 방침이다. 또한 공간구성 형태를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형으로 만들어 기존 도시녹지와 공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순천만~박람회장~도심을 잇는 생태 녹지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것.

아울러 박람회장은 도시와 자연환경이 서로 조화롭게 연결되는 ‘도시 자연축’과 부지 양쪽으로 세계의 정원과 동양정원이 중심이 될 ‘정원 축’, 동천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 긴 ‘정원문화의 축’ 등 세 개의 축을 기반으로 부지가 조성된다.

이 같은 기본 골격을 바탕으로 박람회 부지에는 ▲순천 생태숲 조성사업 ▲동천 일곱계절 꽃길 조성사업 ▲장대공원 조성사업 ▲오천지구 택지개발 ▲동천 저류지 사업 ▲해룡천 생태복원 사업 ▲순천만 국제 습지센터 건립 ▲순천지명 700년 기념공원 조성 ▲동천생태습지 복원 및 생태 탐방로 조성 ▲복합문학관(낭트공원) 등이 조성된다.

◆사활 건 프로젝트=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 역사상 최대의 프로젝트로 손꼽힌다. 순천의 미래 100년의 명운을 좌우하게 될 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아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순천시는 우선 AIPH 승인 이후 10월부터 지원조례 제정 및 법인설립을 준비 2010년 10월까지 실시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10년 1월부터 CI 등 박람회장 콘텐츠 개발과 박람회장 조성을 마무리해 2013년 4월 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로 구축된 도로·교통 등 SOC를 별도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총회를 개최할 컨벤션센터, 관광객들의 숙박시설 확충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의 지역사랑 정신에 힘입어 현재 박람회장 부지 매입이 급진전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시설계 현상공모를 추진하고 있는 등 박람회장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순천시에서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지구촌 축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야심찬 의지다.

◆역사 및 외국 개최사례=정원박람회란 현 시대의 다양한 정원모습과 체험 가능한 미래의 정원모습을 전 인류에게 제시하는 장이다. 정원박람회는 지난 1862년 런던 Kensington의 Great Spring Show를 시점으로 제 모습을 갖추었다.

영국을 중심으로 독일과 프랑스에서 번영하다가 점차 미국과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왕실문화이던 정원이 시민 휴식공간과 커뮤니티 장소로 발전하고 있다. 초기에는 화훼 생산물 위주의 원예적 내용이 중심을 이루었으나 현대에 이르러 정원과 예술을 접목한 영역으로 확대되어 도시개발 및 환경계획의 일환으로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정원박람회로는 독일에서 개최된 1993년 슈투트가르트와 2005년 뮌헨박람회, 1992년에 개최된 프랑스 쇼몽박람회, 2004년에 개최된 스위스 로잔박람회가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1990년의 일본 오사카 화훼녹음 박람회와 2006년 중국 심양의 세계원예박람회를 들 수 있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는 바람길의 골격을 형성하는 그뤼네 U프로젝트를 추진해 분산된 4개의 정원을 자전거나 휄체어 통행이 가능하도록 생태다리·녹도·계단 등으로 연결함으로써 도시의 녹지체계를 완성했다. 뮌헨은 박람회 준비를 위해 6년간 나무를 육성했고, 녹지비율을 최소 30%이상 차지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도시의 질적 향상을 추구했다.

프랑스 쇼몽박람회는 종 모양의 30개 공간을 일정한 주제에 맞추어 조성함으로써 황폐화된 쇼몽성을 예술적인 국제정원 축제로 승화시켰으며, 스위스 로잔은 도시전역에 걸쳐 폐철도와 호수 등을 활용해 정원박람회를 통해 도시재생을 이루었다.

또한 중국의 심양은 23개 국제정원과 53개 국내정원, 24개 전문정원을 조성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를 개최했고, 일본 오사카 박람회는 쓰레기 매립장을 세계 각국의 전통정원으로 조성해 박람회 개최 이후에도 시민공원 및 위락단지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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